4대강 살리기 사업구간인 낙동강권역 양산에서 고려시대의 건물지와 조선시대 제방 등이 발굴됐다.
발굴조사 지역은 경남 양산 물금리와 증산리 일원으로 전체 조사면적이 총 202만5864㎡에 달한다. 현재 우리문화재연구원, 동서문물연구원, 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 한국문물연구원 등 4개 문화재조사 전문기관이 구역을 나누어 발굴 조사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지난 9월 28일부터 (재)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이 발굴 중인 증산리 유물산포지 1구간에서 제Ⅰ기(나말려초), 제Ⅱ기(고려시대), 제Ⅲ기(조선전기)에 해당하는 문화층이 조사됐다고 밝혔다.
제Ⅰ기 문화층에서 건물지, 경작유구가 발견됐고 주름무늬 토기편, 도기편, 해무리굽 청자편 등이 출토됐다. 제Ⅱ기 문화층에서는 건물지, 수혈 등이 발견되었으며 도기편, 청자편, 기와편 등이 출토됐다. 제Ⅲ기 문화층에서는 경작유구, 건물지, 토석혼축(土石混築) 제방 등이 확인됐으며 인화문분청사기편, ‘長’자명 및 ‘長’자 묵서명 분청사기발편 등이 출토됐다.
문화재청은 이번 조사에서 가장 주목되는 유구로 토석혼축 제방을 주목했다. 잦은 홍수피해와 개·보수로 조사구역마다 잔존상태의 차이가 있으나 “사질토를 조성한 후 외부 및 상부를 할석으로 쌓아 기초 골격을 축조하였으며 그 상부는 사질점토를 피복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은 설명했다.
제방은 낙동강이 흐르는 방향과 동일한 방향으로 현재까지 총 725m가 확인됐고 제방 안쪽에는 조선시대의 경작유구 등이 분포하고 있다.
정조실록 등 양산군과 관련된 문헌사료 및 고지도의 기록에 따라 이 제방은 ‘黃山堰(황산언)’으로 추정된다. 정조실록에 따르면 황산언은 1792년 이전에 축조돼 낙동강의 범람으로부터 교통·통신의 중심지로 기능했던 황산역의마위답(馬位沓, 역마를 사육하기 위해 지급한 토지)과 역참시설을 보호했던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은 이번 발굴을 통해 “낙동강 물금리 지역의 핵심인 황산언의 일면을 확인해 그동안 문헌 사료 및 고지도에 의존해 왔던 역사 복원에 중요한 고고학적 단초를 마련했다”고 의의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