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감독(55)이 이끄는 한국월드컵축구대표팀은 12일 오후 8시30분(이하 한국시간)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그리스와의 2010남아공월드컵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전반 7분 터진 이정수(30·가시마)의 선취골과 후반 7분에 나온 박지성(29·맨유)의 쐐기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뒤이어 벌어진 같은 조 경기에서 아르헨티나가 나이지리아에 1-0 승리를 거뒀지만 골득실(+2)에서 앞서며 B조 단독 선두에 올랐다.
첫 승 제물로 여기던 그리스를 상대로 승점 3점을 획득하며 월드컵 원정 첫 16강 진출에도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본선 진출국이 32개국으로 늘어난 1998년 프랑스월드컵 이후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팀이 16강에 진출할 확률은 86%로 높다.
허정무 감독은 한국인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승리를 일궈냈다. 앞서 한국에 월드컵 본선 승리를 안긴 감독은 거스 히딩크(64), 딕 아드보카드 감독(63) 둘뿐이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역대 그리스와의 상대전적에서도 2승1무로 여전히 우위를 점했다. 한국은 앞서 가졌던 두 차례 평가전에서 1승1무를 기록했다.
중앙수비수 이정수는 전반 7분 프리킥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해 오른발 발리슛을 골로 연결해 승리의 주역이 됐고 ‘캡틴’ 박지성은 날카로운 패스와 멈추지 않는 활동력으로 힘을 불어넣은데 이어 승부에 쐐기를 박는 골까지 기록했다.
특히 박지성은 2002한일월드컵, 2006독일월드컵에 이어 또 골을 기록해 아시아 선수 최초로 월드컵 3회 대회 연속 골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경기 최우수선수(MVP)도 박지성의 몫이었다. 이정수의 골로 1-0으로 앞선 한국은 후반에서도 고삐를 늦추지 않고 안정된 경기 흐름을 유지했다.
그리스는 후반 시작과 함께 주장 기오르기오스 카라구니스(33·파나티나이코스)를 빼고 크리스토스 파차촐글루(31·오모니아)를 투입, 공격적인 포메이션을 승부수로 꺼내 들었다.
하지만 그리스의 공격 중심적인 전술은 수비에서 허점을 드러내며 자충수가 됐다.
한국은 후반 7분 박지성이 그리스 수비진의 실책을 틈타 수비수 2명을 따돌리고 왼발 슛으로 쐐기골을 기록,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B조 최강으로 꼽히는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도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아르헨티나는 오후 11시 요하네스버그 엘리스파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나이지리아와의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전반 6분에 터진 가브리엘 에인세(32. 마르세유)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아르헨티나는 한국에 이어 B조 2위에 랭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