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은 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협상 타결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한나라당은 “서로가 윈윈(win-win)했다”고 환영했고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들은 “굴욕 협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모든 것이 우리 마음대로였다면 더 좋았겠지만 협상의 상대가 있는 만큼 그렇게 되지는 않는 것이 세상사의 이치”라며 “서로가 윈윈하는 방향으로 협상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안 대변인은 “상대인 미국, 특히 미국 의회가 반대하면 아무리 우리가 좋아도 협정이 완결되지 않는다”며 “우리가 자동차 분야에서 양보를 한 것은 사실이나 국내 자동차 업계의 불만이 크지 않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 국회에서 하루 빨리 (FTA) 비준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야당도 정치적 접근으로 작은 부분에 대해 꼬투리를 잡으려 하지 말고 대승적 차원에서 국익을 위해 원만한 비준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반면 민주당 이춘석 대변인은 “이번 추가 협상으로 이익이었던 자동차 부분마저 다 내줘 한미 FTA는 알맹이가 없는 껍데기만 남았다”며 “우리의 국익을 대폭 양보한 굴욕 협상”이라고 혹평했다.
이 대변인은 “도대체 FTA가 주는 경제적 이익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국민의 생명권과 직결된 안전주권도 내주고 환경기준도 대폭 완화해 환경주권도 내줬다”고 덧붙였다.
또 “더욱 한심한 것은 협상의 결과가 이런데도 정부와 한나라당이 일제히 환영 의사를 밝혔다는 것”이라며 “추가 협상된 FTA가 국회를 통과하려면 먼저 한나라당과 정부가 자신들의 국적이 어디인지를 다시 한 번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역시 “(정부는) 국익에 충실하지도 못했고 속전속결 방식의 밀실협상으로 일관하며 미국의 요구는 모두 수용하고 제한된 분야에서만 양보를 얻어냈다”며 “국익도, 국민 신뢰도 지키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선진당은 “불리한 시기에 밀실협상으로 국익 확보에 소홀하고 국민의 신뢰마저 저버린 채 이익균형을 실현했다고 말하는 정부의 재협상 내용과 방식에 찬성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도 “밀실, 굴욕협상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이같은 협상을 자행한 이명박 정권이 자신의 총체적 실패를 자인하고 물러날 수밖에 없도록 국민적 저항을 일으키는데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우 대변인은 “한미FTA 협상 결과는 한마디로 참혹하다”며 “자동차분야에서 미국의 요구를 모두 들어준 망국적인 굴욕협상”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