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우리 선조들은 노름을 천박하게 생각해 왔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우리나라는 ‘도박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으며 도박중독자가 세계 유례없는 비율을 보이고 있다. 경마, 경륜, 경정, 카지노 등 사행사업의 규모가 30조원이 넘었으며 이것이 모두 정부주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복권과 새로운 도박 산업 등이 급성장 호황을 보이는 있고 전체적으로 한탕주의가 팽배해져 있다. 도박이 가져올 부작용의 홍보는 찾기 힘들고 대신 ‘인생역전’이나 ‘한게임 더할까‘등의 자극적인 광고공세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주5일 베팅’에 핏발선 한탕
지방자치단체들은 세수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경마나 경륜장의 장외발매소를 세우려 혈안이 되어 있으며 거리 곳곳에는 성인오락실, 불법 카지노 바가 성행하고 있다. 법원에서 는 억대 내기골프가 도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리는가 하면 심지어 초등학교 앞까지 미니 룰렛 게임기가 버젓이 설치되어 성행해도 누구하나 이를 문제 삼지 않는다.
이 같은 현상은 정부가 국가적 차원에서 도박과 레저를 구분하지 못하고 카지노와 경마, 경정 등을 과도하게 장려해서 생긴 현상임을 부인할 수 없다. 지금 우리 사회는 도박 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온통 한탕주의와 이기주의에 찌들어 병들어가고 있음에도 우리는 그것이 우리 스스로를 좀먹는 심각한 병폐인지를 깨닫지 못하고 있는데에 더 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도박이 성행하여 건강한 사회 분위기가 훼손된다면 정부는 마땅히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시행해야 함은 상식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정부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설립하려 추진 중이면서도 도박 중독과 부작용을 담당할 가시적인 뚜렷한 대책이나 효과는 내놓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국내 산업 경기는 침체의 늪으로 빠져 들었는데 사행 산업은 반대로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내년에는 경륜 광명돔 경기장과, 소싸움, 경견 등이 오픈할 예정이라 가히 대한민국이 ‘도박 공화국’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각계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지자체들이 본격적 경견사업을 추진할 채비
경견은 외국에서는 하운드레이싱(hound racing)으로 불리며 경마 등과 함께 동물을 이용한 대표적인 도박 사업으로 손꼽힌다. 미국에서는 55개주에서 경마와 더불어 대표적인 사행사업으로 손꼽히고 있고 아시아 쪽에서는 마카오와 베트남 등에서 성행 하고 있다.
경기방식은 입을 막고 번호표를 단 개들이 트랙 안쪽에 장치된 토끼 모형을 따라 달리게 되는데, 베팅 방법은 경마와 흡사하며 경기장 형태도 규모가 작은 경마장을 연상하면 된다.
현재 경견사업을 추진 중인 대표적인 지자체는 경북 문경시와 충북 제천시, 강원도 태백시, 전남 화순군, 전남 진도군 등이다.
지자체들이 이처럼 경견사업에 열을 올리는 것은 경마에 비해 자본이 적게 들고 경주견 수급이 용이한 대신 도박성은 경마 못지않아 사업성이 높기 때문.
경견 사업을 가장 먼저 추진한 곳은 강원도 태백시. 이웃한 정선이 내국인 카지노로 짭짤한 수익을 올리는 모습을 구경만 하던 태백시는 지난 2001년부터 광산대체산업으로 경견장과 오토레이스 장이 테마가 되는 리조트의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태백시는 민·관 합작으로 태백관광개발공사 설립을 추진 중이지만 현물출자(現物出資)를 고집하는 산업자원부 등 중앙정부의 방침에 밀려 진퇴양난(進退兩難)의 처지에 놓여 있다. 태백시의 희망대로 현금(現金)출자를 허용하면 관리 감독이 힘들어지고, 비슷한 사례가 다른 지방에도 속출할 것이라는 게 중앙정부의 논리이다.
그래도 태백시는 종합레저관광단지의 조성과 관련,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어 그나마 행복한 편. 충북 제천과 경북 문경, 전남 화순 등은 중앙정부의 도움 없이 독자적으로 경견장을 중심으로 한 테마파크를 조성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경북 문경의 경우 폐광지역 내에 경견장을 중심으로 한 종합리조트를 조성해 기존의 문경새재, KBS 드라마 세트장 등을 연계해 종합관광지역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충북 제천시도 지역 내 청풍 물태관광지구 내에 국제경견대회를 열 수 있는 경견장을 만들고 제천 자연휴양림 주변 1만5,000평을 자동차 캠핑장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전남 화순군은 폐광지역 개발을 위해 2005년 말까지 390억 원을 투자,66만㎡ 규모의 경견장을 조성하고 있으며, 진도군 역시 올해부터 2006년까지 70억 원을 들여 앞으로 조성될 진돗개공원 내에 3만3,000㎡ 규모의 경견장을 설치할 계획이다.
경견사업을 유치하려는 이들 지방자치단체 중 현재 가장 앞서 있는 곳은 충북 제천과 경북 문경. 지난해 이미 한 차례 국내 민간기업과 손잡고 경견대회를 개최하려다 무산된 바 있는 충북 제천의 경우 도지사까지 나서서 경견장 건설을 위한 투자유치에 나서고 있다.
또 경북 문경의 경우도 한국 그레이하운드 레이싱과 손잡고 경견장 건설을 위한 투자유치에 나서고 있다. 특히 문경은 지역 국회의원을 비롯해 국회 문광위원들의 적극적인 후원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싸움 본격적으로 전국에서 열릴 예정
이리저리 움직이는 소머리 모형을 싸움소들이 뿔로 들이받는다. 트랙에서는 싸움소들이 시멘트 덩어리와 모래 가마니를 끌며 체력을 다진다. 경남 의령군에 세워질 ‘싸움소 사관학교’ 모습이다. 의령군은 지난달 사업비 2억여 원을 들여 의령읍 정암리 3025평에 싸움소 훈련장을 착공했다. 올해 말 완공예정인 이 훈련장에는 싸움소들이 훈련할 수 있는 각종 시설들이 들어선다.
이 훈련장은 의령군이 창원 국제자동차(F-3) 경주장 철거로 나오는 의자(2400개)와 조명탑(4동), 통제소(10동), 펜스 등을 뜯어와 재활용하기 때문에 사업비가 5억여원쯤 절감된다.
군은 매달 서너 차례 투우대회를 열어 싸움소들이 실전 기량을 닦게 할 예정이다. 훈련장 옆 5만여 평에는 200억 원을 들여 농경문화 테마파크를 2008년까지 짓는다. 이곳에는 싸움소 방목장과 우수 싸움소 전시장, 주말농장, 싸움소 박물관 등이 들어선다.
군은 내년부터 싸움소를 구입한 사람이 월 6만~10만원의 사육비를 내고 위탁 사육시킬 수 있는 경마의 마주(馬主)제와 같은 우주(牛主)제를 도입한다. 소싸움 게임도 개발해 온라인상에서 청소년들의 관심도 끌어낼 계획이다.
‘카지노한국’ 되나
카지노공화국을 향한 질주인가.
정부는 최근 서울 2곳과 부산 1곳 등 3곳에 외국인 전용카지노를 신규 허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한국은 카지노가 17개로 늘어나 아시아 최다가 된다. 이 정책이 그대로 시행되면 전국의 카지노는 20개 이상으로 늘어나 한국은 아시아에 전례가 없는 ‘카지노공화국’으로 변모한다. 카지노정책의 대표적 실패사례로 꼽히는 노태우 정권의 제주 카지노 5개 허가 이후 10년 만의 일이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카지노 신설이 아니라 중구난방식 정책.
작년 국무회의를 통과한 관광진흥법 개정안은 외국인이 5억 달러 이상 국내 관광사업에 투자했을 경우 카지노장을 설치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고 있다. 인천시는 인천신도시관련특별법에 따라 2012년까지 인천공항 배후지인 용유·무의도 일대에 카지노가 포함된 국제 관광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관광 진흥법,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 강원랜드 관련법 등도 카지노 허가규정을 담고 있다. 이들 법안대로라면 전국에 카지노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카지노 확대에 외화 획득과 고용 창출, 공익기금 조성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전용카지노 13곳 중 11곳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업계 현실을 무시한 발상이라는 지적이다. 대표적 도박사업인 카지노 확대정책은 참여정부의 도덕성과 개혁정책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특히 공기업인 한국관광공사가 카지노를 운영하는 것은 필리핀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전례가 없는 일이다.
경마, 경륜, 경정 ID카드 신설 시급
국내 사행 산업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은 경마다. 국내 도입된 지 80년의 역사를 가진 경마는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단 한번 매출액이 줄어든 이후 매년 엄청난 증가세를 타고 있다.
경마는 베팅도 하루 베팅횟수와 1회 베팅한도(경마 10만원, 경정. 경륜 5만원)를 제한한다고 하지만, 본인 확인을 할 수 있는 ID카드를 발급하지 않고 있어 하루 수백만 원의 도박성 베팅이 횡행하고 있다. 이는 경륜과 경정도 마찬가지.
또한 도박시설은 폐광지역(강원랜드)등과 같이 사람들이 많지 않은 도심으로부터 먼 곳에 설치해야 한다는 원칙이 무너진지 오래고, 이에 따라 경마의 경우 매출액과 이용객수에서 장외발매소가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70%, 80%를 넘어서고 있다.
경마 장외발매소가 도박산업의 무풍지대였던 순천, 천안, 원주 등 지방도시의 도심에 계속 설치되어 지역주민들과 충돌하고 있다. 특히 눈가기고 아웅식인 스크린경마는 서울의 경우 ‘100미터에 하나씩 있다’는 우스개소리가 나올 정도이다.
정부 주도의 복권사업 역시 아무리 좋게 설명한다 해도 서민들 주머니에서 한두푼씩 긁어모아 한사람에게 왕창 몰아주어 팔자를 고치게 하자는 한탕주의에 기댄 사업이다. 정부주도로 사람들의 사행심에 기대어 손쉽게 공익기금을 조성하겠다는 것은 비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노름에 집착하는 사람들의 특징
1. 노름으로 돈 벌 생각을 한다. 다음 노름에 대한 계획, 손실이나 만회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2. 흥분을 즐기기 위해 베팅하는 액수가 점점 늘어난다.
3. 노름을 그만두거나 통제하려고 시도 하지만 대개는 실패한다.
4. 노름을 못하면 불안하고 초초하며 신경질적으로 변한다.
5. 우울한 기분이나 현실적인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 노름을 한다.
6. 돈을 잃은 후에는 잃은 돈을 만회하기 위해 더 많은 돈을 건다.
7.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노름을 한 정도나 손해를 본 액수, 노름을 한다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
8. 노름할 돈을 구하거나 빚을 갚기 위해 절도, 사기, 횡령 등의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다.
습관성 노름의 자가진단 (2~4개: 습관성, 5개이상: 중독)
1. 원래 의도했던 것보다 더 많이 노름을 한다.
2. 노름에 빠져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거나 평판이 나빠진 적이 있다.
3. 자신이 하는 노름방식이나 노름 때문에 벌어진 일들로 인해 죄책감을 느낀 적이 있다.
4. 노름을 끊고 싶지만 끊지 못할 것 같다고 느낀 적이 있다.
5. 배우자나 아이들, 가족, 친구 등 당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사람들에게 노름하는 것이 들통날까봐 전전긍긍 한 적이 있다.
6. 돈을 관리하는 방식 때문에 배우자 등 좋아하는 사람들과 다툰 적이 있다.
7. (6번 문항에 ‘그렇다’고 대답을 했다면)돈 문제로 다툰 원인이 주로 노름에 있다.
8. 노름 때문에 돈을 빌리고 갚지 못한 적이 있다.
9. 노름으로 인해 직장이나 학교에서 일이나 공부를 할 시간을 빼앗기거나 흥미를 잃는다.
10. 경마할 돈이나 도박 빚을 갚기 위하여 살림할 돈이나 친척,친구,은행,카드회사,사채업자등으로부터 돈을 구하거나 집안 물건, 동산, 부동산을 판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