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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나만을 위한 ‘맞춤방’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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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볼까. 바에 앉아 와인도 한 잔하고…” 도심에서 즐기는 주말 데이트 플랜이 아니다. 요즘은 퇴근 후 집에서 이 같은 ‘홈엔터테인먼트 플랜’을 짜는 부부가 늘고 있다.


집이 휴식 공간의 개념을 넘어 삶을 즐기는 여가의 공간으로 발전하는 추세다. 침실과 안방, 서재쯤으로 획일적이던 방의 기능이 세분화되면서 식탁이 다이닝룸으로, 옷장이 옷방으로 옮겨가더니 이제는 운동방, 댄스방, 가족방 등 셀 수 없는 용도의 방들이 탄생하기 시작했다.

컵라면 먹고 누워서 영화 보는 재미
부산시 진구에 사는 제창섭(33 건설업)씨는 영화관 부럽지 않은 AV룸을 갖고 있다. 제씨는 지난 1월 이사 전 리모델링을 하면서 8평 남짓의 방 한 칸을 평소 소망하던 AV룸으로 꾸몄다. 벽 한 켠을 채운 대형화면과 맞은편에 놓인 푹신한 소파, 그리고 양쪽 벽을 빽빽하게 메운 2천5백여장의 음악 CD와 천2백여장의 DVD 타이틀은 고급스러운 소극장을 연상시킨다.
음악 감상이 일차 목표였던 만큼 제씨가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음향시설이다. 사면에 각종 방음재와 차음재, 음향재 등을 설치하고 그 위에 벽체 마감으로 처리한 ‘룸 인 룸 구조’에 공조시설과 방음문까지 갖춰 완벽에 가까운 음향시설을 만들었다. 이 설비만 2개월이 훌쩍 넘는 시간이 걸렸고 비용도 5천만원 정도 들었다.

제씨는 “AV룸이 생기고는 극장가는 횟수가 줄었다”며, “DVD 타이틀 출시까지 ‘기다림의 미학’이 필요하고 극장보다 화면 크기가 작아 시각적 만족도가 다소 떨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장소와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편안하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제씨는 좀 더 구체적인 예를 제시했는데 이를테면 “영화를 보다가 갑자기 화장실이 급하거나 컵라면이 먹고 싶다거나 눕고 싶은 욕구들을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자유롭게 실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영화 보는 맛은 최대한 살리면서 옷을 차려입고 불편한 의자에 앉아 2시간 동안 목 뻣뻣이 들고 견디는 수고는 없는,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AV룸의 장점을 경험하고 있는 셈이다. 제씨는 또한 “타이틀을 하나 소장하면 아내와 함께 즐길 수 있는데다 영화를 여러 번 봐도 중복해서 비용이 들지 않아 경제성면에서도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게임방에서 놀고 작업실에서 일하고
부산 연제구 22평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미나(33 컴퓨터 프로그래머) 씨는 신혼집을 꾸미면서 작은 방 한 칸을 게임방으로 만들었다. 연애시절부터 현재의 남편과 게임을 자주 즐겼던 이씨는 결혼하면 꼭 두 사람을 위한 게임방을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심플한 책상 위에 두 대의 컴퓨터가 나란히 놓여 있고 푹신한 의자, 그리고 게임 타이틀만 책장에 가득 꽂혀 있을 뿐 특별한 장식은 배제했다.

이씨는 “게임 마니아들은 TV 소리 등에 구애받지 않고 게임에만 집중하는 공간을 갈망 한다”며, “게임방은 마니아로서의 만족을 줄 뿐만 아니라 부부의 오락공간으로 둘 사이를 더 돈독히 해 주는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또한, “내 집을 갖게 되면 보드게임 시설도 갖춰 손님들과 함께 즐기는 본격 게임방을 갖고 싶다” 말했다.

게임방이라고 해서 특별한 설비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특정 용도로 정하고 활용하는 것 자체가 심리적 만족감이 크다. 이씨는 작업을 위해 컴퓨터를 사용할 때는 작업실의 컴퓨터를 사용한다. 게임방의 컴퓨터와 작업실의 컴퓨터가 기술적으로 차이 나는 것은 아니지만 이 같은 기능에 따른 공간의 차별화가 일과 놀이의 조화에 도움이 된다고 이씨는 믿는다.

부부 사이를 로맨틱하게 만드는 와인방
개인의 취미나 오락을 위한 방을 갖는다는 것은 방이 남아도는 솔로나 신혼부부, 혹은 역시 방이 남아도는 부자들에게만 가능한 것일까. 적어도 아파트에 산다면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베란다 확장의 일반화로 베란다를 ‘어떤 공간’으로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대구 중구의 60평 아파트에 사는 강경숙(40 칠판디자이너) 씨는 부엌 베란다를 확장하고 와인방을 만들었다. 4인 가족이 사는 집으로 좁은 것은 아니지만 여유 방은 없어 베란다를 활용했다. 인테리어 감각이 남다른 강씨는 직접 디자인한 와인저장고를 짜넣고 앤틱 컨셉에 맞는 탁자를 발품 팔아 구입해 바를 만들고 자신의 직업을 살려 흑판을 벽에 디자인해 하나밖에 없는 와인방을 꾸몄다. 저장고는 호동나무와 오동나무 등의 자재를 구입해 목수에게 위탁했고 분위기를 돋우는 오크통 등의 소품은 아파트 주변에 버려진 것을 주워서 활용했다. 큰 돈 들이지 않고 감각만으로 탄생한 멋진 공간이다.
강씨는 특히 이 와인방에 ‘남편을 위한 선물’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와인을 좋아하는 남편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는 것. 집의 한 공간이 선물이 될 수 있을 만큼 방의 개념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강씨는 와인방을 만들고 부부 관계가 더 로맨틱해졌다고 귀띔했다. “공간은 사람과 삶을 창조한다”는 것이 강씨의 지론이다.

베란다 작업실은 자아를 담는 그릇
전남 완도의 32평 아파트에 사는 김성아(36 방과후 미술교사) 씨는 베란다를 자신의 작업실로 간단하게 개조했다. 동선을 고려해 실용적으로 수납된 미술 도구들과 아름다운 벽화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컴펙트한 공간이 돋보인다. 김씨는 “좁은 베란다가 오히려 동선이 짧아 작업하기에 적합하다”고 한다. 3~4일 정도 시간을 들여 혼자서 만든 베란다 작업실은 일과 놀이의 경계가 모호한 김씨에게 단순한 작업실을 넘어 자아를 상징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김씨는 “꼭 벽을 만들고 문을 닫아야 공간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식탁에서 책을 읽고 일기를 써도 불편할 건 없다. 하지만 나만의 탁자를 만들면 나의 가치가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인테리어를 주도하는 주부들이 자기 공간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면서 자신의 취미를 인테리어에 반영하는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생각했다.
인테리어는 사람을 닮는다고 한다. 정영 그렇다면 침실, 주방, 거실, 아이방이라는 정형화된 틀 안에서 자아를 표현하기에는 현대인의 삶과 가치는 너무 복잡해 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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