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한국과 중국 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첫날부터 일부 품목에 대한 논의를취소하는 등 좀처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양국은 17일 오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한중 FTA 제10차 협상에서 농수산물 등 초민감품목군에 대한 논의를 벌였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첫날 오전 일정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협상에는 한국 측에서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 중국은 왕셔우원 상무부 부장조리(차관보급)가 수석대표로 정부대표단을 각각 이끌었다.
정부 관계자는 "첫날부터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졌다"며 "상품분야에서는 협상이 취소됐고, 농수산물 시장 개방에 대해 서로 의견 접근이 이뤄지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이번 협상을 통해 양허안에 구체적으로 어떤 품목을 포함시킬지와 해당 품목군의 관세를 언제까지 철폐할지 정할 예정이다.
상품 분야에서 한국은 석유화학·기계·정보통신(IT)·화장품·가전·의료기기 등 수출 공략 품목에 대해 중국의 조기 관세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농수산물 시장 개방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앞서 양국은 지난 1월 중국 시안(西安)에서 열린 한·중 FTA 제9차 협상을 통해 전체 품목에 대한 양허안을 교환하고 상품 양허와 협정문 협상을 진행했다.
한국은 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철폐를 20년간 유예하는 초민감품목군에 농수산물을 대거 포함시켰고, 일반품목군에는 전자기기, IT 등 경쟁력 있는 품목을 배치했다.
중국은 한국이 가장 민감해하는 농수산물 시장 개방 확대를 요구하는 반면, 우리 측에서 요구하는 제조업을 초민감품목군으로 분류해 놓고 있다.
이 관계자는 또 "첫 번째 회의가 해결의 실마리를 풀지 못한채 마무리되는 등 쉽게 결과물을 내놓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양국은 이외에도 이번 협상에서 상품, 서비스, 투자, 규범 및 협력분야 등 전 분과에 대한 논의를 함께 진행한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도 한국은 서비스시장과 투자 부문에서 원칙 허용, 예외 금지의 네거티브 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중국은 전반적인 협상 진전 상황과 연계시켜 논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협상은 오는 2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