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국내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올해 매출 증가를 확신하면서도, 이익 전망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가 22일 발표한 '2014년 아시아 CFO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응답자 76명 가운데 82%가 '2014년 자사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해당 응답자의 54%가 매출 증가를 전망한 데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반면 한국 CFO 중 46%만이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해 지난해 이익 증대를 예상한 응답자 비율(50%)보다 감소했다.
신진욱 BoA 메릴린치 서울지점 대표는 "양호한 시장상황 덕분에 국내 기업들의 매출 증가세가 지속되나 동시에 이와 같은 매출 성장을 수익성으로 연결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다수 국내 기업들의 매출과 이익간 격차가 확대될 것이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CFO들은 금융시장 리스크(47%)를 첫 번째 우려사항으로 꼽았다. 이 가운데 49%가 유동성 리스크(49%)를 가장 중요한 금융리스크로 여긴다고 답했다. 이는 12개 조사대상 시장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이다.
마크우셔 BoA 메릴린치 대표는 "한국 기업들은 기타 아시아 국가에 비해 금융지식이 풍부하고 해외 시장 진출도가 높으나 레버리지(차입) 비율 또한 높다"며 "금리 상승 환경에서 이러한 조건은 리스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 CFO는 환율 리스크(22%)의 영향력은 미미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는 조사대상 국가 중 최저 비율이다.
신 대표는 "설비투자나 공장이 한국에 있다면 환 리스크에 노출되겠지만 대부분 한국 기업이 이미 설비투자를 해외에 내보내는 등 다양화, 국제화의 기반을 마련했다"며 "지난해 신흥 국가에서 글로벌 자금 유출이 일어날 때에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 바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셔 대표는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지난해 바닥을 찍은 것으로 판단하며 올해 점진적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올해 3.8%의 GDP 성장률을 보이며 소비자물가지수(CPI) 역시 2.4%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