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방송통신위원회의 PC와 스마트폰 등이 포함된 스마트 미디어 시청점유율 시범 조사 결과 본방 시청률이 낮아도 VOD(주문형 비디오) 이용량이 앞서는 프로그램이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향후 VOD와 스마트 미디어가 시청점유율에 포함될 경우 고정형 TV로만 조사한 결과와 비교할 때 시청률의 순위가 달라질 가능성이 높아 광고 등에 영향이 클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30일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전국 약 1000명을 대상으로 TV, PC, 스마트폰을 통해 시청하는 지상파방송, 종편 및 보도, 일반 PP채널 등 115개 채널의 시청 시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최근 미디어 환경에 변함에 따라 TV뿐 아니라 PC와 스마트폰의 TV시청시간도 정확히 측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존 가정 내 TV의 본방 시청시간이 93.6%를 차지했고 기타 가정 내 TV의 VOD시청, PC, 스마트폰을 통한 시청시간 등이 6.4%로 기대보다는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1일 평균 TV시청시간 기준으로 고정형TV는 99.6%를 기록했으며 PC는 0.026%와 스마트폰 0.36%의 시청시간이 미미했다.
다만 고정형TV의 경우 본방 93.6%, VOD 6%로 VOD 시청 비율이 기대보다 높아 일부 프로그램의 경우 VOD 시청률을 합하면 본방 시청률로만 조사한 순위를 뛰어넘는 경우도 있었다.
방통위 미디어다양성정책과 관계자는 "KBS 1TV의 경우 시청하는 연령대가 높아 VOD를 보는 사람은 적기 때문에 VOD를 합친 시청률을 적용하면 순위가 밀리게 된다"면서 "tvN이나 JTBC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VOD 시청률이 높아 이번 시청률 조사가 도입되면 순위가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기술적인 어려움으로 조사의 한계가 드러나기도 했다. 현재 실시간으로 이뤄지지 않는 VOD의 경우는 전체 시청 시간만 측정이 가능하고 채널과 각 프로그램 단위까지 조사가 되지 않는다.
이에 방통위는 제대로 된 시청률 조사를 위해 방송사가 프로그램 식별 코드를 삽입한 후 케이블TV·IPTV·통신사업자가 시청률 조사회사에 리턴패스데이터(Return Path Data)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턴패스데이터는 플랫폼 사업자의 가입가구에 설치된 셋탑박스가 특정 프로그램이나 서비스 등을 요청한 기록을 뜻하는 것으로 플랫폼 사업자의 협조만 있다면 시청률 조사의 정확도가 올라간다.
이에 방통위는 올해 5월부터 SK브로드밴드, KT, LG유플러스 등 IPTV사업자, CJ헬로비전, 티브로드 등 SO업체와 함께 민관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정 내 TV VOD 히트수(1위~200위) 자료를 분석한 결과, 뽀로로 등 어린이 관련 영상물(49.9%), 드라마(19.0%), 오락프로그램(18.7%)의 시청 순이었다.
VOD 조사결과 채널별로는 SBS가 총 8565만건 중 3507만건(40.9%)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MBC 2451만건(28.6%), KBS2 1680만건(19.6%), JTBC 537만건(6.3%), tvN 389만건(4.5%) 순이었다.
개별 프로그램으로는 '상속자들(SBS)'이 11~12월 두 달간 2000만건 이상의 VOD 히트수를 기록했으며, '무한도전(MBC)'이 913만건으로 2위, '기황후'(MBC, 645만건), '비밀'(KBS2, 622만건)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