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전라북도 무주’하면, 무엇이 연상되는가. 혹시 리조트를 떠올리지는 않았나. 그게 아니라면 무주 구천동, 그것도 아니라면 반딧불이를 생각했을지 모른다. 조금 더 여행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머루 와인 동굴 정도를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곳이 개원한 이상, 앞으로 무주는 이곳의 도시가 될 것이다. 바로 무주 태권도원이다.
태권도원이라는 딱딱한 이름에 선입견을 가질 필요는 없다. 주말에 가족과 함께 태권도가 주는 기운을 받으며 즐겁게 놀다오고 싶다면 더없이 좋은 관광지가 될 것이다.
태권도원은 전북 무주군 설천면 소천리에 있다. 태권도 성지 순례와 수련의 장을 조성해 태권도 진흥·발전 및 종주국의 위상을 제고하고 태권도원을 세계적 관광자원으로 개발하는 것을 목적으로 조성됐다. 올림픽 단일종목으로는 최초로 국제경기, 체험, 수련, 교육, 연구, 교류 등 태권도에 관련한 모든 것이 가능한 세계 유일의 태권도 전문 공간이다.
조성대지 231만4000㎡, 건축연면적은 7만1000㎡이다. 공사기간은 2009년 9월~2013년 8월 약 5년이 걸렸고, 총사업비 2475억원이 투입됐다.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의 10배, 여의도 면적의 절반, 골프장으로 따지면 18홀 골프장 두 개를 합친 것과 같다. 뉴욕 센트럴파크와 비교하면 70% 정도 규모의 대형 테마파크라고 볼 수 있다.
태권도원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백운산 자락에 터를 잡아 심신수련에 그만이다. 무주의 빼어난 경관을 9곡8경의 한국 전통조경기법을 통해 극대화, 사람과 자연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또 지형에 따라 상승하는 테마공간을 잇는 다리를 태권도 띠 색깔별로 나타내 태권도의 단계별 과정을 형상화했다.
태권도원의 가치는 위대한 체·인·지의 실천에 있다. 영어가 아니다. 태권도를 통한 신체단련과 마침내 태권형 인간에 이르는 위대한 체(體), 인(認), 지(至)는 태권도의 핵심 가치다. 나에게서 시작하는 변화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시작점이 된다는 의미다. 내가 변화를 시작할 때 나를 통한 상대의 변화, 집단의 변화, 세상의 변화를 기대하는 것이다.
태권도원은 크게 3개 장으로 구성돼 있다. ‘도전의 장’은 경기장, 공연장, 박물관, 체험관에서 태권도에 대한 경험을 통해 도전 정신을 일깨우고 삶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끄는 자신감을 키우는 공간이다. 어린 자녀에게 용기를 심어주기에 안성맞춤이다.
‘도전의 장’ 중 하나인 T1 경기장은 세계에서 유일한 태권도 전용 경기장이다. 당연히 규모 또한 세계 최대다. 태권도의 근본정신인 찬·지·인을 담은 3태극을 기본 모티브로 건설됐다. 국제적인 태권도 경기와 각종 행사, 공연 등을 위한 다목적 경기장으로 세계청소년태권도캠프 및 세계태권도문화엑스포 등 다양한 태권도 행사와 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경기장은 4751명을 수용할 수 있고, 실내공연장은 423석 규모다.
이곳에 지어진 태권도 박물관 또한 세계 최대 규모다. 태권도 발전 역사와 각종 수련 및 경기 용품, 기념품, 태권도 관련 자료 등 한국 대표 문화브랜드로서 태권도의 정수를 보여주는 공간이다. 고대와 근·현대에 걸친 각종 태권도 관련 유물 5000여점을 보유하고 있다. 태권도 관련 자료실도 있어 태권도 관련 전문 문헌, 논문집, 단행본 등을 열람할 수 있다. 태권도가 국기로 어떤 역사와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체험관 얍(YAP)!은 태권도와 관련한 다양한 기초체력 및 실전기술에 대한 가상 체험을 통해 태권도의 재미와 감동, 흥미를 유발하는 대중적인 공간이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할 것이다. 영상실에서는 태권도의 우수성을 기반으로 독창적인 스토리로 구성된 태권도 창작 퍼포먼스와 영상을 관람할 수 있다. 기초체력과 실전기술, 겨루기와 태권체조를 모두 체험할 수 있다.
‘도약의 장’은 신체 단련으로서의 태권도를 넘어 학문으로서의 태권도 연구와 전문 연수를 통해 신체와 정신의 조화를 이뤄 진정한 태권도인으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이다.
도약센터는 세계 태권도인의 전문 수련,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 시설이다. 일반인도 사용할 수 있는 수련공간이기도 하다.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로 수련실, 체육관, 체력단련실, 명상실, 자료열람실 등을 가지고 있다. 도약관은 태권도 지도자, 심판, 선수 및 일반 단체 방문객을 위한 숙박시설이다. 도약관 A, B, C, D는 1100명을 수용한다.
‘도달의 장’은 상징적인 공간이다. 태권도 고단자와 명인들의 얼을 기리고 태권도의 근본정신을 계승하는 공간이다. 태권전은 태권도의 철학과 정신세계를 상징적으로 구현한 공간이다. 한국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조선시대 서원, 향교의 전통적인 배치 개념을 반영한 건축물이다. 한국 전통의 조경 양식으로 태권도 고단자를 기념하는 야외공간이기도 하다.
명인관은 태권도 최고 수준의 고단자들을 위한 커뮤니티 및 네트워크 공간이다. 일반인의 접근을 불허하는 신성한 영역으로 태권도원에서 가장 위계가 높은 지역이다. 실내에는 수련실과 명상실이 있고, 외부에는 야외 수련장과 정자, 연지가 있다.
‘도달의 장’에서 가장 가볼 만한 곳은 아무래도 전망대다. 걸어 올라가거나 모노레일 열차를 타고 올라 갈 수 있는 태권도원과 백운산의 경치를 조망할 수 있는 빗살무늬 대형 화분 모양의 전망대다. 이곳에 오르면 태권도원과 무주가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 알 수 있게 된다. 극적인 경험과 조망을 위해 경사전망대, 카페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밖에도 오행폭포, 명예기림, 호연정 등도 둘러볼만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