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고금리 및 환차익을 노리고 위안화 예금을 늘려 나가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5월 사상 처음으로 내국인들의 위안화 예금 잔액이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지난 5월말 현재 외국환 은행의 위안화 예금 잔액은 전월보다 14억2000만 달러 늘어난 113억3000만 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9월만 해도 위안화 예금 잔액은 8억8000만 달러에 그쳤으나 불과 9개월 만에 13배 가까이 불어났다. 지난해 11월에는 처음으로 외화예금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8.6%)이 엔화 비중(5.3%)을 뛰어넘었다.
이처럼 위안화 예금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것은 보다 많은 이자 수익을 올리려는 국내 기관투자자들과 높은 금리를 주고서라도 외화를 유치하려고 하는 중국계은행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현재 국내 은행의 1년 만기 원화 예금금리는 평균 연 2.8%에 그쳤지만 중국계 은행의 위안화 정기예금 금리는 3.2~3.3% 수준이었다.
금리 차이가 이처럼 벌어지는 데다 최근에는 위안화 절상 기대감도 가세했다. 위안화가 절상되면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이자 수익에다 환차익까지 얻을 수 있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통해 조달한 원화를 달러로 바꾸고, 이를 다시 위안화로 바꾸는 방식으로 국내 중국 외은지점에 위안화 예금을 예치한다.
은행을 비롯한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위안화 절상 기대감이 높아지자 보다 적극적으로 위안화 예금을 늘려 나가고 있다.
한편 중국계 은행들은 국내에서 높은 금리를 주고라도 예금을 유치하려고 한다. 중국계 외은지점에 예치된 예금은 대부분 중국 본점으로 넘어가 중국 현지에서 운용된다.
한은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경기 연착륙을 위해 외화 유입을 규제하기 때문에 중국 내부에서 외화가 부족하다"며 "외화 차입도 가능하지만 은행들이 금리차이를 이용해 매대 차익을 보려고 하기 때문에 이같은 고금리 정책을 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안화의 경우 변동성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위안화 자산 운용은 상당한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것으로 지적된다.
기관투자자 관계자는 "위안화가 아직 기축통화의 지위가 아니기 때문에 변동성의 위험이 있어 단기 정기 예금으 중심으로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