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환율 변동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고 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한은이 31일 내놓은 '인플레이션 보고서'에 따르면 환율 1% 변동에 대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변화정도를 의미하는 환율 전가율은 2000년대 들어 꾸준히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정 결과 2000년대 초중반 0.05%포인트이던 환율전가율은 최근 0.03%포인트까지 떨어졌다. ▲개방화 확대에 따른 글로벌 경쟁 심화 ▲기대인플레이션 안정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면 비용 변화에 따른 기업의 가격 조정력을 약화시켜 환율 전가효과가 동반 하락하게 된다. 기대인플레이션 안착은 환율 변동 등의 외부 충격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약화시킨다.
환율 전가율은 원·달러 환율의 상승·하락기, 인플레이션 수준에 따라서도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환율의 변동 방향별 전가율을 살펴보면 환율 하락기(0.02%포인트)의 전가율이 상승기(0.03%포인트)보다 낮은 것으로 추정됐다.
인플레이션 수준별 차이를 분석한 결과 소비자물가상승률 2.8%를 기준으로 이보다 높은 영역과 낮은 영역간 전가율 차이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인 경우에는 기업의 가격결정력이 약화돼 환율 변동 등에 따른 기업의 가격전가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한은은 "환율 하락은 앞으로 소비자물가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겠지만 영향력은 평균적 수준에 비해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수입물가가 하락해도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분석됐다.
수입물가가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전가효과)은 수입물가 상승기에 0.02%포인트로 추정된 반면 하락기에는 유의성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생산자물가는 수입물가 변동과 유사한 패턴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