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건설투자와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에 힘입어 소폭 상승했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실질 GDP(속보치)는 전분기에 비해 0.9%, 전년동기 대비 3.2% 성장했다.
민간소비는 준내구재와 서비스 소비 증가에 힘입어 지난 2분기보다 1.1% 늘었다. 특히 정부 재정 지출(2.2%)이 크게 늘어나면서 민간 소비 증가를 견인했다.
반면 수출은 LCD, 화학제품 등과 관련한 가공·중계 무역이 줄어든 영향으로 2.6% 감소했다.
정영택 경제통계국장은 "민간소비가 세월호 여파에서는 벗어났지만 소비가 활성화 됐다고 판단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수출이 전분기 대비 크게 줄어들긴 했지만, 올해 들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정영택 국장과의 일문일답.
- 수출과 제조업이 전기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실적이 좋지 않은데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인가.
"통관상 수출은 늘었지만 해외생산과 관련된 가공·중계무역이 감소했다. 중국의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우리나라가 중국에 수출하는 중간재 수출도 줄었다. 또 반도체와 같은 것들이 대부분 중국 내에서 가공 무역형태로 수출되는데 이같은 유형의 수출이 위축되고 있다"
- 이전보다 수출 증가폭이 둔화되긴 했지만 한은은 그동안 양호한 수준이라는 평가를 내려왔다. 하지만 3분기에는 전기보다 2.6% 감소했고 제조업 실적(-0.9%)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상태인데, 수출 경기 양호하다고 할 수 있나.
"'마이너스 2.6%'라는 것은 실질 수출을 전분기와 비교해 나온 수치다. 우리 수출이 올해들어 견조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맞다. 다만, 올 3분기에는 지난 2분기보다 수출이 줄었다는 뜻이다. 올해 1~3분기중 실질 수출은 3.4% 늘어났다. 이 정도면 1~3분기 경제성장률(3.5%) 수준이다.
-설비투자가 마이너스를 보였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
"설비투자가 이번에 운송장비 위주로 감소했고, 특히 자동차 관련 기업들의 투자가 줄었다"
-이번의 금리 인하가 설비투자 증대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까.
"금리를 낮춘것은 성장 모멘텀을 회복에 필요한 투자를 고려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3분기 실질 설비투자가 0.8% 감소한 것은 주로 운송 장비에 대한 투자 감소 때문이다"
-3분기 내수가 마치 회복된 것처럼 보이지만 2분기 내수가 크게 위축된 데 따른 착시 현상은 아닌가.
"기저효과가 있었다. 2분기에는 세월호 여파로 도소매·음식·숙박업의 전기대비 성장률이 -0.2%던 것이 3분기 2.0%으로 확대됐다. 과거 성장률은 쭉 봐도 알겠지만 운수보관이나 도소매 음식 숙박업이 이번 3분기 처럼 크게 높은 성장을 보인 전례가 없었다. 기저효과가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성장세가 지속되는지 여부와 관련해 살펴봐야 한다"
-민간소비가 1.1% 반등했다. 내수 증가세가 지속가능한 상태까지 올라 온 것으로 봐도 되나.
"민간소비는 세월호 충격에서 벗어났지만 기조적으로 여전히 성장률을 밑돌고 있다. 민간소비가 2분기 -0.3%의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고, 이번에는 1.1%를 기록했다. 아직 소비가 크게 활성화됐다고 평가하긴 이르다"
- 정부 지출 증가율이 2.2%로 매우 크다. 성장률을 이끈 측면이 있나?
"재정지출 확대효과와 지방선거로 늘었던 지출 집행이 이번 분기에 효과를 발휘했다. 정부 부문의 성장 기여도가 1.1% 포인트로 꽤 높은 수준이다. 정부 지출이 3분기 성장에 기여한 것은 꽤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