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한국석유공사가 지난 2010년 9월 주가총액 2조9000억원이었던 영국 다나사(社)를 4조원에 인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새정치민주연합 해외자원개발 국부유출 진상조사위 간사인 부좌현 의원은 18일 "그동안 석유공사가 투자한 사업 중 그나마 성공한 사업이라고 알려졌던 영국 다나의 인수가 불분명한 자문에 근거해 무리하게 이뤄졌고, 이후 실적도 과대 포장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진상조사위가 석유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당시 주당 평균 13파운드(2만3629원)인 다나의 주식을 18파운드(3만2717원)에 인수, 주가총액 15억9000만 파운드(2조8900억원)의 다나를 1조원 넘게 더 비싼 22억1000만 파운드(4조169억원)에 인수했다.
이 과정에는 석유공사의 캐나다 하베스트사(社) 인수에서도 논란이 일었던 메릴린치의 투자자문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메릴린치는 당시 서울지점장이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아들이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명박정부의 자원외교 비리 의혹의 중심에 있다.
석유공사는 메릴린치가 영국 증권시장에 공시된 자료와 제3자 기관의 자료 등 불분명한 자료로 작성한 자문보고서를 믿고 투자를 진행했고, 메릴린치는 자문료로 74억원을 챙겼다는 것이다.
석유공사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지적이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8월19일 열린 석유공사 이사회에서는 메릴린치의 자문보고서에 대해 "다나사(社)의 당기순이익이 상당히 낮은 편", "다나사(社) 부채상환 등을 고려해 필요시 추가로 10억불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렇게 인수된 다나의 실적도 부풀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8년 이후 석유공사가 낸 성과로 알려진 다나의 실적은 1996년에 투자한 영국 북해의 캡틴광구의 실적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부 의원은 "실제로 다나의 실적은 민간기업을 통해 국내로 반입한 원유 110만 배럴(1361억원)과 배당수익으로 회수한 2억8000만 달러(3000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다나는 2011년 10월부터 캡틴광구를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공사업 중 하나로 알려진 다나는 인수 당시부터 불분명한 자료를 근거로 작성된 자문보고서에 근거해 무리한 투자가 이뤄졌고, 실적도 과대 포장되는 등 여러 의혹들이 있다"며 "부적절한 인수과정에 대한 진상이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