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고급' 원두를 사용해 일반 커피보다 2~3배 비싸게 파는 '프리미엄' 커피전문점들이 급증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취향이 고급화되고 원두 원산지까지 따지며 마시는 트렌드 때문이다.
시작은 지난 3월 스타벅스다. 고급 커피를 찾는 소비자 수요를 반영해 스타벅스 리저브를 국내에 도입했다.
스타벅스 리저브 커피는 스타벅스 65개 진출국가 중 미국·영국·일본 등 일부 시장에서만 제공하고 있는 최상급의 커피로, 진공 압착 기술을 이용하는 클로버 기기에서 추출된 커피다.
리저브에서 판매하는 싱글 오리진 원두커피는 '말라위 피베리 세이블 팜', '페루 촌티', '브라질 버번 리오 베르데' , '100% 코나 페리 에스테이트' 총 4종류다. 이 중 코나 원두를 쓴 원두커피의 가격은 1만2000원(톨 사이즈 기준).
스타벅스는 현재 리저브 매장 10개를 운영 중이며, 내년까지 60여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관계자는 "스타벅스 리저브 커피가 오늘의 커피 판매량 대비 30~40% 정도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제리너스커피는 전문 바리스타가 제공하는 차별화한 프리미엄 매장 '엔제리너스커피 스페셜티' 세종로점을 지난 18일 프리 오픈했다.
세종로점 관리자 전원이 커피감별사인 '큐그레이더(Q-grader)'로 배치돼 고객과 직접 소통하며 맞춤형 커피를 제공하기 때문에 더욱 전문적이고 완성도 높은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이번 매장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스페셜티 메뉴는 총 3종이다. '케냐 캉구누AA', '파나마 에스메랄다 게이샤', '과테말라 미라빌레' 등이다. 커피 한잔 당 가격은 7000원에서 1만원 사이이며 원두는 3만~7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CJ푸드빌은 투썸플레이스 가로수길점을 'Art of Twosom(아트 오브 투썸)'이라는 콘셉트로 최근 리뉴얼 오픈했다.
가로수길점은 하정우의 작품을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감상할 수 있도록 비치했다. 또 취향에 맞게 원두를 골라 즐기는 고객들을 위해 핸드드립 커피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할리스커피도 지난 6월 서울 종로구 혜화동 대학로에 핸드드립 커피를 주 메뉴로 판매하는 '할리스 커피클럽 1호점'을 오픈했다. 할리스커피는 고급화하는 고객의 커피 취향을 고려해 전문 바리스타가 우수한 품질의 제철 원두를 다양한 방법으로 추출한 커피를 선보인다.
할리스커피는 이번 1호점 개점을 시작으로 올해 안에 5개의 할리스 커피클럽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탐앤탐스도 프리미엄 매장인 '탐앤탐스 오디세이아'를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4개 운영하고 있다.
오디세이아에선 코스타리카 따라주,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시다모, 예가체프, 동티모르, 케냐AA, 인도네시아 토라자 등의 싱글 오리진 원두커피를 판매한다. 가격은 7000원 선이며 초콜릿 등 간단한 간식을 함께 제공한다.
대기업 계열의 커피 전문점들도 프리미엄 커피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엠즈씨드(매일유업)가 운영하는 '폴바셋'은 2009년부터 스페셜티 시장에 진출, 역대 최연소 바리스타 챔피언으로 알려져 있는 폴 바셋과 협업을 통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쌓아왔다. 현재 35개의 직영매장을 운영 중이다. 싱글 오리진 커피 가격은 6000원 선.
SPC그룹은 기존 파스쿠찌와 별개로 스페셜티 브랜드인 '커피앳웍스' 매장을 새로 열었다. 세계 7% 최상급 스페셜티 원두만 사용하고 있다. 다양한 추출 방식(프레스·드립·케맥스)의 커피를 6000원에 팔고 있다.
이밖에 일화가 내놓은 커피전문점 '코나퀸즈'는 하와이안 코나 원두를 사용한 '코나 드립커피'를 1만2000원에 판매한다.
또 보나비(대한제분)는 기존 '아티제' 매장을 스페셜티 커피 전문 매장으로 재정비했다. 파나마 에스메랄다의 다이아몬드 마운틴, 팔미라와 인도네시아 자바, 브라질 세하도 총 4가지 스페셜티 원두를 섞은(블렌딩) 커피를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 대중화로 원두나 추출법에 따른 커피 맛, 향의 미세한 변화까지 감지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며 "하지만 일부에선 커피 전문점이 소비자의 취향을 빌미로 터무니없이 가격만 올린다는 지적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