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통일되는 날 부를 단 하나의 노래”
북한아리랑의 실상(2) - 가요 아리랑
북한에서
가요는 사상교양의 주요 수단으로 의식되고 있다. 아리랑을 주제로 한 가요에도 이러한 점이 반영되어 체제 찬송, 통일의식 등이 주로 나타난다.
1) 통일(경축)아리랑
인민대중이 알아듣지 못하고 즐길 수 없는 음악은 주체음악이 아니라고 한다. 그렇게 말할 때 정책가요야 말로 적격이 아닐 수 없다.
통일경축아리랑`이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조선노동당 창건 55돐 경축‘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백전백승 조선노동당>’의 제4장
<삼천리강산에 울리는 민족의 환호> 부분에서 ‘그리운강남’과 함께 이 아리랑이 불려지면서이다. 그리고 지난 6월 김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계기로 다시 널리 불리게 된 노래다. 2001년 음악소조 활동 현장과 각종 경연대회에서 지정곡이기도 했고, 방송에서 가장 많이 내보낸
노래이기도 하다.
이 노래를 잘 부르는 가수로는 ‘중음가수 렴청’을 꼽는다. ‘연합뉴스’가 북한 방송을 통해 확인, 보도한 가사는 다음과 같다.
헤어져 얼마냐 아리랑 아리랑 / 반세기 아품이 가슴친다 가슴친다 / <후렴> 아리랑
아리랑 통일아리랑 / 삼천리 내 나라 삼천리 내 나라 통일아리랑 - 하략 -
박두천
작사 김운룡 작곡으로 <보천보전자악단>이 형상화한 작품이다. 노랫말은 전 3절에 후렴을 사용하고 있어 아리랑의 기본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 작품은 요즘 우리 언론에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이유는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백전백승 조선노동당>’에서 쓰인 것이고,
김대중대통령의 환영음악으로 쓰여졌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아리랑풍 가요 붐의 선도적인 역할을 한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그렇다.
결국 이 노래는 북한의 대표적인 관제 가요로 곡조나 가사도 전형적인 혁명가요의 형태를 띠고 있는, 곡명 그대로 분단의 아픔을 딛고 ‘장벽을
부시고’ 자주통일을 하자는 내용이다.
2) 강성부흥아리랑
2001년 8월 26일자 《로동신문》2면에는 <온 나라 인민이 즐겨 부르는 새로 나온 노래 강성부흥 아리랑>이란 제하(題下)에
악보와 함께 노랫말 3절이 발표되었다. 작사는 조선인민군협주단 작사가 윤두균이고 작곡은 보천보전자악단 소속 작곡가 안정호 이다. 이 노래가
발표되기 까지의 과정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2000년 가을 - 김위원장, 아리랑에 대한 언급 또는 아리랑 주제 가요 창작 지시
2001년 4월 초 - 김위원장, 어떤 모임에서 아리랑의 종류를 묻고, 이 때 37종이 있다고 듣다
2001년 4월 30일 - 김위원장, 전선 시찰 중 강성부흥아리랑을 듣다
2001년 7월 16일 - 김위원장, 강성부흥아리랑 발표 시기와 방법 지시
2001년 8월 26일 - 《노동신문》과 중앙TV을 통해 지시대로 관평등과 함께 발표
일반적으로 북한에서는 보통의 가요는 1년에 전국적으로 5백여편 정도가 창작되어 중앙에 보고되고 이 중에 <국가심의위원회> (위원장
작곡가 김문규)가 년 간 10여 곡 정도를 선정, 발표한다고 한다.
그런데 위의 상황으로 본다면 이 강성부흥아리랑은 이미 작사, 작곡가가 내정된 상태에서 지시에 따라 발표되고 보급된 것 입을 알게된다. 노랫말은
다음과 같다.
무릉도원 꽃펴가니 흥미롭다 아리랑 / 제힘으로 세워가니 멋이로다 아리랑 / 장군님의 손길따라 /
주체강국 나래친다 / 아리랑 아리랑 스리스리랑 / 강성부흥 아리랑 - 하략 -
이 가사에 대해 김정일은 “특색 있게 잘 만들어졌다고 하시면서 특히 이 노래의 2절이 현 시대의 요구에 맞게 잘 된데 대하여 높이 평가”
했다는 것이다. 이는 일종의 메시지라고 보는데 김일성 사후의 고난을 넘겼다는 안도와 그것을 지켜나가자는 다짐을 보인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어떻든 이 노래는 “우리 음악 발전의 획’ 또는 “새 세기의 가장 훌륭한 민족 아리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아리랑’의 기능과
의미 체계로 보아 과연 아리랑 이라고 해야할지는 의문이다.
어떻든
북한은 지금 아리랑으로 떠들썩하다. 앞으로 군민아리랑, 내고향아리랑, 행복의아리랑, 천지개벽아리랑, 승리의아리랑이 더 작곡되어 발표될 것이라고
하니 실로 북한에는 아리랑이 메아리 치고 있는 것이다.
아리랑의 시대적 필요성은?
“아리랑이 왜 필요한가?”라는 질문이 있을 수 있다. 물론 이에 대해서는 여러 면에서 답할 수 있겠으나 다른 것은 차지하고 단 하나의 답만을
제시한다면 그것은 바로 다음과 같을 것일 것이다. 즉 “남북이 통일되는 그날, 나아가 한민족공동체가 실현되는 그 어느날 128개국 교민사회들이
한 자리에서 아우를 때 그 순간에 부를 단 하나의 노래를 꼽는다면 그것이 아리랑이 아닌 또 다른 노래일 수가 있겠는가?”라는 것이다.
그렇다. 아리랑은 민족 동질성 회복에 중요한 단서로서 우리들을 ‘보이지 않는 손’으로 묶어 주는 ‘힘의 노래’이고 내일에 불러야할 ‘내일의
노래’인 것이다. 그래서 아리랑은 오늘에는 물론, 내일에도 필요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아리랑의 시대적 필요성이고 영예로운 위상이다.
아리랑의 이 같은 기능에 대해서는 이미 남북 단일팀 단가의 예에서 확인한 바이기도 한데 사실 아리랑이 단가라고는 하지만 국제적인 기능으로는
‘Korea’의 국가(國歌)인 것이다. 이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왜냐하면 통일 후, 국가 제정 논의 때 아리랑이 제1안(案)으로 제기
될 수 있고 해외 동포들을 염두에 둔다면 통일 국가에는 적어도 아리랑의 주제가 담긴 것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1926년 혹한의 시대에 나운규가 영화 <아리랑>을 통해 민족혼을 일깨웠듯이 이 시대에도 그 어떤 이에 의해 <아리랑>이
나타나 민족 통합의 계기를 마련해 주리라고 기대케 된다. 아리랑의 진정한 시대적 기능이 발휘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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