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저(低)유가와 강(强)달러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발행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26일 '국제유가 vs 미국 달러의 상관관계 분석 및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전망을 내놨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유가와 달러는 일반적으로 역(逆)의 상관관계를 형성한다.
실제로 지난 2004년 이후 2014년 11월까지 월 평균 두바이유 가격과 달러 간의 이동평균 상관계수(1에 가까울수록 동조화 가능성 큼, 마이너스(-)는 반대)는 -0.65로 역(逆)의 관계를 보였다. 상관계수가 '1'이라는 것은 두 가지 현상이 항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뜻인 데 반해 '0'은 아무 관계도 없다는 의미다. '-1'의 경우 두 가지 현상이 항상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뜻이다.
문제는 과거 유가하락과 달러강세가 극명하게 나타나는 시기에는 글로벌 경기침체가 일어났다는 데 있다.
실제 아시아 외환위기가 발생했던 1997년부터 1998년까지 달러와 유가의 상관관계는 -0.512에 달했고,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2월~2009년 3월)때는 달러와 유가의 상관관계가 무려 -0.925에 달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달러와 유가가 대부분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얘기다.
최근에도 유가와 달러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미 달러(달러인덱스 기준)는 올해 들어 12% 상승한 데 반해 국제 원유 가격은 50% 가까이 급락했다.
오정석 연구원은 "달러 강세는 유가가 계속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신호"라며 "달러강세 및 유가하락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한계기업과 국가에서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원유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높은 러시아와 베네수엘라·멕시코·나이지리아 등이 주요 불안국가로 평가된다. 오만, 바레인 등도 유가가 100달러를 상회할 때는 재정균형을 유지했으나 유가 급락 여파로 재정건전성 악화 위기를 맞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이 같은 추세가 자칫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달러자금 이탈을 유발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경우 산유국 뿐 아니라 신흥국 전반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지나친 유가 하락은 유럽과 일본 등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국가에는 소비증대 등 긍정적인 효과보다 디플레 압력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오 연구원은 "최근의 강달러·저유가를 1997년과 2008년과 같은 위기의 전조로 보는 시각도 있다"며 "과거와 달리 지나친 유가 하락은 세계경제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경계의 목소리를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