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4.09.29 (일)

  • 구름많음동두천 22.4℃
  • 구름많음강릉 23.7℃
  • 맑음서울 24.0℃
  • 구름많음대전 24.7℃
  • 구름많음대구 23.5℃
  • 구름조금울산 24.7℃
  • 구름많음광주 25.8℃
  • 구름조금부산 27.9℃
  • 구름조금고창 26.8℃
  • 구름조금제주 27.7℃
  • 구름조금강화 23.1℃
  • 구름많음보은 23.4℃
  • 구름많음금산 24.8℃
  • 구름많음강진군 25.9℃
  • 구름많음경주시 24.7℃
  • 맑음거제 25.1℃
기상청 제공

문화

철원에서 철새와의 이별 나들이

URL복사


“잘가라 철새들아 다음에 또 올거지”


철원평야에서 있었던 철새와의 이별 나들이



지난달
17일 일요일 오전 8시, 세종문화회관 뒤편 도로는 전세버스로 장사진을 이뤘다. 교외로 빠지려는 사람들을 실어나르기 위해 버스들이 1차선
도로의 한 개 차선을 완전히 점거하고 있었다. ‘환경운동연합 철새와의 이별나들이’라는 종이가 붙은 버스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는 긴 줄의
끝트머리에 있었다. 버스 안을 둘러보니 참가자들은 대부분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단위였다. 인원체크하고, 조금 늦게 도착한 인원이 있어 예정보다
20분 늦은 8시 20분에 출발하게 되었다.

아침부터 흐린 날씨가 일행을 걱정스럽게 하더니, 서울을 지나 경기도와 강원도의 경계를 넘어갈 무렵 차창엔 빗방울이 맺히기 시작했다. 봄비를
머금은 대지는 어느덧 해빙의 시간을 갖고 있었다.


소중한 겨울 손님

버스는 어느새 1차 기착지인 철원 고석정에 도달해 있었다. 철새를 탐방하기 위해서는 민간인통제구역을 지나야 하기 때문에 고석정내 철의삼각전적관에
견학신청을 해야한다. ‘안보견학’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다시금 출발한 버스는 몇 차례 검문소를 지나친 후에야 독수리를 만날 수 있는 토교저수지에
다다를 수 있었다.

오늘 첫 번째 행사는 독수리와의 이별인사였다. 저수지에 버스가 멈추자마자 아이들은 일제히 달려나가며 장탄식을 터뜨렸다. “야 독수리다”
“엄마 진짜 독수리야?” “되게 크다” 여기저기서 아이들의 환호성이 들려왔다. “역시 아이들이군 독수리 한 마리에 저렇게 좋아하다니”라는
생각으로 발길을 아이들쪽으로 향한 순간, 내 눈을 의심해야 했다. 200여 미터 정도의 저수지 뚝방을 따라 20~30여 마리의 독수리들이
날개를 움츠리고 말뚝처럼 서있었다. 짙은 안개와 흩뿌리는 비 때문인지 독수리들이 마치 저승사자처럼 느껴져 두렵기까지 했다. 왠만한 초등학생보다
커보이는 독수리가 날개짓하며 날아가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날개폭만해도 3~4미터 정도 되어 보였다. 갑자기 몰아치는 바람과 빗방울 때문에
독수리와의 짧은 만남을 뒤로한 채, 아쉬운 작별을 해야했다.

버스는 다시 철의삼각전망대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흩뿌리던 빗방울은 이내 눈발로 바뀌었다. 눈 덮인 논에서 먹이를 찾고 있는 두루미나 재두루미
무리를 잠깐씩 멈춰서서 버스 안에서 보기도 했다.

환경운동연합 양은숙 간사는 “시화호, 새만금, 천수만 등 철새도래지마다 철새가 틀려 그 느낌도 다르다”며 “독수리와 두루미, 재두루미 등은
철원이외의 지역에서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철원평야에 남겨진 바람

날씨가 맑은 날에는 ‘김일성 고지’, ‘피의 능선’ 등 북녘 땅은 물론 북한병사도 볼 수 있다지만 궂은 날씨 때문에 일행은 불과 5미터
전방도 볼 수 없었다. 철의삼각전망대 밖에는 월정리역이 있다.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 철책에 근접한 경원선의 마지막 역. 원래는 비무장지대
안에 있었던 것을 이곳으로 옮겨 놓은 것이다. 역사 바로 맞은 편에는 ‘철마는 달리고 싶다’라는 간판과 함께 6.25때 폭격으로 부숴진
열차의 잔해가 앙상한 골격을 드러낸 채 누워 있어 분단의 아픔을 실감케 했다.

월정리역을 둘러 본 일행이 다다른 곳은 백마고지 인근의 논이었다. 이곳에서 철새 먹이주기행사를 가졌다. 미리 준비해 간 옥수수부대를 차에서
내리자 아이들이 몰려왔다. 양손으로 옥수수를 가져가는 아이, 쓰고있던 모자를 벗어 옥수수를 담는 아이, 옥수수가 무슨 보물이라도 되는양
소중히 들고간 아이들은 저마다의 장소에 살포시 옥수수를 내려놓았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때문인지 주위에서 철새들을 찾을 수는 없었지만,
아이들의 작은 정성은 논위에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백마고지와 노동당사 등을 둘러본 후 서울로 향하는 일행은 철원평야에 작은 바람을 남겨 놓았다. “무사히 잘 돌아가서 건강한 알 쑥쑥 낳고,
새끼 잘 키워서 올 겨울에 또 만나자고….”









두루미(천연기념물202호)


세계적으로
북미흰두루미 다음 두 번째로 희귀한 두루미류의 한 종이다. 현재 약 1,200 혹은 1,500마리 정도가 살고 있다고 추산되는
두루미는 단지 북부 중국과 아므르강 유역, 그리고 일본의 북해도 동북연안을 번식지로 하여 분포하고 있다.

일본의 약 600마리는 계절적 이동을 하지 않는 텃새집단으로 정착하였고, 나머지 약 1,000마리 내외는 중국의 산둥반도와 양자강
하류 그리고 우리나라 비무장지대 인접지역을 월동지로 삼는 겨울철새이다.

민통선 이북 철원평야에는 최대 수효 약 350마리 내외가 관찰되고 있고, 북한에서는 이동시기에 약 200여 마리가 관찰된다고
한다, 이제까지 남북한 동시 조사가 없었던 관계로 한반도 전체의 월동 개체수는 아직 추정에 불과한 상태다.

우리나라에서 월동하는 두루미 개체군의 분포상 특이할 만한 사항은 이 종이 휴전선 일대와 민통선 북방에서만 겨울을 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건강한 두루미의 수명은 20∼30년에 이른다. 생존 기간 동안에 일부일처제를 유지하며 매년 두 개의 알을 낳는다. 한 마리 혹은
두 마리의 새끼를 키우는데 어미의 많은 보살핌을 필요로 한다. 새끼가 자립하는 이듬해까지 어미와 새낄 구성된 가족이 함께 이동하고
보다 큰 무리와 더불어 월동하는 것이 보통이다.


독수리 (천연기념물243호)


독수리는
여름철 중앙아시아의 초지, 티벳, 몽고에서 번식하고 겨울철에 우리나라를 찾는다. 특히 철원평야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암컷과 수컷 모두 몸 전체의 깃털은 검은색이다. 일반적으로 유럽에서는 넓은 개활지의 교목림이 있는 곳에서 서식하며, 철원에서는
초습지, 저수지 부근에서 월동을 한다. 폭이 넓고 긴 날개를 일직선으로 뻗어 펄럭이지 않으면서 유유히 날다가 먹이를 발견하면
부근의 땅 위로 내려와 양쪽 다리를 합쳐 함께 튀듯이 접근한다.

둥우리는 소나무, 졸참나무, 오리나무의 높은 가지에 많은 나뭇가지를 쌓아 올려 큰 접시 모양으로 만들고 내부에는 짐승의 털을
깐다. 산란기는 2∼4월이며, 알은 흰색 바탕에 어두운 갈색의 얼룩무늬가 있으며 1개 낳는다. 부화 직후의 새끼는 온몸에 솜털이
나 있으며 뒷목에는 황색 선이 있고 목옆에는 피부가 나풀되어 있다.

먹이는 짐승의 썩은 고기, 오리, 물새 등이다. 철원에는 매년 70여 마리가 규칙적으로 찾아와 월동을 한다. 독수리의 먹이부족으로
인해 탈진되는 사고가 자주 발생하기도 하는데, 매년 한국조류보호협회 철원지회에서 수백 마리의 폐닭을 주기도 하지만 워낙 식성이
좋아 턱없이 부족하기만 하다.





고병현 기자 sama1000@sisa-news.com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한동훈, 강화군수 보선 지원사격...탈당 후 출마 안상수에 “복당 없다”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7일 10.16 재보궐선거 지역인 인천 강화군을 찾아 군수 후보로 출마한 박용철 후보를 지원 사격했다. 한 대표는 이날 인천 강화군에서 열린 박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강화 주민의 삶을 더 개선하겠다는 마음 하나로 오신 것 아닌가. 저도 그렇다"며 "우리 당에서 강화의 일꾼으로 여러분을 위해서 함께 일할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주민이 원하는 정치를 하는 것의 출발을 강화에서 하겠다"면서 "이번 기회에 국민의힘이 어떻게 해야 강화의 힘이 될 수 있는지 연구하고 실천하겠다. 반드시 약속을 지키고 강화 주민을 생각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그는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안상수 전 인천시장을 겨냥해 "경선의 기회가 있는데도 당을 탈당해서 출마한 경우에 그건 주민들의 희망을 저버리는 행동이다. 명분없는 행동"이라며 "제가 당대표로서 이렇게 말씀드린다. 복당은 없다"고 말했다. 강화군은 국민의힘이 강한 지역이지만, 당 안팎에서는 안 전 시장 출마로 보수 표가 양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강화를 지역구로 둔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여러가지 사업을 누가 하나"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이병윤 서울특별시의회 교통위원장, “경복궁역, 시민 안전 고려하고 현대적인 멋을 더한 복원 환영”
[시사뉴스 유한태 기자] 이병윤 서울특별시의회 교통위원장(국민의힘, 동대문구1)은 9월 25일, 서울교통공사(사장 백호)가 3호선 경복궁역에서 개최한 ‘경복궁역 복원 및 의자 설치 기념행사’에 참석하여 복원을 환영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3호선 경복궁역은 故김수근 건축가가 설계한 건축물로 1985년에 개통했다. 해당 역사는 개통 연도에 한국건축가협회상을 수상하고 지난 2018년에는 서울 미래유산으로도 지정될 만큼 예술적 가치가 높다. 그러나 개통 이후 약 38년간 시설이 노후되면서 지하철역의 고유한 문화적 가치가 저해되고 안전사고 우려가 증대됐다. 이에 서울교통공사는 올해 1월, 역사 내 메트로미술관을 폐관·철거하고 2월부터 7월까지 복원 공사를 진행했다. 경복궁역 복원은 최초 건설 당시 모습을 복원시켜 문화‧예술적 가치를 보존하고 시민들에게 개방감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여기에는 특색 있는 벤치를 제작하여 배치하는 사항도 포함됐다. 전통가구 문갑에서 영감을 받은 벤치 디자인에서는 전통의 멋과 현대적 감각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이병윤 위원장은 이날 행사에 참석하여 “다른 역사와는 다르게 문화적 가치가 뛰어난 경복궁역의 노후화가 안타까웠

문화

더보기
'문화예술 in 골목상권 프로젝트’... ‘남이동길’에서 느끼는 예술의 향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남이동길에서 ‘의 세 번째와 네 번째 이야기가 펼쳐진다. 문화예술 in 골목상권 프로젝트 ‘Närt문화살롱’은 서대문구 남가좌 생활상권 추진위원회가 주최하고 재미진동네에서 주관하는 프로그램이다. 지역 주민이 다양한 예술인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예술을 매개로 네트워킹을 형성해 지속적이고 특색있는 ‘남이동길’만의 예술문화를 조성하는 데에 의미를 두고 있다. 다회차로 나눠 진행되는 해당 프로그램은 지난 7월~8월 #1 프로그램과 #2 프로그램을 마쳤으며, 9월부터 10월까지 #3 프로그램과 #4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먼저 Närt 문화 살롱 #3 프로그램은 ‘Närt 화요 미식회; 예술 한 조각, 대화 한 스푼’이라는 주제로 9월 24일부터 10월 22일까지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5곳의 상점에서 5회차에 걸쳐 강연을 진행한다. 강연 장소와 주제는 △1회차 ‘선휴커피’에서 ‘건축가의 시선으로 따라가는 남이동길’(건축가 김은경 소장) △2회차 ‘조조갤러리’에서 ‘K-pop과 엔터테인먼트 시장’(배드보스 컴퍼니 조재윤 대표) △3회차는 ‘노잉로스팅 하우스’에서 ‘사진과 영상예술’(사진작가 송길수) △4회차는 ‘썬공방’에서 ‘현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서울시교육감선거 후보 양 진영 단일화 성공 이제는 결과가 중요하다
오는 10월 16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후보 선출을 놓고 보수, 진보 양 진영이 후보 단일화에 성공함으로써 이번 선거의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보수 후보 단일 기구인 ‘서울시교육감 중도우파 후보 단일화 통합대책위원회(통대위)’는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을 단일후보로 추대했다고 밝혔다. 단일화후보로 추대된 조 후보는 “조희연표 교육정책은 혁신학교와 학생인권조례인데 둘 다 처참한 실패로 끝난 실험이라고 생각한다”며 “학부모 사이에서 혁신학교는 ‘공부는 안 가르치는 학교’로 소문이 났고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의 권리만 일방적으로 강조하고 의무와 책무는 서술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권이 살아야지 학생의 인권도 지켜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감이 된다면 우선적으로 교권 수호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통대위의 여론조사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며 제2단일화 기구를 통한 단일화를 주장했던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 홍후조 고려대 교수가 이날 통대위의 결정을 전격 수용하고 중도보수 후보의 승리를 위해 기꺼이 힘을 보태겠다는 대승적인 결정을 내렸다. 안 전 회장은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