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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택배가 버뮤다로 사라졌어요"…실종된 택배 시민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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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1. 서울 중구에 사는 전미영(25·여)씨는 1년여 전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원피스를 주문한 뒤 택배가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택배는 예상 도착 날짜가 돼도 오지 않았다. 초조해진 전씨가 배송 추적을 해보니 택배는 지역 터미널(지역물류센터)을 떠돌다가 대전의 한 중심물류센터에 머물고 있었다.

전씨는 택배업체에 전화해 항의했지만 "확인해보겠다"는 답변만 들었다. 며칠 뒤에는 물품이 분실됐다는 황당한 말까지 들었다. 결국 전씨는 예상 도착 날짜로부터 열흘이나 지나서야 돈을 환불받을 수 있었다.

전씨는 "택배가 바로 오지 않고 전국을 떠도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기대했던 옷은 입어보지도 못 하고 잃어버린 꼴이 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2. 부산에 사는 임영호(70·가명)씨는 지난해 8월 아들에게 냉동 문어를 보내려고 한 택배 업체에 배송을 요청했다. 배송이 예정된 다음날 전화하니 엉뚱하게도 택배는 당초 목적지인 시흥이 아닌 이천에 가 있었다.

임씨는 문어가 상할까봐 직접 찾으러 가겠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택배 업체 측에서는 "운송품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없다"며 다음날 연락하겠다고 했다. 임씨는 사흘 만에 문어를 돌려받았지만 이미 심하게 부패한 상태였다.

최근 인터넷상에 '택배 버뮤다'라는 신조어가 퍼지고 있다. 수많은 항공기와 선박이 사라진 버뮤다 삼각지대로 택배가 빠진 것 같다고 비유한 말이다.

자신이 주문한 택배가 늦게 오거나 아예 분실돼 소비자들의 불만이 일고 있다. 특정 택배 업체의 안티 사이트가 만들어질 정도다.

지난해 8월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택배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택배를 이용할 때 '불확실한 방문 예정 시각 및 집화 시각 미준수'(36.4%)를 가장 불편한 점으로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한된 택배 이용 시간'(16.4%), '불편한 접수예약 절차'(11.7%) 등 다른 불편 사항보다 높은 비율이다.

업계에 따르면 택배 버뮤다의 1차적인 이유는 복잡한 택배 운송 체계에서 찾을 수 있다. 국내 택배들은 중심물류센터인 이른바 '허브(HUB)'를 거쳐 운송된다. 먼저 각 지역 터미널에 모인 물품을 더 큰 규모인 허브로 보내고, 이곳에서 목적지 분류 작업을 거쳐 다시 해당 지역 터미널로 옮긴다. 이후 소비자에게 배송한다.

이 과정에서 운송장이 훼손·분실되면 택배가 목적지까지 가지 못한다. 택배 업체 관계자는 주문한 사람이 직접 연락하기 전까지 물건을 보관하는 것 외에 다른 방도가 없다고 설명한다. '누적 화물'이라고 불리는 이 물품들은 최대 1~2년까지 허브에 머무른다.

운송장이 훼손돼 목적지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으면 전산 오류가 나 출발지로 돌아오게 된다. 이곳에서 또 전산 오류가 나면 택배가 여러 지역을 이리저리 떠돌게 된다. 배송할 택배가 몰려 물류센터가 과부하에 걸릴 때도 택배 배송 처리 속도가 늦어진다.

한 택배 업체 관계자는 "손으로 운송장을 쓸 경우 글자가 흐릿해져 제대로 주소를 파악할 수 없을 때가 있다"며 "택배 업체 직원의 실수로 운송장이 분실되거나 훼손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택배업체 관계자는 "전국에서 보내는 택배량이 하루 평균 300만~400만 건 정도 된다"며 "수시로 직원을 교육하고 분류 작업과 배송 추적도 정밀하게 하지만 소비자의 불만을 100% 해결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허브에는 택배를 자동으로 분류하는 설비가 있어 많은 물량을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며 "복잡하더라도 허브를 거쳐 배송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늘어나는 택배 수요에 맞춰 택배기사를 더 고용하는 등 서비스 공급량을 늘리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국내 택배물동량은 2010년 12여억 건에서 5년 새 25% 정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최종적으로는 수작업을 거쳐야 하는 택배업의 특성상 직원 숫자도 늘어나야 하지만 제자리 걸음인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택배 단가도 10년 전보다 낮아지고 택배 업체 직원들이 받는 처우도 많은 업무량보다 열악하다고 분석됐다.

이충수 광주대 물류유통경영학과 교수는 "택배 업체 직원들은 업무량에 비해 충분한 임금을 못 받는 등 여건이 안 좋은 상태다"며 "택배서비스 개선을 위해 직원을 더 뽑거나 봉급을 올리는 등 처우 개선도 문제해결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진 인하대 아태물류학과 교수는 "택배 업체 직원들은 보통 하루 할당량이 200건 이상인데 이는 1시간 당 20건을 배송해야 하는 수준으로 그 업무량이 지나치다"며 "지역 수요량에 따라 택배 업체 직원 인력을 재배치해 개인의 부담을 줄이는 것도 서비스를 개선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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