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겨울 상품 재고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백화점들이 신년 정기 세일이 끝난 지 일주일 만에 또 다시 대대적인 기획전에 나선다.
얼어붙은 소비심리로 기대에 못 미쳤던 신년 세일 성적을 만회하기 위해 겨울 정기 세일에 이어 신년 정기 세일, 겨울 패션 아이템 고별전, 때 이른 결혼 행사까지 끊이지 않는 ‘세일행진’이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17일까지 신년 정기세일 기간 동안 롯데백화점의 매출은(기존점 기준) 지난해에 비해 0.5% 신장했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각각 1.4%, 1.1%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신년세일(롯데백화점 7.2%, 현대백화점 6.1%, 신세계백화점 3.8%)에 비해 저조한 실적이다. 업계는 실적 부진 이유를 지난해보다 약 3주 뒤로 밀린 설 연휴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백화점 업계의 실적 저조는 패션업체들의 재고로 이어진다. 겨울 시즌 아우터 판매율은 50%에도 못 미친다. 아웃도어와 캐주얼은 40~50%, 남성복과 여성복은 30~40%, 골프는 30% 후반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윤달에 밀린 예비부부들의 혼수 수요가 매출을 이끌었다. 롯데백화점의 해외잡화(11.1%), 가구(7.3%), 주방용품(7.8%) 등 혼수 상품의 매출이 동반상승 했다. 신세계 백화점 역시 주얼리·시계 상품 매출이 12.5% 증가했다.
이에 백화점들은 대형 할인 행사를 지난해보다 2주 정도 앞당겨 진행해 재고 소진에 나서고 웨딩페어도 한 달 가량 앞당겨 신년 세일 실적을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23~29일 전점에서 메트로시티, 루이까또즈 등 유명 패션잡화 브랜드 제품을 최대 7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또 지난 해 보다 한 달 앞당겨 오는 23일부터 가구, 가전, 침구 등 혼수 상품을 최대 50% 할인한다.
행사 기간 수입 가구·대형 가전 등 프리미엄 혼수 상품을 10∼30% 할인 판매한다. 일부 인기 혼수 가구와 침구는 최대 50% 할인한 가격에 선보인다. 또 가전·가구·홈패션 구매 금액에 따라 롯데상품권을 제공한다.
이완신 롯데백화점 마케팅부문장 전무는 "웨딩 고객은 인당 평균 구매금액이 400만원이 넘을 정도로 백화점의 큰 손"이라며 "기대에 못 미쳤던 신년 세일을 만회할 기회로 보고 웨딩페어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동안 겨울 상품을 최대 70% 할인 판매하는 '굿바이 윈터 겨울 상품 마감전'을 연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설 기간 차이로 지난해에는 설 이후 진행하던 '겨울 상품 마감전'을 2주가량 빠르게 진행한다"며 "지난해 5개점에서 진행하던 행사를 전국 13개점으로 두 배 이상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목동점은 닥스·마에스트로·헤지스 등 LF 계열 패션상품 30억원 물량을 최대 60% 할인 판매한다. 무역센터점은 모피 6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모피 클리어런스 세일 특별전'을 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23~29일 본점에서 '컨템포러리룩 클리어런스' 행사를 열어 캘빈클라인플래티늄, 클럽모나코 등 컨템포러리 브랜드 의류를 최대 70% 할인 판매한다.
영등포점에서는 빈폴 의류와 잡화를 30% 할인하고, 30일부터 '남성 패션 클리어런스' 행사를 진행한다.
갤러리아백화점도 23~29일 '갤러리아 박싱위크'를 열고 이월·기획상품을 중심으로 최대 70% 할인 행사를 펼친다.
명품관은 겨울 시즌 마감 행사로서 비비안 웨스트우드·하쉬·아퀼라노 리몬디 등 해외 유명 패션브랜드 이월 상품을 최대 70% 저렴하게 내놓는다.
수원점은 '여성캐주얼 아우터 대전'을 열어 쉬즈미스·고세·벨라디터치 등을 40∼50% 싸게 판매한다. 타임월드는 28일까지 수입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 몽클레어와 나파피리를 각각 60∼70%, 30∼50% 할인한다.
권태진 현대백화점 마케팅팀장은 "본격적인 설 선물세트 판매를 앞두고 소비심리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기간"이라며 "대형행사와 프로모션 등을 집중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