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22일(현지시간) 매월 600억유로 규모의 국채를 매입키로 했다. 오는 3월부터 내년 9월까지 최소 19개월간 1조1400억유로의 돈을 풀겠다는 것이다. 이는 당초 예상되던 5000~6000억유로 선을 크게 웃돈다. 한화(韓貨)로 치면 매월 75조원, 약 1435억원에 달하는 양적완화(QE)가 이뤄지는 셈이다.
ECB가 이같이 파격적인 양적완화를 단행하는 것은 한동안 회복세를 보였던 유럽 경제가 다시 침체된 모습을 보이고, 지난달에는 유로존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디플레이션 조짐까지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달 유럽의 소비자물가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0.2% 하락하며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문제는 ECB의 양적완화가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냐 하는 점이다.
일단 정부는 긍정적으로 보는 눈치다. 유럽경제가 살아나면 우리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그 온기가 경제 전반에 미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IMF는 20일 발표한 수정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유로존의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10월 전망한 1.4%에서 1.2%로 0.2%포인트 하향조정했다. 특히 스페인을 제외한 독일(-0.2%포인트), 프랑스(-0.1%포인트), 이태리(-0.5%포인트) 등 주요국의 전망치를 일제히 내리면서 유럽경제 위기를 우려했다.
즉, 이같은 불투명한 유럽경제에 이번 QE가 돌파구 역할을 해 우리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경우 내수활성화 정책과 맞물려 상승작용을 함으로서 경제회복에 탄력을 줄 것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EU 수출규모는 500억달러로 중국(1407억달러), 미국(679억달러)에 이어 3번째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22일 인천자유구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유럽의 양적완화가 세계경제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진단한 바 있다.
다만 급격히 풀린 유럽자금이 국내로 들어올 경우 자본유출입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 수 있고 원화강세로 이어지면 수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