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김원대 한국거래소 부이사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한 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인도네시아 기업이 한국거래소에 상장하게 되면 한국시장에 대한 사업기회가 확대되고, 한국 상장기업이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말했다.
김 부이사장은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에서는 가장 크고 인구도 세계 4위인데다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성장잠재력이 매우 큰 국가"라며 "현지 기업과 한상(韓商) 기업들이 우리 시장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욕구가 많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인도네시아에 오기 전 신청을 받았더니 예상외로 20개 기업이 방문해달라고 요청이 왔다"며 "이번 설명회를 계기로 인도네시아에서 한국 상장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고조되는 분위기"라고 강조했다.
현재 인도네시아 1위 홈쇼핑업체인 레젤홈쇼핑(한상기업)과 코코아 가공업체인 골든체인이 올해 초 국내 증권사들과 주관사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김 부이사장은 그러면서 "올해 초 기업공개(IPO) 시장이 살아나고 있고 상장사례가 몇 개만 나와주면 연쇄적으로 다른 기업들에 영향을 미쳐 많은 상장기업들이 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해외기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라오스 한상기업 '코라오홀딩스'를 소개했다.
김 부이사장은 "2007년 11월 상장한 코라오홀딩스는 상장 당일 시가총액이 2380억 원이었는데 어제 종가(7일)기준 9660억 원으로 늘어나 4년 만에 4배 정도의 기업가치가 증대됐다"고 설명했다.
김 부이사장은 인도네시아에서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수 있는 자격요건을 갖춘 한상기업 숫자는 대략 40여 개가 될 것으로 추측했다.
그는 "코스피시장 상장 요건을 충족하는 기업을 파악한 결과 대기업이 투자한 기업을 빼고 순수하게 현지에서 성공한 한상기업 중 매출액이 1000억 원 정도 되는 기업이 30~40개 정도 된다"고 말했다.
한국 증시의 경쟁력에 대해선 국내 증시의 풍부한 유동성과 높은 증자 여력, 상대적으로 낮은 상장 유지 비용, 특정 업종의 높은 밸류에이션 등을 꼽았다.
그는 "우리나라 증시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 아시아에서 가장 풍부한 유동성"이라며 "홍콩이나 싱가포르 시장은 기관과 외국인이 중심인 시장인 반면 한국시장은 외국인, 기관과 함께 개인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개인들은 단기투자성형을 보이기 때문에 회전율이 높다"고 밝혔다.
김 부이사장은 또 "다양한 헷징 수단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며 "우리 시장은 다양한 파생상품을 상장해 있고, 그 파생상품의 유동성이 높기 때문에 우리 시장이 좋지 않을 때 파생상품을 통해서 헷징 할 수 있는 부분이 상당한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거래수수료는 물론이고 상장할 때 상장심사 초기 심사수수료, 상장되고 난 다음에 부과되는 연부과금이 세계 최저수준"이라며 "단순히 최저 수준이 아니라 주요 시장과 비교해 최대 10분의1, 평균적으로 4분의1 수준의 차이가 난다"고 강조했다.
김 부이사장은 아울러 "아시아 주요 거래소 중 가장 많은 21개 산업분야에서 높은 밸류에이션을 보이고 있다"며 "또 한국의 저금리 기조 속에 예금보다는 고위험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어 외국기업이 상장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