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조종림 기자] 트로트 가수 이애란(50)이 '짤방스타'에서 '벼락스타'가 됐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에서 '짤방'을 통해 수많은 네티즌들의 마음을 대변하던 그녀가 이제 팬심마저 가져갔다.
최근 이애란을 내세운 '전해라 짤방'이 폭발적인 인기다. 짤방은 '잘림 방지'의 줄임말. 인터넷 게시판 등에 글을 올렸을 떼 삭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는 것을 가리킨다.
'전해라'는 이애란의 노래 '백세인생'에서 반복되는 구절이다. "육십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젊어서 못간다고 전해라. 칠십세에 저 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할 일이 아직 남아 못간다고 전해라"라고 노래한다.
네티즌들은 "부장이 회식 자리에서 날 찾으러 오거든, 피곤해서 못 간다고 전해라" 등으로 패러디하며 솔직한 심정을 투영하고 있다. 짤방의 사진은 이애란이 작년 성인가요 프로그램에서 '백세인생'을 부르는 영상을 캡처한 것이다.
이애란은 '짤방'이 입소문을 타며 25년 무명의 설움을 단번에 날려버렸다. 이애란은 1990년 KBS 2TV '서울 뚝배기' OST로 데뷔했으나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2006년 첫 앨범도 실패했다.
이애란이 '백세인생'의 원곡 '저 세상이 부르면 이렇게 말하리'를 처음 부른 건 1995년. 작곡가 김종완씨가 만든 곡으로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다 김씨가 2013년 이 곡을 '백세인생'으로 편곡했고, 이애란이 이를 다시 부르면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올해 초부터 고속도 휴게소에서는 돌풍이었다.
이애란의 '백세인생'은 인기에 힘 입어 스마트폰 SNS 카카오톡의 이모티콘으로 출시돼 인기 1위를 달리고 있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라는 사실은, 지난 5일 MBC TV '무한도전'에 출연한 것으로 증명됐다. MC 유재석은 이애란을 보며 크게 반가워했고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는 순식간에 이애란으로 장식됐다.
이애란의 돌풍은 2000년 혜성처럼 등장했던 트로트가수 '신바람' 이박사를 떠올리게 한다. 이전에 일본에서 주목받은 이박사 역시 네티즌의 입소문을 타며 한국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다만 이박사가 키치적이고 전위적인, 독특한 개성으로 주목을 받았다면 이애란은 '장수시대', '피로사회' 등의 이슈와 맞물리며 공감대를 사는 방향이다.
최근 MC 송해의 헌정 공연에도 출연했던 이애란은 '무한도전'에 SBS TV '스타킹' 녹화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광고 계약도 눈 앞에 뒀으며 행사 출연료도 수 배 뛴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오전 현재 이애란이 '백세인생'을 부르는 상은 유튜브 기준 조회수 230만건을 훌쩍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