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열풍, 젊은 남자 더 심하다
서울 거주 성인 남녀 대상 로또 복권 구입 실태 설문조사 결과
한여름밤의
꿈은 결코 시들지 않았다. 1,000억원 이상이 내 품으로 들어올 거라는 기대 속에 전국민을 광기로 몰아넣었던 로또복권 10회차(2월8일).
그러나 당첨자가 13명이 나오면서 그 기대도 한풀 꺾이리라 예상됐다. 웬걸, 그때에 비해서 판매액이 다소 줄기는 했지만 ‘한방’을 노리며
은행과 복권방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여전하다. 본지가 지난 2월21일 서울에 거주하는 20세 이상 성인 남녀 52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오차율
±3.2%)를 실시한 결과, 젊은 사람 특히 남자들이 로또복권에 더 열광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열에
넷, “당첨되면 집장만”
전체 응답자 중에서 복권 구입 경험이 있다는 사람은 53.2%로 과반수가 조금 넘었다. 하지만 남성의 경우 61.2%가 구입해봤다고 답해,
45.2%에 그친 여성보다 월등히 높았다.
또 20∼30대 61.7%에서 40대 59.5%로 약간 낮은 구입률을 보이더니 50대 이상에서는 46.2%만이 구입해봤다고 답해 나이가
젊을수록 관심도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배팅금액에서도 남성과 여성은 차이가 났다.
여성의 경우 1만원 이하를 배팅한다고 답한 사람이 열에 일곱(67%) 정도로 12.000원∼20,000원을 배팅한다는 사람(23%)보다
훨씬 많았다. 하지만 남성의 경우는 1만원 이하(46%)와 12, 000원∼20,000원(38%)이 거의 비슷했다. 또한 조사대상자중에서
여성이 4만원을 초과해 고액배팅 한 경우가 3%인 반면, 남성의 경우는 그 배인 6%였다.
전체적으로 투자금액은 87%가 2만원 이하를 투자한다고 응답했다. 이 중에서 1만원 이하 투자자가 2대1 정도로 많았다. 22,000원∼40,000원을
투자한다는 사람도 8.5%나 됐다. 4.5%는 그 이상 투자한다고 밝혔다.
로또를 해보지 않았다는 사람들은 별 흥미를 갖고 있지 않다거나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라는 답이 대부분(87.2%)이었다. 그러나 이 사람들
중에서도 기회가 된다면 해 볼 생각이라는 답이 35%나 됐다.
로또에 당첨된다면 사람들은 “우선 좋은 집을 장만할 생각”이라는 답이 열에 넷(39%)으로 가장 많았다. 눈길을 끈 것은 “불우이웃을 돕는데
가장 먼저 쓸 생각”이라는 답이 20.7%로 그 뒤를 이었다는 것이다. 이 외에 창업(14.9%), 빚 탕감(13.5%), 세계여행(10.1%)
등의 답을 내놨다.
사람들은 그래도 1등에 당첨될 거라고 기대하는 쪽이 많았다. 응답자 가운데 8%는 “1∼2년 내”에 당첨된다고 답했다. 그리고 “적어도
10년 안에 된다”는 답이 15.5%였다. “정말 운이 없더라도 평생에 한 번은 될 것”이라는 답이 40%나 됐다.
1등 당첨 확률 814만분의 1. 확률상 거의 제로에 가깝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814만분의 1에 불과한 확률이지만 그
첫 번째가 나일 수도 있다”고.
김동옥 기자 aeiou@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