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정수남 기자] 2018년 하반기 정의선 총괄 수석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지난해 실적 개선을 보였던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1분기 분기순이익이 급감하는 등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드러났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주력인 현대차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5조3194억원, 영업이익 863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5.6%(1조324억원), 4.7%(390억원) 늘었지만 같은 기간 분기순이익이 5527억원으로 42.1%(4011억원) 급감했다. 이로써 현대차의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이익 역시 4633억원으로 44.1%(3662억원) 큰 폭으로 감소하게 됐다.
기아차의 성적은 더 나쁘다. 매출액을 제외하고 판매와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감소한 것이다.
◇ 기아차 실적 초라…순이익 60% 급감
기아차 역시 1분기 매출 14조5669억으로 전년 동기대비 17.1%(2조1225억원) 늘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 분기순이익은 각각 4445억원과 2660억원으로 25.2%(1495억원), 59%(3831억원) 크게 하락했다.
기아차의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이익은 이 기간 59%(6419억원) 크게 줄었다. 1분기 기아차 역시 세계 시장에서 전년 동기보다 228대 감소한 64만8685대를 판매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현대기아차는 판매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기차와 고급차 등 부가가치가 높은 차량 판매가 늘어 매출이 증가했다. 실제 3월 우리나라 전기차 수출액은 3억6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2억2200만 달러)보다 62% 급증했다.
다만,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에 따른 공장 가동 중단으로 인한 수급 차질과 마케팅 비용 증가 등로 현대기아차의 순이익이 크게 줄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이 본격화되는 2분기부터 유동성과 적정 재고 관리 등 손익 악화를 최소화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자동차산업 환경의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되면서 올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경영 안정화를 위한 위기대응 시스템 등 다양한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상대적으로 판매가 견조한 국내 판매를 늘려 해외 시장 하락을 만회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차는 2012년 사상 최고의 경영 실적을 달성한 이후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실적이 곤두박질 쳤다. 다만, 2018년 하반기 경영 전면에 나선 정 수석부회장이 고급차와 친환경차 판매 강화, 수출 지역 다변화 등을 추진하면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국내 10대 주요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경영실적이 전년보다 개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