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戰속 이라크 전쟁 - 이라크 전쟁과 세계 경제
세계 경제 뒤흔드는 이라크 전쟁
부정적 전망 많지만 단기간에 끝나면 국내외 경제 환경 개선 기대…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 해소와 단기 종전에 대한 기대감에 주가가
다소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전쟁이후의 경제전망은 전체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장기화 될 때는 물론, 단기전으로 끝나더라도
국내외 경제에 커다란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여러 시각의 경제전망 중에서 ‘한국경제연구원’과 ‘삼성경제연구소’의 분석
자료를 토대로 향후 국.내외 경제 발전 가능성을 타진해 본다.
국내경제전망 3가지 시나리오
전쟁을 시작한 미국의 입장은 이라크와 북핵 문제를 동일시 하고 있다. 그래서 이라크 전 다음은 북한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미국과 이라크전이
터지기 전부터 전쟁과 북핵은 동일선상에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 이었다.
한국경제연구원에서는 2003년 국내경제전망을 3가지 시나리오로 예상하고 있다. 첫번째는 미.이라크 전쟁과 북핵문제 모두 상반기 중 종결되는
시나리오다. 이럴 경우 경제 불확실성이 해소되므로 하반기부터 국내 경제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90~91년 걸프전 때처럼
종전 후 국제유가가 빠른 속도로 안정되어 상반기 중에는 배럴 당 36달러, 하반기에는 27.5달러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교역 신장률도 2002년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하여 주가지수는 상반기에 550선에서 하반기에 690선으로 뛸 것으로 보고 있다. 연간
성장률은 4.9%를 보이겠으며, 소비자 물가도 하반기 이후 하락하면서 연간 3.8%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나리오 2는 미.이라크전쟁 조기종결과 북핵문제 지속. 세계경제회복이 기대되고 국제유가도 점차 하향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기는 하지만 북핵문제
해소지연에 따라 소비, 투자심리 위축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계 및 기업의 경제심리 위축은 내수부진으로 나타나고 성장률은 3%대로
둔화될 것이나, 소비, 투자부진으로 수입이 감소하면서 경상수지는 약24억 달러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 - 2003년 상반기
36$/bbl, 하반기 27.5$/bbl)
최악의 상황인 시나리오 3은 미.이라크전쟁과 북핵문제가 지속되는 경우이다. 모든 부정적 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소비, 투자, 수출이
위축되고 성장률이 급락하며, 국제유가의 급등으로 물가불안이 확산되면서 스테그플레이션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성장률은 1%대로 급감하고 경상수지는 유가상승과 수출감소에 따라 약22억달러 적자가 예상된다. 물가는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제유가 2003년 상반기 36$/bbl, 하반기 40$/bbl)
세계 경제의 향방은?
삼성경제연구소의 ‘미.이라크 전쟁’의 장.단기전 영향에 따른 국제 정세 분석자료에 따르면 단기(3월 중 발발하고 4~6주내 종결)전일 경우,
국제정세의 불확실성 제거로 원유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세계 경제는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경제는 오히려 전쟁이
발발하지 않을 경우보다 더 빠르게 회복해 연간 2.7%대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낙관론이다.
기대대로라면 세계 경제 역시 미국경기 회복에 힘입어 3% 정도의 성장이 가능하다. 전쟁 종결시점의 엔화 및 유로화 환율은 각각 달러 당
120~125엔, 유로 당 1.0~1.05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전쟁의 조기 종결에도 불구하고, 불안 요인들이 남아 있어서 과거
걸프전 때와 같은 대대적인 달러화 강세나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쟁이 6개월 이상 계속되는 최악의 사태가 전개될 경우 세계 경제는 어쩔 수 없이 크게 침체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제유가는 배럴
당 40달러 대의 초유가를 지속할 것이고 세계경제는 1.5% 성장에 그치며 유가상승에 따른 물가상승으로 기업들의 생산비용이 높아지고 기업
수익이 악화될 것으로 점쳤다.
금리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인하 정책으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시현할 것이다.(현재 연방기금 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인 1.25%)일본,
유럽,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이 경기 회복을 위해서 경쟁적으로 통화를 절하할 것으로 보여지는데, 이들 국가 중 대미수출 의존도가 큰 한국과
태국 등과 싱가포르나 대만처럼 시장 개방 폭이 넓은 국가들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타격이 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고속성장을 지속해 온 중국도 전쟁의 충격을 흡수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여 아시아 국가들의 성장이 2~3% 낮아질 것이라는 비관론 적인
분석이 많이 나오고 있다.
국내외 정세 불안에 따른 정책대응
경기 전망이 나빠질수록 기업활동을 저하시키는 각종 요인들이 고용창출이나 투자증대에 악영향을 미쳐 상황을 더 심각하게 만든다. 그러므로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고려하여 대비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의 ‘최근 경제동향과 정책제언’이라는 보고서에서 법인세 인하는 최근 경기 상황을
고려해 보거나 중장기적인 기업경영여건 개선관점에서 바람직하게 보고 있다. 또한 기업투자 활성화를 통해 성장 잠재력을 제고시키기 위해서 시설투자
및 R&D 투자에 대한 세제혜택 확대의 필요성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행 임시투자세액공제 제도를 상시제도로 전환하고 그 대신 적용범위를 첨단기술설비, 에너지절약설비, R&D 등으로 한정시키는
방안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고있다.
단기전의 낙관론을 점치는 한국경제연구원의 ‘최근 경제동향과 정책제언’의 시나리오별 정책대응 방향을 살펴보면, 시나리오 1의 경우, 수출과
투자회복추세를 고려하여 통화정책 기조를 중립 또는 인하 편의(bias)를 유지하고 강한 회복세가 지속될 경우에만 콜금리목표 인상을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시나리오 2처럼 전쟁은 조기종결 됐지만, 북핵문제는 여전히 지속될 경우는 상. 하반기 모두 소극적 부양기조로 대응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상반기 중 금리 인하가 필요할 것으로 보여지며, 재정의 경우 국내 실물경제회복 정도에 따라 필요 시 추가 재정집행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가장 우려하는 전쟁과 북핵문제가 지속되는 경우, 실물경제의 지나친 위축을 방지하기 위해 금리인하와 재정지출확대가 불가피하다. 또한 유류수입관련
세금인하 등을 통해 유가 인하노력과 차량운행부제 등 유류 소비 절감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기업신용평가기관 무디스사는 한국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이미 하향 조정하고 있다. 경제상황 악화를 기정 사실화하고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함과
동시에 북핵문제 해소 노력을 증대해야 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은 의미심장하다.
박광규 기자 hasid@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