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 속에서도 수출은 회복세를 보이고, 증시는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지만 강화된 방역조치로 내수경기는 침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3분기 경기회복 기미를 보이면서 V자 반등을 기대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수출과 내수소비가 엇갈리는 K자형 충격이 굳어지는 모양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액은 163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6.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 평균 수출액은 19억2000만 달러로 11.9% 늘었다.
이 기간 반도체 수출이 52.1% 증가하는 등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었고, 자동차도 22.4%의 상승 폭으로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무선통신기기(59.6%), 자동차 부품(34.0%) 등도 수출 상승 흐름에 동참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정보통신(IT) 등 주력 품목이 힘을 내며 수출이 빠른 회복세를 보였으며,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과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들의 수출 회복세에 힘입어 국내 증시도 치솟고 있다. 이달 초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 2700선을 돌파하는 등 지난달부터 무려 20% 넘게 상승했다. 이달 들어서만 7차례나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 같은 뚜렷한 수출 회복세와 주식시장 호황에도 내수경기는 강화된 거리두기 조치로 극도로 침체되며 완전히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12월 경제동향에 따르면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며 거리두기 조치가 격상되기 시작한 11월 중순 이후로 신용카드 매출액 감소폭이 확대되는 등 소비를 중심으로 경기 하방압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하루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서는 등 최악의 경우 거리두기 방역조치 3단계 격상까지 거론된다. 연말 특수는커녕 자칫 1차(3~4월), 2차(8~9월) 유행 때보다 내수시장이 더욱 꽁꽁 얼어붙어 장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도 나온다.
재유행 충격은 고용 상황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10월 취업자 수는 42만1000명이 감소하면서 전월(-39만2000명)보다 감소폭이 확대됐다. 코로나19가 본격 유행하기 시작한 지난 3월 이후 계속해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이라면 11월 취업자 수도 큰 폭의 감소가 예상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정보통신기술의 도약과 비대면 수요의 증가로 관련 분야는 수출 회복세를 주도하고 있다. 반면 음식·숙박, 도·소매업 등 대면 산업은 기나긴 터널에서 빠져나올 줄 모른다. 두 분야의 희비가 엇갈리면서 K자형 충격에 의한 양극화로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된 상황에서 방역조치까지 3단계로 격상되면 비대면 분야는 성장을 거듭하지만 가뜩이나 충격이 큰 대면서비스는 회복의 기대마저 꺾일 수 있다.
정부도 대면과 비대면, 내수와 수출에 차별적인 영향을 주는 K자형 충격이 양극화로 이어지면서 우리 경제에 장기적인 불확실성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코로나19 불확실성에 대비해 확장적 거시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자산버블, 양극화 확대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강화하겠다"며 "어려움을 겪는 대면·서비스 업종, 영세자영업자 등에 대한 지원이 보다 강화될 수 있도록 더욱 세밀히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