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기관 매도에 투자심리 위축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우려에 외국인의 매도세가 계속되면서 코스피가 결국 3100선 마저 붕괴됐다. 투자업계에서는 당분간 하락세를 이어가겠지만, 그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는 3097.83에 마감했다. 전 거래일(3158.93) 대비 1.93% 하락한 수치다. 앞서 코스피는 외국인의 매도세에 하루를 제외하고 10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특히 전날에는 기관의 매도세도 커지면서 매물이 출회됐고, 투자심리도 위축되면서 하락폭이 2%대 가까이 커지면서 3100선 밑으로 밀린 것으로 분석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 개시 계획을 시사했는데 그 영향으로 풀이된다. 18일(현지시간) 연준이 공개한 지난달 27~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경제가 예상대로 폭넓게 회복할 경우 올해 안에 자산매입 속도를 줄이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이후 뉴욕과 일본, 대만 증시 모두 하락했다. 코스피는 물론 코스닥도 1000선이 붕괴됐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1021.08)보다 29.93포인트(2.93%) 내린 991.15에 마감했다. 둘다 모두 개인의 매수세에도 외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큰폭으로 하락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여전히 금리 인상에 대해 신중한 표현을 쓰는 등 시장 안정을 위한 노력을 했지만 FOMC의사록으로 9월 테이퍼링 발표를 시사한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그동안 유동성으로 인해 상승했던 자산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테이퍼링 불확실성이 재차 부각된 영향으로 하락 압력을 받겠지만 그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지난주 증시 급락을 주도했던 반도체 업황에 대한 과도한 불안감이 완화되는 점에 주목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전일 미국 금융시장에서 지난달 FOMC의사록 공개 이후 달러화도 제한적인 강세를 보였다는 점은 외국인 순매도 강도를 약화시킬 수 있을 것 같다"며 "2분기 실적 시즌이 종료되면서 향후 예정된 주요국 경제지표와 연준 위원들의 발언 등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인데, 주요 신흥국 중 코로나 델타 변이 확산 속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하더라도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여타국보다 과하다"며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주식시장에서 모멘텀을 주요 요소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코스피는 단기 급락이 진정되며 재차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일정 수준을 회복한 이후가 고민"이라며 "Fed의 진정한 속내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고용시장이 만족할 만큼 회복하기 전까지 완화적 입장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주식시장 추세는 10월까지 미국 고용지표 발표와 주식시장 참가자 해석에 따라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