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국내 중소기업이 코트라의 현지 지원을 통해 러시아에서 차량용 요소수 제조를 위한 요소를 확보했다. 국내 요소수 품귀 사태 이후 러시아에서 요소를 확보한 것은 처음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공업용 요소수 제조사인 에이치플러스에코는 지난달 말 서부 러시아의 최대 요소 공급업체인 A사와 400t의 요소 수입 계약을 체결했다.
요소 400t은 요소수 120만ℓ 정도를 생산할 수 있는 물량이다. 10ℓ를 기준으로 12만대에 나눠 주입할 수 있는 정도다.
이에 따라 이달 말 첫 수입 물량이 부산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재 협의를 진행 중인 장기계약을 통해 매달 일정 물량을 들여올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업체는 당초 차량용 요소를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주로 수입해왔지만 최근 수입 다변화의 필요성을 감지하면서 요소수 수급 파동이 본격화되기 전부터 러시아에서 요소를 수입하는 방안을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요소수 품귀 사태가 벌어지면서 중국 이외의 국가로부터 요소 수입 다변화 문제가 부각된 이후 러시아로부터 물량을 수입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해당 기업이 요소수 수입하는 과정에서 계약이 성사된 것은 코트라의 지원사격도 한 몫했다. 에이치플러스에코의 요청에 따라 코트라 모스크바무역관이 지난 5월 러시아의 요소 공급업체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고 온라인 상담 주선 등을 통해 해당 공급업체와 협의가 이뤄질 수 있었다는 게 해당 업체의 설명이다.
박윤홍 에이치플러스에코 상무는 "저희 회사는 월 400-600t 정도의 원료를 쓰는데 이번 수입 물량은 저희 공장에서 쓰기에 충분한 물량"이라며 "그동안 러시아 요소가 거의 들어온 적이 없었고 이번 중국발 품귀 사태가 벌어지면서 저희가 발빠르게 작업해 수입이 성사됐다"고 말했다.
또 "큰 (수입)회사들은 쉽게 움직일 수 있는데 중소기업은 빠르게 움직이기가 쉽지 않다. 그런 측면에서 코트라가 협업을 해줘 전화, 메일 등을 통해 계약이 이뤄질 수 있었다"며 "현재 12월 이후 1월 선적 등에 대해 계속 이야기하고 있다. 장기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코트라 관계자는 "대기업이 아닌 국내 중소 제조사가 코트라 무역관의 현장 지원으로 러시아 시장을 처음 개척하게 됐다"며 "중소기업과 코트라, 주러시아대사관, 산업업통상자원부 등이 원팀이 돼 민관 협력체계 가동을 통해 거래가 성사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례로 자원이 풍부하고 지리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지닌 러시아를 요소 물량 확보뿐 아니라 향후 전략적인 수입 대체시장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