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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백세】 노화보다 위험한 ‘노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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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적 인지적 기능 저하로 다양한 질환 위험 높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노쇠는 불가학적인 노화와는 다르게 기능이 감퇴해 다양한 질환의 위험이 높아진 상태를 말한다. 프라이드 노쇠 표현형 모델은 의도하지 않은 체중 감소, 근력 감소, 피로, 느린 걷기 속도, 낮은 신체 활동이라는 5가지 기준으로 노쇠를 평가한다. 노쇠는 신체적 인지적 기능 저하로 일상생활 활동 수행 능력이 떨어지며 사회적 고립을 유발한다. 

 

노인의 변비 노쇠 신호

 

노쇠를 예방하려면 규칙적인 생활 습관과 균형있는 식사, 유산소와 근력 운동, 금연과 절주, 스트레스 관리 등을 통해 젊을 때부터 꾸준히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쇠는 부족한 신체 활동량, 영양 섭취 불균형, 수분 섭취 부족 등으로 인해 생긴다. 이는 변비의 원인이기도 해서 변비와 노쇠는 상관관계가 있다. 노인의 변비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서는 안되는 이유가 노인의 변비는 노쇠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장일영·정희원 교수, 소화기내과 임지혜 전문의는 만 65세 이상 노인 1,300여 명을 대상으로 변비 여부와 신체 노쇠의 상관 관계를 분석한 결과, 신체 노쇠 노인 중 변비 환자 비율이 건강한 노인보다 4배 이상 높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강원도 평창군 보건의료원과 함께 강원도 평창군에 거주하고 있는 만 65세 이상 노인 1,277명의 변비 여부와 신체 노쇠 정도를 조사했다. 변비 여부는 국제 변비 진단 기준을 활용해 복부 통증 빈도, 배변 빈도, 변의 모양 등을 설문 조사했다. 신체 노쇠 정도는 주관적 피로감, 낮은 활동성, 보행 속도 및 악력 저하, 몸무게 감소를 종합적으로 분석 평가했다. 그 결과 전체 조사 대상 노인 중 344명(약 27%)은 건강했고, 738명(약 58%)은 노쇠 전 단계, 195명(약 15%)은 노쇠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노인 중 136명(약 11%)이 변비 환자였다. 건강한 노인의 경우 변비 환자가 약 4.4%(344명 중 15명)인 반면 노쇠 노인은 약 18.5%(195명 중 36명)로 약 4.2배 높았다. 노인 변비 환자들은 주관적 피로감, 활동성, 보행 속도, 악력 저하, 몸무게 감소 등 노쇠 세부 지표에 해당하는 비율도 최소 1.1배에서 최대 1.7배 더 높았다.
신체 노쇠는 노화 축적에 의한 결과로, 신체 기능이 떨어져 향후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거나 낙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증가된 상태를 말한다. 노인이 신체가 노쇠해지면 결국 여러 질환으로 이어져 병원 입원 기간이 길고 장애 발생 위험, 치료 후 합병증 발생 위험, 사망 가능성 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통계, 연구 결과도 있다.

 

이동장애 위험성 높아

 

이동장애는 근감소의 지표가 되기도 하는데 이는 곧 노쇠 위험이 높음을 의미한다. 경희대 융합의과학과 김미지 교수팀이 전국 10개 병원을 통해 만 70~84세 노인을 대상으로 6년간 노쇠 실태를 분석한 결과 이동 장애가 있는 경우 전 노쇠나 노쇠에 빠질 위험성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3.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나이에 따른 노쇠 위험성은 1.09배 높았다. 여성은 남성보다 신체 활동이 적고 우울증에도 더 취약해 노쇠 위험성이 1.75배 더 높았다. 시골 거주자는 1.88배 더 높았다. 다양한 약물 복용, 사회 활동 저하, 씹는 능력 등도 노쇠의 위험요인으로 지목됐다.

 

전 노쇠 상태에 있는 경우 ‘삶의 질’이 노쇠 예방에 큰 영향을 미친다. 연구에 따르면 삶의 질이 좋다면 다시 건강해질 가능성이 4.91배 높았다. 교육 수준이 높거나 사회 활동이나 종교 활동도 다시 건강을 되찾는 데 효과적으로 나타났다. 계란 흰자 등을 통해 섭취할 수 있는 알부민 농도가 짙은 사람은 건강해질 가능성이 1.73배 높았다. 

 

수산물도 노쇠 예방에 도움이 되는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김양하 교수팀이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65세 이상 노인 3,675명을 대상으로 노쇠 상태를 분석한 결과 여성 노인이 수산물 섭취를 늘리면 노쇠 위험이 절반으로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 교수팀은 하루 수산물 섭취량을 기준으로 노인을 세 그룹으로 나눴다. 남녀 노인 모두 수산물 섭취량이 많은 그룹일수록 에너지 섭취량이 많았다. 또 여성 노인의 수산물 섭취량이 많을수록 지방에서 얻는 에너지 비율이 높았다. 수산물 섭취량이 가장 많은 여성 노인 그룹의 노쇠 위험은 가장 적은 그룹의 절반이었다. 충분한 수산물 섭취가 여성의 노쇠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뜻한다. 연구팀은 수산물은 동물성 단백질과 오메가3 지방, 비타민 D, 칼슘 등 미네랄 등의 주요 공급원으로 뇌 기능을 비롯한 기능 저하 개선에 효과적인 것으로 분석했다. 

 

혼자 식사하는 노인 더 빨리 늙는다

 

갑상선 기능 장애 환자의 경우 노쇠 예방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에 따르면 내분비내과 이정민 교수팀은 우리나라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통해 얻은 50세 이상 남녀 2,416명의 건강영양정보와 갑상선 기능 검사 자료를 바탕으로 갑상선 기능과 노쇠의 연관성 분석을 시행했다. 연구팀이 프라이드 노쇠 표현형 모델을 활용해 대상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갑상선 기능 항진증 및 무증상 갑상선 기능 항진증을 가진 인구에서 노쇠의 증가가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 있는 연구 대상의 유리티록신(FT4) 수치가 높을수록 노쇠 위험 증가와 더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의 경우 유리티록신(FT4) 수치가 낮고 갑상선자극호르몬(TSH) 수치가 높으면 노쇠와 관련이 있었던 반면, 무증상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있는 경우에는 노쇠 위험 증가와 연관성은 없었다.

 

사회적 고립과 고독 등 정신건강적 측면도 노쇠에 영향을 미친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송윤미 교수·박준희 임상강,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 공동 연구팀이 70~84세 노인 2,072명을 대상으로 식사 유형에 따른 노쇠 변화를 2년이 지난 후 비교 분석한 결과 혼자서 밥을 먹는 노인들이 더 빨리 늙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참여한 노인들은 당시 체중, 근력, 보행속도 등 노쇠를 측정하는 지표들을 기준으로 노쇠에 해당하지 않았다. 혼자 밥을 먹는 비율은 첫 번째와 두 번째 조사 결과 모두 17.0%(353명)였다. 연구팀이 혼자 식사하는 노인과 함께 식사하는 사람이 있는 그룹의 노쇠 정도를 비교 분석한 결과 함께 식사하는 사람이 있었다가 2년 후 혼자 식사하게 된 그룹(136명)의 노쇠 발생 위험은 계속해서 함께 식사하는 사람이 있는 그룹(1583명)과 비교해 61% 높았다. 연구팀은 혼자 식사하는 과정에서 생긴 우울감이 영양결핍, 사회적 고립을 불러 결국 노쇠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노쇠 진단의 지표 중 체중이 감소할 위험이 ‘혼밥 그룹’에서 3배 정도 증가했다. 특히 여성 ‘혼밥군’에서 극도의 피로감과 보행 속도 감소가 발생할 확률이 각각 1.6배, 2.8배 높아졌다.혼자서 식사를 지속한 그룹은 노쇠 지표 중 체중 감소(2.39배)와 근력 감소(2.07배)가 컸던 반면 연구 시작 당시 혼자 식사하다가 2년 후 밥을 함께 먹는 사람이 새로 생긴 그룹(136명)에서는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는 비율이 유의하게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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