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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해외창업 열풍- 칭다오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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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쳐나는 한국인들로 ‘중국 속의 작은 한국’을 형성하고 있는 칭다오. 이곳에서 과연 ‘장밋빛 청사진’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칭다오로 간 한국 소자본 창업자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성공과 애환, 고난과 역경 등을 들어보았다.

한국인의 매운맛으로 중국을 사로잡다
떡볶이 좌판으로 프랜차이즈까지, 왕대박 ‘서울김밥’ 정광진 사장
“매운 음식 먹는 중국인은 사천사람 밖에 없다고들 했다. 하지만 나는 중국인의 입맛을 바꾸었다.” 한국의 떡볶이 좌판을 그대로 옮겨와 중국인의 미각을 사로잡은 ‘서울김밥’의 정광진(37) 사장의 말이다.

입구에 당당히 걸린 한글간판과 펄럭이는 태극기, 빼곡히 도배된 한국영화 포스터, 곳곳에 붙은 ‘한국인 주인이 운영하는 가게’라는 메시지 등 강렬한 시각적 자극으로 일단 시선을 사로잡는 ‘서울김밥’은 즉목시장의 명소답게 아침 시간에도 끊이지 않는 ‘손님의 물결’을 보여주며 범상치 않은 대박집의 기운을 뿜어냈다.

3평 정도의 규모로 백화점 입구에 자리 잡은 이 점포의 분위기는 한국 거리의 여느 노점과 다를 바 없다. 넓은 철판에 빨간 떡볶이가 익어가고 김이 올라가는 오뎅꼬치가 나란히 놓여있다. 종이컵 오뎅국물을 손에 쥔 손님들이나 순대를 써는 종업원의 손놀림 등 이 보다 더 낯익을 수 없는 풍경이다.

떡볶이 오뎅 순대 김밥 등 한국의 대표적인 거리 분식들이 주 메뉴인데 맛도 크게 다르지 않다. 조금 덜 매운 떡볶이라고 할까. 정 사장이 중국에서 떡볶이 노점을 차린 것은 3년 전. 한국 떡볶이 노점이 중국에 건너간 최초 사례였다. 처음엔 맵다고 손을 젖던 중국인들이 다시 찾아왔다. “사람 입맛은 다 똑같다”는 정 사장의 지론이 통한 것이다.

정 사장의 ‘차이나 드림’은 단박에 실현된 것이 아니다. 8년 전 실내조명 관련직으로 중국에 들어와 한국옷 의류도매를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 떡볶이로 승부를 정하고는 정신없이 공부했다. 인터넷을 뒤지고 자료를 모으고 발품 팔아 조언을 듣고 배웠다. 국군복을 입는 등 한류 아이템을 폭넓게 활용하고, 고추장 등 주요 재료는 한국에서 가져다 쓰는 등 차별화를 위한 투자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단박에 유명집으로 떠올라 중국 언론도 많이 타게 됐다.

현재 ‘서울김밥’의 순수익은 한국돈으로 월 400~500만원. 중국의 도시 노동자 평균임금이 12~15만원 정도, 떡볶이 1인분에 한국돈 700원 가량인 점을 생각할 때 놀라운 수익이다. 주말에는 손님이 1,00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정 사장은 사업의 성공세를 타고 ‘한국분식’을 타이틀로 프랜차이즈를 구상 중이다. 하루에도 몇 명씩 문의가 온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공은 “10명 중 1명”이라고 정 사장은 강조한다. “중국은 노점이 허용되지 않는다. 정식 가게라도 위생증이 없으면 안 되는데 위생증 따기는 하늘에 별 따기다”며, “올림픽을 앞두고 있어 길거리 정화 차원에서 소규모 점포를 규제하는데다, 식당의 경우 7만불을 투자해야 하는 사정이다”고 제도적 어려움을 설명했다. 정 사장이 백화점을 끼고 노점을 연 것도 백화점 상권에 소속돼 보호받기 위해서다. 중국에서 부딪히고 깨지면서 터득한 무수한 노하우 중 하나다.

정사장은 대박집의 진정한 비법을 이렇게 말한다. “1평짜리 가게라도 고민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죽는다.” 국경을 초월하는 불변의 진리다.

한국의 교육열풍, 특례입시 학원 특수
대한학원 조준용 원장 · 세한학원 박수철 원장
칭다오에서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는 분야 중 하나가 ‘학원사업’이다. 칭다오시 부주남로 근처 명인광장은 특히 한국인들이 밀집돼 있는 지역으로 유명하다. 현재 3군데가 운영 중인데, 적은 자본으로 고소득을 올리고 있어 국내의 학원사업자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그림2왼쪽> 미국 중국 한국 등 ‘특례입시’를 전문으로 운영된다. 전 수강생이 한국인이며, 부모가 주재원이나 자영업자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부모들을 따라 왔다가 나중에 한국으로 되돌아가는 경우가 많아 한국식 교육을 받고 대학도 미국 한국으로 선호한다. 상대적으로 낮은 교육을 하는 중국식 교육을 우려하는 부모들에게 특례입시 전문 학원은 ‘학교 그 이상’ 이다.

대한학원 조준용(39) 원장은 서울 송파구 오금동에서 4년간 입시학원을 운영하다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칭다오로 왔다. 연고지도 없는 곳에 무작정 1년 전 창업비용 5,000만원으로 ‘대한학원’을 차려 월 순수익 1,000만원을 올리고 있다. 한국에서 2~3억을 들여도 유지하기 힘든 걸 감안하면, 상당한 ‘성공’이다.

100% 한국식 교육으로 강사 수급은 한국에서 채용한다. 하지만 아직 한·중간 교육수교가 안돼 어려움이 많다. 때문에 중국 학교에서 자매결연을 맺고 허가를 내는 식으로 불투명하게 운영된다. 조 원장은 “사실상 학원운영은 한국보다 훨씬 낫지만 교육 외에 다른 것들, 예를 들어 분교권 유지를 위해서 공무원에게 뒷돈을 대는 것은 물론 중국당국과의 문제처리 에도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고 말한다.

3년 전 ‘세한학원’을 개원한 박수철(39) 원장도 “중국은 특성상 체류 경험이 없고 콴시(속칭 ‘빽’ ‘인맥’)가 없으면 사업 기반 다지는데 힘들다”면서 “투자비 1억 중 반이 중국 당국의 로비에 쓰여 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털어놓는다.

하지만 이들은 칭다오에서의 학원사업이 ‘장밋빛 청사진’이기는 하나, 그보다 ‘보람’이라는 더 큰 소득을 얻었다고 입을 모은다. 수입은 한국보다 조금 나은 형편이지만, 한국에선 느끼지 못했던 교사로서의 자부심이나 긍지, 보람을 찾았다는 것이다.

대한학원 조 원장은 “한국 아이들은 학원을 ‘이용수단’으로 보지만 중국은 ‘생활수단’으로 여긴다. 학원 강사도 학교 교사와 똑같이 존중하며 따른다. 교육의 질이 떨어져 가르칠수록 앎의 즐거움을 찾는 아이들을 보면서 자정까지 일해도 힘든 줄 모르고 일하게 된다”고 말한다. 세한학원 박 원장 또한 “아이들이 교사를 바라보는 시선은 선망의 대상이다. 내가 아이들에게 대하는 것은 일종의 마약과도 같다”면서 “수입보다 한국서 느낄 수 없었던 가르치는 보람과 재미를 찾았다”고 말한다. 이미 북경에 한국인 명의로 설립된 학원이 한 곳 생겨, 향후 전망도 밝게 내다보고 있다.

“진품 동대문 표 의류, 비쌀수록 잘 팔려요”
한국옷 고급 마케팅으로 성공한 강미애(31) 사장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릴 것이라고 예상됐던 옷 장사로 월 수익 1,000만원을 올리는 젊은 부부도 있다. 즉목시장 내 ‘한국상품도매성’에서 남편과 함께 옷 가게 두 곳을 운영하고 있는 강미애(31) 사장. 오랜 경험으로 옷 장사로는 일가견이 있지만, 인천 부평에서 운영하던 옷 가게가 사정이 좋지 않아 칭다오 땅을 밟았다. 위험부담 때문에 부평점을 현재도 운영하고 있지만, 비싼 값에도 의외로 장사가 잘돼 아예 정리하고 칭다오로 이전할 예정이란다.

요즘은 동대문 옷도 중국서 만들어 팔아 인기가 없을 것 같지만, ‘한국산 진품’만은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고. 중국인에겐 비싼 값이지만 동대문표 진품을 한국 연예인들이 입고 나온 옷을 똑같이 구해 빠른 시일 내에 공급하는 게 장사 비결이다. 환률 차이에 상관없이 무조건 100:1의 비율로 물건 값을 매겨 젊은층의 인기가 높다. 강 사장은 “처음엔 단가가 비싸서 힘들었는데, 한류영향으로 한국제품 선호도가 높고 비싸도 품질과 디자인만 좋으면 산다는 인식 때문에 요즘은 장사할 맛 난다”고 말한다.

알았다, 노력했다, 투자했다, 성공했다
투자비용 1억5천 연매출 7~8억의 신화를 이룬 고급한식당 ‘청사초롱’ 이경수 사장
<그림5오른쪽> 칭다오의 한국간판 중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이 한식당이다. 드라마 ‘대장금’ 열풍으로 한국음식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진데다, 깨끗하고 고급스러운 상류층 음식이라는 이미지가 더해지면서 한국음식 전문점은 비교적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성공을 거둔 경우가 향항중로에 위치한 ‘청사초롱’ 이경수(44) 사장이다.

‘청사초롱’은 칭다오에서 유명한 고급 한식당이다. 작은 호텔에 입점한 이 음식점의 주고객은 물론 중국인이다. 성공한 음식점의 공통점인데, 그래서 칭다오에서 사업을 하는 한 한국인은 “뒤통수에서 중국어가 계속 들려야 되는 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2000년에 개업해, 한국평수 180평에 한국돈 1억5천만원의 투자비용을 쏟은 ‘청사초롱’은 연매출이 7~8억원에 이르는 수익을 올리고 있다. 그야말로 꿈이 실현된 경우다. 이 사장은 “한국인들이 중국에서 사업을 하면 통상 6~9년가량 고전을 한다는데 나는 3개월만에 바로 이익을 봤다”며, “운이 너무 좋았다. 나는 특별한 상황이다”고 거듭 보편화를 경계했다.

특이하게도 이 사장은 투잡으로 시작해 성공반열에 올랐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했던 그는 다니던 회사가 칭다오 공장을 건립하면서 출장을 오고가게 됐다. “우연한 기회에 소개를 받고 입점했다”고 이 사장은 말하지만 중국인과의 관계를 잘 다져왔기 때문에 기회가 찾아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 기회는 결코 우연이 아닌 듯 하다.

“중국은 안 되는 것도 되고 되는 것도 안 되는 나라다. 콴시라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파악했다”는 이 사장은 독학으로 중국어를 1년6개월만에 터득하고 중국인 친구를 많이 만들었다. ‘콴시’가 이 사장의 첫 번째 성공비결이었다면, 두 번째 노하우는 과감한 투자였다. “투자를 하고 이익을 얻을 생각을 해야 한다. 한국 주방장에게 최고 대우를 했기 때문에 빨리 주방을 구축할 수 있었다”고 이 사장은 말한다.

중국에서 사업하면서 가장 힘든 점을 이 사장은 직원관리로 꼽았다. “사회주의 잔재가 남아 있어서 내 할일만 하는 경향이 심하다. 한국식 서비스 마인드를 심어주는 것이 너무 힘들다”는 것. 더군다나 중국내 인건비와 재료비가 계속 상승하고 있어 마진 30%대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고 호소했다.

“이영애 덕 좀 봤죠”
땀으로 일군 뜻 깊은 절반의 성공 ‘가마고을’ 조영애 사장
“소자본 창업을 꿈꾸고 들어오는 사람들은 말리고 싶다.” 향향중로에 자리잡은 한식당 ‘가마고을’ 조영애(39) 사장의 첫마디였다. 한국음식 열풍이라고 모두가 달콤한 성공만을 거머쥐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대중한식당을 연상시키는 ‘가마고을’은 중국인 단골들이 끊이지 않는 안정된 가게다. 창업비용 2~3,000만원에 월 2~300만원을 벌어들이니 상당히 괜찮은 수익이지만 조 사장은 “만족스럽지 않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열심히 뛰면 내 인건비 정도는 나온다. 하지만 돈을 많이 벌 것이라 생각하면 안 된다. 지금 홍콩화원(한인밀집지역)에 가보면 반 이상이 가게를 내놨다. 내가 식당을 오픈한 이후 열대여섯개 식당이 생겼고 6개월만에 주인이 2번 바뀐 식당도 봤다.”

한국에서 간호사였던 조사장은 10여년전에 자녀의 중국어 교육을 위해 칭다오를 왔다. 현지어를 익히기 위해 “정말 코피 터지게 공부했다”는 조 사장은 소자본 창업자라면 ‘대박의 꿈’보다는 현실을 냉철히 보고 살아남기 위해 “죽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에서 할 거 없으니까 중국에 가보자는 태도는 안 된다. 시장조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국문화를 이해 못하면 결코 중국을 공략할 수 없다.”

한국식 불판을 설치해주는 전문업체가 있을 정도로 칭다오에 한식당은 넘쳐난다. 하지만 중국문화에 대한 몰이해 때문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는 특화된 메뉴를 선보이는 전문점이 잘 되지만 여러 가지 음식을 푸짐하게 시키는 중국인에게는 문어발식 메뉴가 오히려 먹힌다. 인건비가 싸다는 이점 때문에 종업원만 왕창 쓰고 주인이 안일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조 사장은 이것이 망하는 지름길이라고 경고했다.

조 사장은 인터뷰 중에도 손님들과 쉬지 않고 대화를 나누며 ‘단골 챙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대장금이 인기 많은데 내 이름이 영애라서 손님들이 그걸로 농담을 많이 한다”는 조 사장은 “한류열풍으로 재미를 봤다”고 말한다. 하지만 카운터만 지키고 앉은 주인이었다면 ‘영애’라는 이름의 메리트는 살리지 못했을 것이 틀림없다.

생각보다 많은 돈을 벌지 못한다는 점에서 실망스럽지만 조 사장은 중국 생활에 만족한다. “한국 여자들은 중국 오면 대체로 다시 돌아가기 싫어한다. 밥 하는 아줌마, 애 보는 아줌마 따로 쓸 만큼 인건비가 싸니 가사일에서 자유로워진다. 제사니 시댁과의 관계니 하는 여자를 압박하는 가부장제도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는 것. 그래서 결론적으로 조 사장의 ‘칭다오행’은 절반의 성공이다.

아는 사람말만 믿고 왔다 ‘낭패’
안정 찾고 있지만 한국인 상대 한계 느낀다는 ‘후다닭치킨’ 김영준 사장
남의 말만 듣고 무조건적인 ‘차이나 드림’만을 꿈꾸고 왔다가 큰 낭패를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국에서 건축자재 제조업을 했던 김영준(40) 사장은 IMF로 원자재 값이 폭등하는 바람에 사업을 접고 친척의 권유로 동업을 해보자는 제안을 받고 무작정 따라왔다.

하지만 계획대로 일은 진행되지 않았고 그렇게 1년을 허송세월을 보냈다. 그러는 사이 가지고 있던 돈도 웬만큼 탕진하고 올해 5월 어렵게 치킨점을 차렸다. 김 사장은 “아는 사람 말만 믿고 왔다가 되는 일은 없고 1년간을 쉬면서 책이라도 한 권 쓸 만큼의 큰 고통과 아픔을 겪었다”면서 “중국을 못사는 나라, 기회의 땅이라고 생각하고 오는 사람들이 있다면 환상을 버리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낮은 목소리로 말한다.

그는 “한국인이 실제 중국서 사업하기엔 제도적으로 어려움이 많고, 중국 현지인의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사기 위험도 도처에 깔려 있다”며 “중국 사업이 결코 녹록치는 않다”고 말했다. 고용 임금이 싼 대신, 이직을 밥 먹듯 하는 조선족에 대한 불만도 있다. 특별한 이유도 없이 어느 날 갑자기 그만두는 종업원이 많아 곤란을 겪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총 3,000만원을 들여 현재 월 200만원의 수익을 올리고는 있지만, 손님의 90% 이상이 한국인이라, 장기적인 가게 안정에는 불안정함을 갖고 있다. 가격이 비싸 중국인들 상대로는 수지가 안 맞는다는 것이다.

환상을 깨라
쓰라린 실패는 화려한 성공보다 훨씬 만다. 1년 전 중국에 진출해서 식당업을 하던 서미영(32) 사장은 현지실정이나 시장수요 등을 정확히 파악 못하고, 내부 종업원과의 갈등으로 실패했다. 서 사장은 주로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설렁탕집을 운영했다. 그러나 얼마 안가 매출부진으로 허덕이다 결국 1년을 못 넘기고 문을 닫고 말았다. 철저한 현지 시장분석을 못하고 수요도 제한된 한국인들을 상대로 한 것이 실패의 원인이었다.

김석천(50) 사장은 3년 전 한류바람을 타고 한국스타일의 의류전문점이 잘 될 것으로 파악하고 외곽지역에 쇼핑몰을 일부 분양받아 의류점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의류사업의 특성인 상권파악을 소홀히 하고 홍보와 마케팅에 실패하면서 막대한 손실을 입고 사업을 접어야 했다.

이미선(38세) 사장은 한국 보세 옷가게를 창업했다가 실패의 쓴 맛을 봤다. 보따리 무역으로 옷을 실어 나르며 보세옷 가게를 운영했지만, 현지 젊은이들의 유행 패턴을 이해하지 못한데다 물건 사입 등도 체계적이고 제 때에 수급도 원활하지 않아 결국 1년도 못 버티고 문을 닫고 말았다.

이렇게 한국인의 실패율이 높은 것은 요소요소에 한국에서는 이해 못하는 사회 문화적 변수등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업 준비와 사업타당성검토 부족 혹은 현지 법규나 행정규제, 현지 트랜드 파악 부족 등으로 실패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막연히 13억 인구라는 방대한 시장과 상대적으로 싼 임금, 낮은 물가, 반면 트렌드는 한 템포 떨어져 한국보다 나을 것이라는 환상은 깨는 것이 좋다. 절대 만만하게 볼 일이 아니며, 그 뒤에 더 큰 어려움과 노력이 있어야만 반절이라도 성공한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다.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중국의 경제 상황상 물가도 임금과 식품, 공산품 등을 제외하면 그리 싼 정도는 아니다. 여기에 언어의 장벽도 무시할 수 없고, 문화적 차이와 연고가 없는 타국 생활 등 난관은 도처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청도로 간 한국 창업자들 사이에는 ‘성공률이 1:2:7’의 비율이 존재한다는 말이 나온다. 즉, 제대로 성공하는 사람은 1명에 불과하고 2명이 현상 유지 정도이고, 나머지 7명이 망한다는 것이다. 노력 없이 얻어지는 성공은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확인시켜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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