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의 자동차부품 대일(對日)무역수지가 엔저(엔화약세) 현상에도 사상 처음으로 흑자를 달성했다.
이는 동일본대지진 여파로 우리나라의 대일(對日)부품 수입이 줄고 한국 자동차부품 업체들의 기술력이 좋아져서 수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2일 KOTRA 나고야무역관은 우리나라 자동차부품 대일 무역 수지가 지난해 약 2300만달러로 사상 첫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자동차부품 대일무역수지는 2010년 ▼10억1637만달러, 2011년 ▼9억3361만달러, 2012년 ▼3억6667만달러, 2013년 ▼8433만달러를 기록하다가 지난해 처음 23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이번 국산 자동차부품의 대일무역 흑자는 최근의 엔저로 인한 수출 부진에도 불구, 이뤄낸 성과라 더욱 의미가 크다.
국산 자동차부품의 대일 무역흑자는 2011~2012년 동일본대지진과 엔고 영향으로 일본의 주요 완성차 기업이 리스크 분산을 위해 조달처를 다원화하고, 비용절감을 위해 적극적으로 해외 조달을 확대해왔기 때문으로 코트라는 분석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관계자는 "동일본대지진 여파로 우리나라의 대일(對日)부품 수입이 줄고 한국 업체들의 기술력이 좋아져서 수출이 늘어나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대일 무역수지 흑자는 긍정적으로 볼수 있지만 흑자폭이 많지 않고 대외환경이 불안정하다는 점에서 흑자기조가 이어질 지는 내년 하반기까지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현대차가 세계시장에서 존재감을 확고히 하면서 일본 자동차 업계에서 한국 부품에 대한 인지도가 상승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코트라는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해외에서 좋은 호평을 받고 있어 시너지 효과가 났다. 완성차가 외부에서 호평을 받는 것은 한국 부품의 기술력과 품질력이 우수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우리 부품업체들이 해외글로벌 기업과의 거래를 많이 늘려가고 그에 걸맞는 스펙과 기술수준을 갖추기 위해 연구를 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최근의 엔저를 극복하고 수출확대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일본 바이어들의 반복 구매를 유지하도록 기술, 품질, 원가 면에서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자동차산업협동조합 관계자는 "미쓰비시 혼다, 닛산은 한국부품 구매에 적극적이다"면서 "일본 완성차업체들과의 꾸준한 거래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일본기업에 이미 납품하고 있는 국내업체와 협력해 모듈형태의 진출을 꾀하는 등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나고야무역관이 운영하는 해외 자동차부품 공동사무소(KAPP)에 입주한 I기업은 7월부터 말레이시아 현지공장에서 도요타 동남아 공장으로의 납품이 예정돼있는 등 우회적 진출의 실효성이 입증되고 있다.
김현태 KOTRA 나고야무역관장은 "우리 자동차부품의 대일 수출을 확대해가기 위해서는 일본 국내로의 진출에만 한정하기보다, 일본 완성차 기업의 해외 거점을 목표로 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