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최근 5년간 미국에 진출한 국내기업들의 미국 현지법인간(본·지사간) 수출비중이 4.4%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경제가 글로벌화되면서 다국적 기업간 무역은 물론, 모기업과 현지법인 간 기업 내 무역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데 이와는 엇박자를 내고 있는 것.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4일 발간한 '2013년 미국의 기업 내 무역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한국 전체 수입 중 '기업간 거래' 비중은 59.5%로 집계됐다. 미국의 기업 내 수입액 국가 순위로는 6위다.
이는 미국의 전체 수입 중 해외거래처와 지분관계가 있는 기업들의 거래비중 평균치 50.1%를 웃도는 수치다. 하지만 한국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2009년 63.9%(5위), 2010년 61.1%(5위), 2011년 60.2%(5위), 2012년 58.5%(6위)로 꾸준히 감소했다.
특히 독일과 아일랜드, 캐나다 등 주요국들의 대미(對美) 기업 내 수출비중이 상승한 것과는 상반된다.
한국의 대미 기업 내 수출비중이 감소한 것은 미국에 대한 직접투자 증가세가 둔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직접투자 금액은 2000~2008년 연평균 증가율 15.4%에서 2009~2013년 2.1%로 크게 하락했다. 이에 반해 일본, 캐나다 등은 같은 기간 7.4%p, 11.7%p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와 관련 무협은 2009년부터 대미 신규투자는 둔화되고 기존투자는 현지화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무협 관계자는 "물류비용 절감, 마케팅 및 연구·개발(R&D) 효과 제고 등을 위해 우리나라 현지 법인의 미국 현지 매입이 증가했다"며 "이에 따라 본국 의존도가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송기계, 컴퓨터, 전기제품 등은 제품특성상 현지 판매법인에 직수출되고 현지에서 딜러망을 통해 유통돼 2013년 한국의 대미 기업 내 수출비중이 각 74.2%, 69.1%로 높게 나타났다.
무협은 현지 시장 확보와 선진국 기술협력 채널 구축, 경쟁국 해외진출에 대한 대응을 위해서는 해외 직접투자와 기업 내 무역 동반 확대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강내영 무협 연구원은 "한국기업에 대한 외국자본 유치, 외국기업에 대한 자본 참여 확대, 주요국 다국적 기업들과의 업무제휴을 통한 공급망 연계 등 장기적으로 수출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글로벌 경영전략이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