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최근 정책 금리를 큰 폭으로 인하했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의 부실 사태가 상당기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FRB 의장과 미 대통령이 필요하면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고 과거 금융불안 때도 정책당국이 신속한 대응에 나섰던 경험을 감안할 때 이번 사태가 금융시장과 경제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은 20일 `미국의 금융불안과 FRB의 정책대응 사례 분석' 보고서에서 "이번 서브프라임 사태는 주택 경기의 장기 호황 국면에서 형성된 것으로 부실이 나타나는 초기 단계"라며 "향후 주택경기가 악화하면 부실규모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주택대부조합 파산사태의 경우 주택가격이 상승국면(1985~89년)에 20.5% 상승한 뒤 하락국면(1990~91년)에 8.8% 하락하면서 장기화됐는데 서브프라임 부실은 장기 호황기(1998~2006년)에 주택가격이 84.9% 오르면서 형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가격 인상 폭이 크고 기간이 길었던 만큼 하락도 장기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서브프라임 관련 금융회사들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일부 금융회사와 헤지펀드가 도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사태가 금융시스템 전반의 불안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과거 금융불안이 발생하면 FRB가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고 정책 금리를 상당 폭 인하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했고, 이번에도 즉각 유동성을 공급하고 재할인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등 신속히 대응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과거와 달리 정책 금리를 뒤늦게 인하한 것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금융기관과 헤지펀드의 도덕적 해이 ▲ 고유가 등으로 인한 물가상승 압력 ▲ 서브프라임 사태가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이 심각하지 않다는 판단 등에 따른 것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향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앞으로의 금융시장 상황 및 인플레이션, 경기동향 등에 좌우되겠지만 현재로서는 올해 안으로 추가 인하를 예상하는 견해가 다소 우세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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