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선택 2002 노무현 대통령 당선> 노무현 당선 직능단체가 큰 힘 눈물 닦아주겠다는 말 한 마디에 수백만 명이 노 후보 지지 선거는 누가 더 표를 많이 가져가는가 하는 게임이다. 단 한 표라도 모자란다면 그는 선거에서 패자로 남고,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처럼 낙루하며 쓸쓸히 퇴장할 수밖에 없다. 막판까지 접전을 벌이는 피 말리는 싸움에서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표를 붙잡고, 또 불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입맛에 맞는 공약을 제시하는 한편, 상대 공약의 허구성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그러나 열 공약보다 한 마디의 말이 더 효과적인 경우가 있었다. 노무현 후보가 12월5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1천만 직능인대회’ 당시 던진 말 한 마디는 직능인들의 마음을 파고들었고 곧장 표로 연결됐다. 직능인들의 숫자를 감안할 때 수백만 명이 노 후보에게 향했을 거라는 분석이다. 젊은층의 적극적인 투표참여 만큼이나 노 후보의 승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이다. 왜 직능단체가 노 후보를 지지했나? 과연 그 말 한 마디가 무엇이었을까? 노무현 후보는 한국직능단체총연합회(이하 한국직총) 간부들과 회원들이 모인 그 행사에서 “내가 어
시사뉴스 <선택 2002 노무현 대통령 당선> 북핵, 노무현 당선자에게 발등의 불 햇볕기조 위에 한미관계 재설정 가능한가?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시급히 해결해야할 사안은 바로 북핵이다.1997년 대선직후 김대중 당선자에게 ‘IMF(국제통화기금) 국난극복’이 지상명령이었다면 노 당선자는 북핵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부여받았다. 악화되는 북핵문제 북한은 5㎿(메가와트) 원자로와 폐연료봉 저장시설에 대한 봉인을 제거한데 이어 핵 재처리시설인 영변 방사화학실험실에 대한 봉인도 제거했다. 북한의 이같은 조치에 대해 대북 전문가들은 넘지 말아야할 경계를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폐연료봉을 방사화학실험실에서 재처리할 경우 플루토늄의 추출이 가능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는 위험성을 갖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노무현 당선자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합의한 바 있는 ‘고위인사 교환방문’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미국측도 내달 중 대표단을 노 당선자에게 파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또 노 당선자는 또 데라다 데루스케(寺田輝介) 주한 일본대사, 리 빈(李 濱) 중국대사, 데무라즈 라미쉬빌리 러시아 대사와 잇따라 면담을 갖고,
시사뉴스 <선택 2002 노무현 대통령 당선> “나서지나 말 것을” 대선에 망신살 뻗친 정치인들 지난 1년여의 긴 대선 레이스에서 진검승부를 펼친 민주당 노무현 후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57만여 표차로 승부가 갈렸다. 노 당선자는 21세기 한국을 이끌어 나갈 지도자로 우뚝 선 반면 이 후보는 눈물의 은퇴를 해야 했다. 희비의 쌍곡선은 두 후보에게만 적용된 것은 아니었다. 정치적 입지와 실리를 좇아서 줄서기에 바빴던 정치인들의 손익계산서도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라이벌에서 실패자로 대선 과정에서 가장 손해 본 인물은 국민통합 21 정몽준 대표일 것이다. 지난 여름 월드컵 열기와 함께 급부상한 정 대표는 민주당 노 후보가 주춤했던 지난해 9월과 10월에는 이회창 후보의 대항마로까지 거명되었다. 여론조사에 의한 단일화에 패했지만 정 대표가 깨끗이 승복하는 모습을 본 국민들은 “지고도 이겼다”며 그를 격려했다. 하지만 선거일 6일 앞두고 공동유세까지 나섰던 그가 선거를 불과 7시간 앞두고 돌연 노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그러나 노 후보가 정 대표의 지지철회에도 당선됨에 따라 정치적 운신의 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으며, 그의 오락가락 행보에 지지
시사뉴스 <선택 2002 노무현 대통령 당선> 대쪽의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야인으로 돌아간 이회창 “제가 선 이 길이 합당치 않으면 날 제쳐 주시고, 그렇지 않다면 나라와 국민을 위해 뛸 수 있도록 붙잡아 주십시오” 대선기간 중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하루를 마무리하며 드리던 간절한 기도는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 대선 다음날인 이 후보는 “저는 국민 여러분의 선택을 받는데 실패했고, 여러분이 내린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일 것”이라면서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굴곡진 정치 6년의 회한을 참을 수 없었던지 이 후보는 눈물을 흘리며 정치인 이회창의 옷을 벗었다. 굴곡진 지난 6년 6년 전, ‘대쪽 대법관’ ‘성역을 타파한 감사원장’ ‘소신 총리’를 끝으로 야인으로 돌아갔던 이회창은 1996년 한나라당 15대 총선 선대위 의장을 맡으며 화려하게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신한국당의 총선 압승을 이끌어 내면서 탄탄한 입지를 마련했다. 그러나 97년 1차 대권 고지는 결코 녹록치 않았다. 그는 두 아들 병역문제 등으로 인해 다른 어느 후보보다도 혹독한 ‘정치적 검증’을 받으면서 타격을 입었고, 이후 이인제 후보의 탈당과 비주류의 흔들리기에 시달리다 97년 대
시사뉴스 <선택 2002 노무현 대통령 당선> ‘노사모’ 어디로 가나? 해체론·유지론·절충론 놓고 공방 가열 ‘월드컵 4강에는 1,000만여명의 붉은 악마가 있었고, 노무현 당선에는 7만4,000여명의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있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노무현 당선의 1등 공신이 된 노사모가 치열한 존폐공방을 벌이고 있다. 공방의 내용은 크게 노무현이 당선된 만큼 조직을 없애야 한다는 해체론과 노무현의 정치개혁을 돕는 버팀목이 돼야 한다는 유지론, 감시모임이나 현실정치 참여 등의 전환을 주장하는 발전적 해체론으로 나뉜다. “권력화 우려된다” vs “개혁정책 전위부대로 남자” 논쟁의 시작은 노사모 홈페이지(www.nosamo.org)게시판에 해체론이 등장하면서 부터다. 노무현 당선 직후, ‘진정보수’라는 회원이 “노사모가 권력화할 우려가 있다”며 해체를 주장하고 나섰다. 김영삼 정권 때의 민주 산악회를 예로 들며 노사모의 사조직화를 경계한 것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노태우 정권의 ‘월계수회’. 김대중 대통령의 ‘새시대시정치연합청년회’등이 정권창출에 기여한 후, 선거 이후 정권의 요직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했다. 해체
시사뉴스 “떠나라” 허울뿐인 주한미군의 존재이유 지난 1993년 11월경 ‘한반도에서 전쟁이 재발하면 북한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미국 국방부의 비밀보고서 내용이 국내 언론에 밝혀지면서 국민들은 불안과 충격에 빠졌었다. 당시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우리가 남북한의 부대 및 무기체계 등 각종 자료를 넣어 컴퓨터에 의한 모의전쟁(워게임)을 해본 결과, 낙관적으로 나왔다"며 불안한 민심을 수습했다. 낙관적 결과의 근거는 ‘북한의 기습을 가정할 때 전쟁 초기에는 한국이 밀리겠으나, 美국방부의 지적대로 1~2주내 서울이 점령당할 정도는 아니며, 침략 수일 만에 한ㆍ미 양국의 반격으로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었다. 국민들은 ‘미군의 반격’에 상당히 안심했었다. 미국 태평양함대가 오기만 하면 북한군은 일시에 무너질 줄 알았고, 그래서 북한은 7일 안에 남한을 점령해야한다는 ‘7일 침공설’이 나돌았다. 그땐 그랬다. 위대한 미군은 언제나 우리 편이어야 했고, 따라서 ‘주한미군 철수’를 외치면 빨갱이였고, 간첩이었다. 10년이 지났지만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매항리 폭격장’, ‘한강 독극물 투하’, ‘노근리 양민학살’ 그리고 최근에 발생한 ‘여중생사망 사
시사뉴스 “반미운동 미국 본질 알아야 한다” “미선이 효순이는 감돌아 다시 태어날 것” 여중생 사망사건을 계기로 반미시위가 확산되면서 미국에 대해서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백기완 통일문제 연구소장을 만나 반미시위와 미국의 본질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휘 감아돌아 다시 태어나라’ “1951년 6·25 전쟁당시 한 농부의 임신한 아내가 미군에 의해 겁탈을 당하고, 그 과정에서 뱃속의 아이와 함께 죽은 사건이 이었어요. 이 농부가 아내와 자식의 원수를 갚기 위해 총으로 미군을 쏴 죽였습니다. 그러자 우리 정부는 농부를 빨갱이로 몰아서 사살하고 말았어요. 미군을 죽인다는 것은 감히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 우리정부의 의식이었고, 그들에게 가난한 농부 가족의 죽음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 소식을 들은 농부의 친구가 시신을 거뒀는데, 숨진 농부는 손에 ‘감돌이’라는 쪽지 하나를 쥔 채 죽었더랍니다. 그 친구는 농부 가족의 죽음이 너무나도 억울해 대통령에게 하소연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승만 정부는 살인자 미군의 처벌은 고사하고 억울한 사연을 알린 농부의 친구까지도 빨갱이로 몰아 사형을 시키고 말았습니다.
시사뉴스 大韓美國은 싫다, 자주권을 돌려달라 들불처럼 일어난 민중들, 점점 더 커지는 반미 함성 12월14일 저녁 6시. 한국과 미국의 경기가 열리고 있는 광화문 현장. 무슨 경기냐 하면 자주권과 식민권을 내건 경기다. 10만 명이 넘는 한국민이 이날을 ‘자주권 회복의 날’로 정하고 이 자리에 모였다. 이를 막아선 경찰 병력만도 1만 명이 넘었다. 미대사관을 중심으로 경계를 짓는 경찰과 경계 허물기를 시도하는 시민들. 단 한 사람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 시위는 11월30일부터 시작해 하루도 거르지 않고 행해지고 있다. 특히 토요일에는 대규모의 사람들이 모인다. 11월30일 첫날엔 5,000여 명, 일주일 뒤인 12월7일엔 5만여 명이 모였고, 다시 일주일 뒤인 14일에는 10만 명이 넘게 모였다. 누가 떠밀지도 않았고, 유형의 무엇을 얻기 위한 것도 아니다. 단지 두 여중생 죽음에 대한 미국 측의 사과와 불평등한 소파개정을 이끌어냄으로써 민족자주권을 회복하고자 하는 걸음걸음이다. 광화문은 효순이 미선이의 광장 “이 자리는 월드컵 때 시민들이 열광을 했던 자리입니다. 그 환호성에 묻혀 이 사건이 알려지지 못했습니다. 언론도 정치권도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우
시사뉴스 단일화 승복한 정몽준, 설악산 구상은? 정,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 요구’ 노 후보, ‘부정적’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의 단일화 이후 노무현 후보 지지율이 상습하면서 대선 정국은 盧-李 양강 구도로 급속히 개편되고 있다. 한편, 선거운동 공조 등을 약속한 정몽준 대표 측은 단일화 승복 이후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안을 노무현 후보에게 요구하고 나서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대선 정국에 盧·鄭 연대의 새로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단일화 여론조사 박빙의 승부 갑작스럽게 단일화 여론조사를 발표한 지난달 25일, 각 방송사의 속보에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본 여론조사 결과 발표 전 각 언론사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오히려 정 대표에게 유리하게 나타났다. 문화방송은 “이회창 후보에 대한 경쟁력 부분에서 이 후보 지지자를 제외하면 자체조사 결과 노무현 대 정몽준이 38.9대40.6”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경향신문은 39.1대39, 국민일보 36대36.8, 동아일보 38.9대39.7, 또 중앙일보 44.3대45.3, 한겨레 45.7대44.5, 한국일보 45.7대46.5%로 나타났다. 그러나 본 단일화여론조사 결과는 46.8%대42
시사뉴스 대권 쥐려면 충청도에 잘 보여라 박빙 승부 예상되는 가운데 충청 표심이 당락 좌우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충청권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번 대선 승리의 열쇠를 충청도가 쥐고 있다고 바라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민주당과 자민련의 충청권 의원 영입을 계속 추진하는 동시에 자민련 김종필 총재와도 관계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한편, 민주당도 대대적인 거리유세를 대전에서 갖고 충청권 표심잡기에 시동을 걸었다. 260만 충청표의 힘 이번 대선의 선거인 수는 약 3,500만 명. 이 중에서 충청도의 유권자는 9% 정도. 사람 수로 따져봐야 310여만 명에 불과하다. 투표율을 85% 정도로 잡았을 때, 실제 선거인은 260여만 명. 하지만 이 위력은 대단하다. 이회창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 수도, 노무현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 수도 있다. 1992년 제14대 대선에서 JP의 충청도는 3당 합당을 지지, 김영삼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어냈다. 1997년 제15대 대선에서도 충청도가 손을 들어줬기 때문에 김대중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가능했다. 당시 국민회의 김대중 후보와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의 표 차이는 불과 39만여 표. 김 후보는
시사뉴스 이(李) 아니면 노(盧) 양자대결로 펼쳐질 16대 대선레이스 향후 5년간 국가 명운을 짊어질 새 대통령을 뽑는 ‘12·19 대선’ 이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합의와 파기를 거듭했던 후보단일화가 민주당 노무현 후보로 확정되면서, 16대 대선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양강 구도로 좁혀졌다. 21세기를 맞아 처음 실시되는 16대 대선은 향후 국가의 앞길을 재정립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특히 ‘3김 시대’의 종식과 함께 구시대 정치유산을 척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결과 반목, 지역당 구도, 줄서기 정치 등 구태를 극복하고, 새 정치의 지평을 여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양강 구도로 좁혀진 16대 대선 레이스를 점검해 보았다. 후보단일화에 힘입어 지지율이 상승한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줄곧 선두를 지켜온 이회창 후보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31년 만에 펼쳐진 양자 대결구도로 승부는 더욱 분명해졌다. 이(李) 아니면 노(盧)다. 12월 19일 과연 누가 웃을까? 이회창 대세론이 힘을 더해 대권에 큰 걸음을 내디딜 것인지, 아님 단일후보 시너지를 계속 발휘해 제 2의 노풍이 점화될 것인지, 향후 대선레이스에 국민적
본지는 2003년을 마무리하면서 10대 뉴스를 선정, 올 한해를 되짚어봤다. 불행하게도 국민들을 기쁘게 한 소식은 거의 없었다. 침울 그 자체였다. 기대를 받고 들어선 새 정부는 국정운영에서 미흡함을 드러내며 국민통합에 기여하지 못 했다. 경제는 침체 속에서 내내 허덕였다. 사회분야 또한 반목이 지속됐다. <편집자주> 불법 대선자금 폭풍 한나라당 기업체 요구 대선자금 천문학적… 검찰, “다음은 노 캠프” 16대 대선 당시 정치권이 기업으로부터 모금한 선거 자금이 수백억 대에 이르는 것으로 검찰 조사결과 밝혀짐에 따라 '깨끗한 선거문화 정착' 이라는 정치권의 주장이 한갓 구호에 불과했다는 점이 드러났다. 우선 검찰의 불법 대선자금 수사는 한나라당을 겨누고 있다. 검찰 수사로 현재까지 밝혀진 불법자금은 SK 비자금 100억원과 LG의 150억원 등 250억원이지만 삼성과 현대, 롯데 등이 최소 100억원 이상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5대그룹에서 모금한 돈만 해도 70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 안팎에서는 1,000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한나라당이 기업체들로부터 700억원대의 불법 대선자금을 받은 것이 드러남에 따라 지
계미년 양띠의 해, 2003년도 이제 다 저물어간다. 천성이 유순해 평화와 정의를 상징하는 양의 이미지와 ‘정반대’로 올해는 참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한해였다. 노무현 대통령 취임에 발맞춰 ‘희망’으로 시작된 연초와 달리, 달이 거듭될수록 국민들은 쓰디쓴 술잔을 위안 삼아 삶의 고뇌를 삼켜야 했다. 때로는 답답한 세상살이를, 때로는 웃어넘기는 가십거리를 안주로 씹어가며 우리는 그렇게 한해를 보냈다. 50분짜리 풀코스 ‘H양 비디오’여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얘기가 축구, 군대, 군대에서 축구한 얘기라고 했던가.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남자들의 술자리에서 빠지지 않는 이야기 또한 이거다. 특히 올해는 플래시 제작 그룹 ‘오인용’의 기발한 패러디와 적나라한 욕설이 일품인 ‘연예인 지옥’과 ‘이병 김창후 탈영 사건’ 등으로 군대 얘기는 최고의 노가리 안주가 됐다. 이병 김창후의 성대모사는 알딸딸하게 취한 뭇 남성들의 개인기로 이어졌고, 무뇌중과 스티붕 유는 대중의 절대적 인기(?)를 얻었다. 무뇌중이 꼼수 쓰다 고참에게 처참하게 얻어터지는 모습은 약간의 재미와 희열감을 안겨줬다면, 2월에 있었던 개그우먼 이경실 ‘야구방망이 폭행 사건’은 엄청난 경악과 충격을 던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