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코스피 3000선 돌파를 목전에 둔 6일 증시 대기자금이 68조원도 넘어섰다. 코스피가 65년 역사상 최고치를 계속 갈아치우며 상승질주하는 가운데 역대급 규모의 대기자금이 이를 가속화할 지 주목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장내 파생상품 거래 예수금을 제외한 투자자예탁금은 역대 최고치인 68조287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첫 장이었던 1월3일 30조6665억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예탁금은 약 37조6208억원 증가했다. 불과 1년 만에 2배 넘게 불어난 셈이다.
심지어 예탁금은 새해들어 3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주목할 부분은 개인투자자의 순매수세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예탁금이 단기에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예탁금은 지난해 마지막 장이었던 12월31일 65조5227억원에서 불과 1거래일 만인 지난 4일 약 2조7646억원 늘었다.
투자자예탁금은 고객들이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놓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돈으로 언제나 증시에 투입될 수 있는 자금으로 분류된다. 계좌에 넣어둔 자금에서 실제 주식을 매수한 금액을 제외한 순수 대기자금만으로 집계된다.
지난 4일 개인들의 역대급 매수세로 코스피가 3000선 턱밑까지 올랐던 점을 고려하면, 개인들이 실제로 주식 등 투자를 위해 계좌에 추가로 넣어둔 돈은 늘어난 예탁금 3조원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들은 나홀로 1조7584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246억, 1조7307억원을 팔아치웠다.
또 다른 단기 대기자금으로 분류되는 머니마켓펀드(MMF)도 크게 늘었다. 지난 4일 MMF형 CMA잔고는 3조357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2일(2조8118억원)과 비교하면 1년 만에 약 5456억원 증가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대형 IPO(기업공개) 공모주 청약이 끝나서 증거금이 회수된 상황도 아니고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데도 예탁금이 단기에 대규모로 늘어난 점에 주목된다"며 "코스피 상승세가 계속되다 보니 개인들이 새해 주식투자를 위해 연휴기간 동안 예탁금을 많이 넣어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저금리에 유례없는 증시 활황세가 계속되자 빚내서 투자하는 '빚투' 규모도 역대급을 기록했다.
금투협에 따르면 지난 4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9조3522억원으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 유가증권 9조7049억원, 코스닥 9조6472억원이다. 잔고는 지난해 1월3일(9조3769억원)보다 9억9753억원 늘었다. 1년 만에 2배 넘게 불어난 셈이다.
증시 관계자들은 “개인투자자들이 워낙 강하게 몰리고 있어 속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 같다"고 내다보고 ”부동산 값 상승세가 서울 강북이나 지방으로 확산됐듯이 이젠 덜 오른 종목으로 순환매가 일지 않을 까 관심거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