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열사 정신계승 2008 전국 노동자대회'를 하루 앞둔 8일 저녁 서울역 광장에서 민주노동자총연맹 조합원 8,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야제가 열렸다.
민주노총은 전야제에서 정부의 성장 위주 경제 정책이 비정규직과 실업자를 양산하고 있다며 전면적인 정책 변화를 요구했다. 특히 촛불집회 관련 수배자 5명이 구속된 가운데 수배를 받고 있는 민주노총 이석행 위원장의 전야제 참석한다는 소리가 떠돌자 모든 관심이 집중되었으나 이 위원장은 나타나지 않았다.
경찰은 이 위원장이 나타나면 즉시 연행한다는 방침으로 수배전단지를 전경들에게 배포했다. 이 때문에 전경들은 전야제에 참석하는 조합원들을 일일이 얼굴을 대조하는 헤프닝도 벌어졌다.
모습을 들어내지 않았던 이 위원장은 미리 발표한 담화문에서 "봄, 여름 우리가 밤마다 수놓았던 촛불이 얼마나 아름답고 위대한 것이었는지 돌아볼수록 자랑스럽다"면서 "이명박 정부만 아직도 신자유주의 시장을 신격화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위원장은 "노동의 무한착취를 위해 비정규직의 기간제한마저도 해제하여 전체노동자를 저임금비정규직으로 만들 음모를 계획하고 있고, 국민의 삶을 유지하는 필수공공재를 사유화하여 재벌들의 돈벌이용으로 전락시키고 있다"며 "반노동 자본독재 신자유주의의 헐떡이는 마지막 숨통을 우리 노동자가, 조합원이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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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물 길놀이와 청소년들의 문화공연으로 시작된 이번 전야제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홍콩, 일본, 스웨덴, 필리핀 등 노동조합 활동가들이 참가했다.
인도네시아 호텔관광노조 사무처장은 "우리는 비록 서로 다른 나라에서 다른 문화 속에서 살고 있지만 같은 목표를 향해 싸우고 있으며,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노동자와 그 가족의 보다 나은 복지를 위해 싸워오고 있다"며 "우리 함께 어깨를 걸고 싸운다면 반드시 승리할 것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 건설연대노조 활동가도 "한국과 일본의 레미콘 노동자들은 신자유주의를 분쇄하기 위한 투쟁을 같이 해 왔다"고 말하고 "신자유주의는 노동자에게 노동자가 아니라고 우기며 노동탄압을 일삼고 있는데 한국과 일본 레미콘 노동자들이 연대투쟁한다면 승리할 수 있다"며 "일본에서도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이들을 노동자 단결된 힘으로 반드시 타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시민자유발언에서 안티 이명박 카페 등 촛불집회 관련 누리꾼들은 정부 정책을 비난했다. 특히 촛불자동차연합회 활동가는 "지난 촛불집회 이후 25명이 면허를 취소당했고, 현재 면허를 조회하면 범죄자로 돼 있는데 촛불을 들고 촛불을 지원한 것이 왜 범죄가 되느냐"고 반문하면서 "법정투쟁을 통해 우리 투쟁이 정당하다는 것을 반드시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기륭전자노조 등 비정규직 투쟁 동영상이 상영됐고, 현장 노동자들의 '현장인터뷰'를 통해 노동현실을 나타냈다.
율동패 공연, 풍자극, 풍등 날리기 등의 순으로 전야제는 마무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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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서울역 광장에는 오후 3시부터 '노동자 ㆍ 시민 열린마당'을 열어 노동관련 출판 및 잡지 전시와 사진작가 이시우 촛불집회 사진전, 국제연대 사진전, 노동열사 동영상 상영, 이주노동자 사진전, 노동자 역사 사진전 등이 진행됐다.
특히 오후 5시에는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가 진행됐다. 전국노동자대회 전야제 장소에서 천주교 시국미사가 마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미사는 '촛불 바람에 응답하는 스무 번째 천주교 시국미사'로 마련됐으며, 최종수 신부, 정만영 신부, 하유설 신부, 김인한 신부와 수녀, 신자, 노동자 ㆍ 시민 등이 참가했다. 최종수 신부는 미사에 앞서 "오늘 우리는 성당에서 나와 전태일 열사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노동자대회 행사장에서 미사를 갖게 됐다"며 "우리가 있는 곳, 대중이 모이는 곳이 바로 성전이며 성당이고, 하느님이 계신 곳이며 전태일 열사를 비롯해 민주화, 정의, 평화를 위해 애쓰다 돌아가신 모든 분들과 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생각하자"고 말했다.
경찰은 서울역 주변에 전경 68개 중대를 배치했다. 한편 서울 서소문로에서 차로를 점거하다 연행된 촛불연대 소속 누리꾼 7명을 연행해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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