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도영 기자]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인 지멘스가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의료기기 유지·보수 소프트웨어 비용을 대리점에 일방적으로 떠넘겼다가 적발됐다.
24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멘스는 2010년 10월부터 2014년 9월까지 자기공명영상장치(MRI), 컴퓨터단층촬영(CT), 엑스-레이 등 기기 유지·보수를 수행하는 총 7개 대리점에 대해 관련 소프트웨어 비용을 계약상 근거나 사전 협의 없이 부담시켰다.
이는 독일 본사가 지멘스에 유지보수 소프트웨어 비용으로 청구한 것의 평균 약 1.5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대리점에 넘긴 것이다.
지멘스의 유지·보수 소프트웨어는 해당 장비에서 자동으로 고장 진단 업무를 수행하며 이상을 감지하면 병원에 이를 알리는 역할을 한다. 이후 병원이 상황을 통보하면 대리점이 유지보수 작업을 위해 출동하는 구조다.
공정위는 지멘스에 유사한 행위를 다시 않도록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4억8000만원(잠정)을 부과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형 공급업체들이 원가 인상을 핑계로 각종 비용을 대리점에게 전가해 결국 소비자 가격 인상 압력으로 작용하는 효과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표준계약서 보급, 공정거래협약 제도 운용 및 대리점 동행기업 선정 등을 통해 공급업자·대리점 간 거래 관행이 자율적으로 개선되도록 유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