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도영 기자] 경북 창녕군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따오기(천연기념물) 240마리를 2019년부터 자연에 방사한 이후 부산·대구·강릉 전국각지에서 발견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군은 2008년 중국으로부터 따오기 암수 한 쌍을 데려와 우포따오기 복원사업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총 500여 마리 증식에 성공했으며, 야생에 방사한 따오기 대부분은 창녕 우포늪에서 서식하고 있다.
이 중 한 개체는 부산 해운대 해변에서 확인돼 부산시민들에게 화제가 됐다. 해당 개체는 2022년 5월에 방사한 개체로 방사 이후 올해 1월 부산 어린이대공원에 있는 성지곡수원지 주변 계곡에서 약 두 달간 서식한 뒤 최근에는 부산 해운대 해변에서 서식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그러나 인구 300만이 넘는 부산의 도심에서 발견된 따오기는 지금은 왕복 8차선 도로 등 위험요소가 있고 유해 한 것을 먹을 수 있어 지난 23일 야생동물협회가 구조 후 창녕의 치료센터로 다시 돌아왔다.
국내 우포따오기가 가장 장거리 이동이 확인된 것은 지난 3월 강원도 강릉에 있는 경포해변 주변에서 따오기 서식을 확인했다. 이 외에도 대구광역시 달성군과 경남 창원 주남저수지, 그리고 경남 사천과 전북 남원 등 전국 각지에서 제보가 들어왔다.
제보된 야생따오기 중 대부분이 위치추적기를 달고 있지 않아 추적이 어렵고 생존 여부 및 서식처를 확인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의 제보 덕분에 군에서는 따오기 복원과정에서 필요한 중요한 연구 자료를 얻을 수 있었다.
현재 방사한 따오기 중 대다수는 우포따오기복원센터 주변에서 서식하고 있다. 2021년에는 우포늪 일원에서 따오기가 야생 번식을 최초로 성공했고, 올해도 둥지를 지어 야생부화까지 성공하는 등 군내에서는 안정적으로 자연에 정착하는 모습을 보인다.
따오기가 안정적으로 자연에 정착할 수 있었던 이유는 람사르 습지이자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최적의 서식지인 ‘우포늪’, 따오기가 원활하게 야생 적응을 할 수 있도록 군에서 조성한 따오기 서식지와 다양한 먹이 공급, 그리고 지역주민들의 따오기를 보호하고자 하는 ‘의식’ 때문이다.
군의 전 읍면 마을 이장들은 우포따오기 생태교육을 받았다. 따오기의 행동이나 울음소리 등을 숙지하고 있어 마을에 따오기가 발견됐을 때 우포따오기복원센터에 제보하고, 서식지 주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위적 간섭으로부터 보호한다.
야생따오기 번식지 주변 마을주민들은 따오기가 둥지 주변에서 먹이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자신의 땅을 내주었다. 주민은 군으로부터 일부 보상비를 받지만, 따오기 서식 요구 조건에 맞는 논 습지를 조성하기 위해 논에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벼농사를 짓고, 겨울철에는 무논을 유지하기 위해 창녕 대표 농산물인 마늘과 양파를 파종하지 않아 수익이 줄어든다.
군은 일명 '따오기 학교'라고도 불리는 유어초등학교에서 우포따오기 야생방사 행사에 전교생이 참석해 따오기 동요를 합창하기도 하며, 따오기에게 직접 쓴 편지를 낭독해 따오기를 보호하고자 하는 어린아이의 마음을 행사 참석자들과 함께 나누기도 했다.
군 관계자는 "멸종위기종인 따오기에게 가지는 작은 관심조차도 생태계 복원과 보호에 동참하는 일이다"며 "앞으로 사람과 따오기가 함께 공존하는 생태계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야생따오기 발견 시 창녕군 우포생태따오기과(055-530-1585)로 제보하면 된다. 또한 올해도 우포따오기 야생방사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