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동두천=고명현 기자] 경기 동북부권 공공의료원 유치를 향한 동두천시민들의 열기가 뜨겁다. 동두천시 지역발전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지난 24일, 경기 동북부권 공공의료원 동두천 유치를 촉구하는 시민 총궐기대회를 열고 집단행동에 돌입했다. 경기도 공공의료원 유치가 치열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동두천시가 제생병원 본관 건물을 경기도의료원으로 쓰자고 제안했지만 계속되는 경기도의 ‘무응답’에 ‘속 타는’ 동두천시가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다.
경기 동북부 공공의료원 동두천 유치 ‘한목소리’
동두천시 지역발전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는 지난 10월 24일 경기도청 수원 광교 신청사 앞에서 경기 동북부권 공공의료원 유치 동두천시민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이날 총궐기대회에는 시민 700여 명이 대거 참여해 공공의료원 동두천 유치를 향한 하나된 결집의 힘을 보여줬다.
범대위는 이날 결의문을 통해 “경기도가 시간을 끄는 지금, 이 순간에도 경기 동북부 주민의 의료 골든타임은 지나가고 있다”라며 공공의료원 설립 타당성 논의부터 다시 검토하는 경기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동두천 제생병원 본관동을 무상 활용한 공공의료원 설립이 답”이라며 “대진의료재단으로부터 경기도가 원하는 만큼, 원하는 기간만큼 제공하겠다고 약속받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11만명의 염원이 담긴 서명과 여러 차례 면담과 건의에도 불구하고 경기도는 철저히 침묵하며 우리의 간절함을 외면하고 있다”라면서 “경기 동북부권 공공의료원 동두천 유치가 최종 확정될 때까지 9만 동두천시민은 모두 일어나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형덕 동두천시장은 지난 3월말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만나 ‘경기 동북부권 공공의료원 설립’ 추진 방안으로 제생병원 건물 무상 임대 활용을 공식 제안했다. 경기 동북부 공공의료원 설립은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대표 의료 공약으로, 감염병과 응급진료가 가능한 4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급 공공의료원이다.
경기도 내 상급종합병원은 5개가 있지만 경기 북부에는 한 개도 없다. 종합병원도 경기 북부에 18개가 있지만 대부분 서울과 가까운 고양시, 의정부시에 몰려 있어 지역 편차가 크다. 특히 동두천·연천·가평은 응급의료분야 의료취약지로 지정되는 등 열악한 의료환경이 지속되고 있어 의료 수요의 급격한 증가에 대비한 의료인프라 구축이 절실한 상황이다.
제생병원 무상 임대 활용 제안...타 지자체와 차별화 전략
동두천을 비롯한 경기 동북부 지자체들은 후보지 선정 방식이나 추진 일정 등 경기도의 구체적인 공공의료원 설립 계획안이 마련되기 전부터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특히, 경기 동북부권 공공의료원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동두천시는 지난 6월 경기도에 11만 서명부를 전달하며 적극적인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동두천시에 따르면, 이미 지어진 제생병원 본관 건물을 무상 활용하면 약 2,000억 원 이상 건축 사업비가 절감되는 데다 코로나19와 같은 대규모 전염병 발생 시 집중 관리 병동으로 즉시 활용할 수 있다.
또 경기 동북부권역 응급의료분야 의료취약지로 지정된 가평·동두천·연천의 중심에 있다는 지리적 이점과 2년 이내 신속한 개원으로 지역 간 의료체계 붕괴를 막을 수 있고, 추후 공공의료원 신규 설립까지 부지 선정과 재정 마련 등 행정절차를 밟는 데 필요한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여기에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 장기방치 건축물 해법으로 전국적인 모범사례가 될 수 있어 경기도 입장에서는 ‘최적이자 최선의 입지’ 조건이다.
대진의료재단 측도 이에 적극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와 대진의료재단은 지난 7월, 제생병원 본관동 무상 임대와 공공의료원 활용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고 상호 협력체계를 공고히 다졌다.
박형덕 시장은 “동두천시는 제생병원을 활용한 경기 동북부 공공의료원 유치라는 타 지자체가 생각할 수 없는 차별화된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졌다”라면서 “70년 넘는 세월 동안 대한민국을 지켜온 동두천에 그동안 제대로 된 기회조차 주어진 적 없었지만 ”이번 공공의료원 유치를 시작으로 변화의 중심, 기회의 동두천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밝혔다.
대진대 의대 유치…경기북부·강원지역 의료체계 개선
이와 함께 동두천시는 대진대학교, 포천시와 함께 의과대학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포천시에 예과를, 동두천시에 본과 캠퍼스를 두고 부족한 의료진을 양성해 경기북부 의료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대진의료재단은 분당제생병원을 성공적으로 운영해온 경험이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동두천과 고성에 종합병원을 건립 중이다.
최근 정부의 의료인력 수급방안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의대 신설 요구가 지속돼 온 경기 북부 지역의 의대 신설이 이뤄질지 주목되고 있다. 포천 대진대의 경우 경기 동북부 의료환경 개선을 취지로 지난 2021년부터 유치위원회를 발족하고 본격적으로 의과대 설립을 추진해 오고 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경기북부 10개 시군 인구는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 중 서울, 경기 남부에 이어 세 번째로 많지만 인구 1,000명당 의사수는 최저 수준이다. 전국 평균 2.5명에 턱없이 부족한 실정으로 원활한 의료인력 수급을 위해 의과대학 유치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제생병원 조기 개원 및 의과대학 유치는 민선8기 박형덕 시장의 주요 공약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시는 최근 학교법인 대진대학교 관계자들과 만나 의과대학 유치 현안을 논의하는 한편, 대진대 의과대학 유치 경과 보고회에 박 시장을 비롯한 관계 부서가 대거 참석하며 대내외에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박형덕 시장은 “동두천시민의 오랜 숙원인 제생병원 개원과 함께 의과대학 유치가 이뤄지면 경기북부의 취약한 의료환경 개선 및 지역 의료격차 해소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경기도의료원 유치와 의과대학 설립을 위해 대진대학교 및 대진의료재단과 상호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