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으로서 “고난을 헤쳐 염원했던 조국 독립의 기쁨도 잠시, 분단의 아픔을 한탄하며 통일의 그날이 되면 비로소 백두산을 안고 춤을 추겠노라”고 부르짖었던 백범 김구의 삶이 창극으로 다시 태어난다.
10일 전남문화예술재단에 따르면 전남도립국악단과 (사)동편제판소리보존회(이사장 송순섭)는 백범 김구탄생 135주년을 맞아 완전한 자주독립과 통일된 하나의 국가를 위해 일생을 바친 백범 김구 선생의 삶을 전통예술 창극으로 승화시켜 공연에 나선다.
역사의 거목을 창극화한 만큼 장중한 무대에 어울리게 견고하게 구성됐다. 일제강점과 분단 등 우리나라의 비극적인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백범의 삶을 전남도립국악단 등 100여명이 웅대한 스케일로 표현한다.
공연은 오는 17일 서울 용산 아트홀 대극장에 이어 26일 목포시민문화체육센터 대공연장 무대에 오른다. 관람료는 무료다.
국가보훈처와 전라남도, 광주지방보훈청, (재)전남문화예술재단, (사)백범문화재단 후원으로 만들어진 이번 창극은 송순섭 예술총감독과 김병준 작가의 대본을 이강윤 작가가 각색했으며 박영배 무대감독, 강미진 연출로 백범의 삶이 2막8장으로 다시 태어난다.
1막은 백범의 청년 역정에서 장부의 길로 꾸몄다. 일제의 국모 시해 사건에서부터, 감옥생활, 투옥과 탈옥 등 모두 5장에 걸쳐 담아냈다.
1장 ‘해주성’은 어진 백성들이 제식구를 먹여 살릴 쟁기를 들고 해주성으로 향하고 그 선봉에 우람하게 선 19세 청년 김구 선생이 그려지고 2장 ‘궁’에선 충신은 맥없이 죽어가고, 민백성은 모래알처럼 흩어져 이제는 스스로 다시 일서야 한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3장 ‘치하포’에선 숨 막힐 듯 짓누르는 먹구름을 이고 앉은 치하포 포구에서 지켜주지 못한 서글픈 국모의 혼백이 다뤄지고 4장 ‘감옥’에선 국모 시해의 원수 왜적을 죽인 것이, 5장 ‘길’에선 탈옥과 방랑, 세상공부, 진정 조국을 위한 길을 떠나는 것이 묘사된다.
2막은 모두 3장으로 임시정부에서의 활동, 광복 후 신탁통치 반대, 통일된 하나의 국가를 수립하기 위해 애쓰다 서거하기까지, 백범 선생의 삶이 웅장하고 힘찬 노래와 역동적인 춤꾼들의 동작으로 100분동안 실감나게 그려진다.
6장 ‘인연’에선 인연이 모두 조국에서 시작이니 그 끝엔 반드시 자주 독립이 있다는 내용이, 7장 ‘내 이름은 김구’에선 상해 임시정부의 문지기든 청소부든 가리지 않고 그 중심에서 싸우는 의지를, 8장 ‘동지여’에선 지하에서 만나자, 먼저 간다, 웃으며 떠난 젊은 동지여라는 주제를 표현한다.
강미진 전남도립국악단 객원 연출가는 “백범의 독립정신과 애국정신을 그리는 우리 전통예술 창극을 통해 관객들에게 국가와 민족의 의미를 되새기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민족 화합과 통일 대한민국의 해법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송순섭 (사)동편제판소리보존회 이사장은 “백범의 삶은 분단된 오늘날 우리에게 진정한 광복의 의미가 무엇인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교육과 문화를 바탕으로 ‘아름다운 문화국가’를 주창했던 백범의 삶과 사상이 창극으로 되살아나 관객들 반응이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