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믿을 수 있는 정치가 뿌리 내려야 한다
날씨가 무더워진 탓인지 요즘 새벽잠을 설치고 나면 간밤에 혹시 무슨 일이나 없었나하며 문간의 신문을 찾는다. 청천벽력과 같은 IMF체제 이후 세상변화가 조마조마한 탓이다. 최근에는 북한 선박들이 함부로 우리 영해를 넘나들고 있다. 부시대통령이 남북대화 지원을 선언했지만 공전하는 세계 조류가 불안하기만 하다.
우리나라는 모든 것이 왜 이다지 초조하고 전전긍긍하는 것 일까. 물어볼 필요없이 정치가 안정되지 못하고 신뢰를 받지 못하는데 있다. 정부여당의 인사가 능력에 우선하지 않고 학벌과 지역에 연고를 두고 있다. 심지어는 로비자금 수수설까지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이래서야 공정한 판단과 올바른 결정이 될 수 있을까?
야당도 마찬가지다. 한나라당은 ‘국민우선’ 정치를 선언하고 있다. 모든 분야에서 국민을 최우선으로 대우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환영할 일이다. 국민 속에 파고들어 국민의 진정한 소리를 듣겠다는 발상이다.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정국을 끌어가겠다는 얘기다. 그러나 국민의 소리는 언제나 일치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면 어떤 해법이 가능할까? 바로 전문가와 국민의 소리를 조합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북한 문제도 북한 전문가와 국민들이 동참하는 가운데 꾸준한 대화를 해야한다. 그리고 분명한 원칙을 지켜야한다. 남북화해 무드를 지키기 위해 안보를 흔들리게 하거나 돈을 퍼주고 무릎을 꿇는 모습을 보여서는 절대 안 된다. 영해를 침범하는 선박의 경우 당연히 나포해서 조사를 하고 북한에 정정당당하게 항의한 뒤 돌려보냈어야 한다. 모르는 체하거나 속 끓이는 모습을 보이면 국민이 불안해한다. 우리 선박이 부득이하게 북한영해를 침범할 경우 어떤 처우를 했는지 살펴 봐야한다. 북한이 우리에게 분명히 칼을 들이대고 총 뿌리를 겨누는 한 우리 안보는 강해야하고 물샐 틈이 없어야한다.
또 정부여당의 인사문제는 상당히 고질병에 해당한다. 특히 자민련과 연합을 하는 체제로 유지하면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자민련에 소속돼 있는 사람이면 능력이 있거나 문제를 안고 있어도 조건 없이 기용하고 받아들이는 태도는 마땅치가 않다.
국민은 현재 정부를 믿고 의지하는 것이 아닌가? 국민이 도대체 누구를 믿고 의지하란 말인가? 또 공사업체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능력 있는 인사들을 발탁하는 대신 역량이 부족한 인사는 재교육시키거나 지역에 관계없이 도태시켜야 한다.
제1야당인 한나라 당에도 문제는 있다. 최근에 결성된 국가혁신위원회가 기대만큼 활동이 부진하다. 참여인사 대부분이 바쁜 현역의원이나 원외지구당 위원장들로 구성되어 있다. 전문가들의 실질적인 참여가 아주 적다. 그리고 위원회 활동 공개를 꺼려하는 모습이다. 자신 있게 정국을 이끌어 가는 상황이 아닌 것 같다.
국민은 여당에서 못하는 부분을 야당에서 채우려한다. 여당이 우물쭈물하고 밝히기 꺼려하는 부분을 과감히 밝혀내고 고쳐나가길 기대한다. 전문가들과 국민의 소리를 귀담아 듣는데 소홀해서는 안 된다. 가뭄에 메말라 호소하는 농민들이 단비를 기다리듯이 무덥고 답답한 우리 사회에 촉촉한 단비가 내려야한다.
우리 사회는 이제 21세기 세계화 시대와 정보화 사회로 접어들었다. 주먹으로 싸우거나 거리에서 시위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불과 몇 초가 지나면 우리 사회의 움직임이 전세계를 몇 바퀴 돌고도 남는다. 농산물 시장이 개방되고 유럽 소의 몹쓸 병 ‘구제역’이 우리 나라에도 영향을 미치는 시대가 됐다.
이제 우리의 통일 문제도, 우리 경제 문제도 같이 참여하고 같이 걱정하는 시대가 됐다. 그리고 21세기를 살아가기 위해서 IT VT등 고부가가치 전략산업들을 기필코 찾아내야 하겠다. 결국 정치는 국민에게 진정으로 ‘등 따뜻하고 배부르게 하는 민생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http://www.sisa-news.com>
고대경영학과/ 대학원경영학과 졸업 연세대대학원 경영학 박사과정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경제부차장) 한나라당 논산·금산지구당(현) 한국공공정책연구원장 시사뉴스주필(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