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올 들어 증가하던 신용거래 규모가 지난 15일 가격제한폭 확대를 계기로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격제한폭이 ±15에서 ±30로 늘어남에 따라 이틀 만에 주가가 반토막날 수 있어 투자자들이 몸사리는 탓도 있지만, 각 증권사가 신용거래 기준을 강화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가격제한폭이 확대 적용 직전 거래일인 12일 이후 신용거래 융자 잔고는 7조5672억원에서 18일 7조3470억원으로 1618억원 감소했다.
신용융자는 증권사가 고객에게 신용거래 보증금을 받은 뒤 주식거래의 결제를 위해 매매대금을 빌려주는 것이다. 고객은 이 돈을 빌린 날로부터 150일 안에 상환해야 한다.
올초부터 증가세를 이어오던 신용거래 융자 잔고는 지난 5월말 주춤하기 시작했다.
지난 1월2일 기준 5조596억원이던 신용거래 융자 잔고는 점차 늘어 5월28일 7조6801억원까지 51.79% 늘었다.
하지만 이후 소폭 감소하기 시작해 지난 12일 7조5672억원을 기록한 뒤 18일 7조3400억원대까지 떨어졌다.
이처럼 확대일로를 걷던 신용거래에 제동이 걸린 데는 주가변동폭이 커진 상황에서 빚내서 투자할 경우 리스크가 그만큼 확대될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위기 의식도 한몫하고 있다. 물론 증권사별로 강화된 신용거래 기준도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각 증권사는 가격제한폭 상하 한도가 확대하는 데 따라 담보유지 비율을 높이거나 반대매매 기간, 수량 등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신용공여 제도를 강화했다.
주가가 하루 60%까지 오르내릴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증권사가 주식 담보가치를 추가로 확보하거나 빌려준 돈을 회수하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용거래 축소세가 장기간 이어지게 되면 유동성 측면에서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올들어 과열 우려까지 제기되던 코스닥 시장의 신용공여 잔고 가 다소 완만한 흐름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봐야한다고 이들은 전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신용공여 잔고는 올초 2조5262억원에서 크게 늘어 5월27일 4조181억원에 이른 뒤 지난 18일 3조7425억원까지 감소했다.
LIG투자증권 김영환 연구원은 "변동성 확대에 따른 리스크 관리와 함께 가격제한폭 확대의 영향도 있을 것"이라며 "정상 수준 이상 올랐던 코스닥 같은 경우 감소한 것을 부정적으로 볼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