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이 다음달로 다가온 가운데 출사표를 던진 유통 대기업들의 경쟁이 뜨겁다.
두곳을 선정하는 서울시내 대기업 몫 면세점에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호텔롯데 ▲에이치디씨신라면세점 ▲신세계디에프 ▲SK네트웍스 ▲이랜드면세점 ▲현대디에프 등 7곳이 도전장을 냈다.
이들은 연일 자신들의 강점을 어필하는 자료를 내놓으며, 자신들의 시내면세점 운영의 적임자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 기업의 아킬레스건은 무엇일까.
우선, 국내 면세점시장의 최강자 호텔롯데와 에이치디씨신라는 독과점 논란의 한복판에 서있다.
기준 롯데면세점의 시장점유율은 50.76%이며 호텔신라의 시장점유율은 30.54%로, 두 개 업체의 합산 점유율이 81.30%에 이르기 때문이다.
롯데의 경우 경쟁에 참여하기는 했지만 진작부터 독과점 논란으로 몸을 사리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번에 신규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올해 말부터 면허가 만료되는 소공점과 제2롯데월드점에 타격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이 손을 잡고 만든 '에이치디씨신라'의 경우 입지(용산 아이파크몰)면에서나, 운영경험면에서나 '신의 한 수'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400대의 버스를 주차할 수 있는 넓은 주차공간도 강점이다.
하지만 최근 정치권의 독과점 논란에 이어 공정거래위원회까지 시내 면세점 독과점 실태조사에 착수하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대기업과 대기업의 협업이라는 점에서 중소기업과의 상생 분야에서도 낮은 점수를 받을 수 밖에 없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경제논리로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들고 있다"며 "범 삼성가인 신세계도 도전장을 낸 상황이라 범삼성가 두 곳을 선정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때문에 에이치디씨신라의 운명은 신세계, 현대디에프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범삼성과 범현대의 합작인 에이치디씨신라가 특허권을 획득할 경우 범삼성인 신세계나 범현대인 현대디에프가 선정될 가능성은 급격하게 떨어진다.
신세계디에프의 경우 국내 유통의 발원지로 불리는 본점을 외국인을 위한 면세점으로 내놓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이겨내야 한다.
신세계 본점 본관은 1930년 세워진 국내 최초의 백화점 건물이다. 더군다나 시내면세점으로 선정될 경우 입점한 매장들을 다 내보내는 것도 문제다.
입점 매장을 내보내야 하는 문제는 백화점 무역센터점을 입지로 선정한 현대백화점, 63빌딩을 입지로 선정한 한화갤러리아, 용산구 아이파크몰을 입지로 선정한 에이치디씨신라가 공통적으로 가진 난관이다.
교통문제는 신세계디에프와 SK네트웍스, 롯데가 가진 공통적인 약점이다. 신세계디에프는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명품관을, SK네트웍스는 동대문 케레스타를, 롯데는 동대문 피트인을 입지로 내세웠다.
가뜩이나 서울시내가 외국인 관광버스로 몸살을 앓는 마당에 면세점이 더 들어오면 교통혼잡이 더 극심해질 수 있다.
서울시는 국토교통부에 "신규 면세점 허가 때 관광버스 수백 대를 주차할 공간 확보가 돼 있는지 여부를 최우선 판단 기준으로 해달라는 건의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과 이랜드는 면세점 경험이 전무한 것이 약점이다. 특허보세구역 관리역량(배점 250점)에서 낮은 점수를 받을 수 밖에 없다.
이랜드의 경우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반년만에 현재의 GS자이갤러리를 철거하고 면세점을 지어야해 운영이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