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중국 증시가 최근 롤러 코스터 장세를 연출하며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단순한 숨고르기인지, 천장을 치고 대세하락에 접어들었는지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26일 전 거래일(4527.78)보다 7.4% 급락한 4192.87에 장을 마감했다. 상하이종합지수가 7%대의 등락률을 보인 것은 지난 1월19일 7.70% 하락한 이후 약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중국의 후강퉁(중국 상하이증시와 홍콩증시 간 교차거래 허용)이 실시된 뒤 상하이종합지수는 약 7개월 만에 2500선에서 5000선까지 상승하는 쾌거를 이뤘다.
하지만 지난 12일 5166.35로 연고점을 찍은 상하이종합지수는 무서운 속도로 추락하고 있다.
지난 15일 5062.99로 시작해 8거래일 뒤인 26일 4192.87까지 떨어졌다. 이 기간 평균 하락률은 무려 -17.18%다.
다양한 악재가 겹치며 상하이종합지수의 하락을 이끌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가 신용거래에 대한 규제책을 내놓자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내다팔고 있다. 특히 중소형주들이 급락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증권감독위원회가 주중 28개의 기업공개(IPO) 신청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물량 부담에 대한 우려로 투자심리까지 위축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2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12일에 기록한 상하이종합지수의 연중 최고치가 강세장의 정점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 본토 주식 구입을 자제할 것을 조언하고 나섰다.
상업은행의 예대비율 규제 폐지, 중앙은행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수 등 지수 부양책은 '거품 붕괴 현실화'에 대한 우려로 인해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중국 증시의 상승세가 여기서 끝나는 것인지 아니면 일보 후퇴 이보 전진을 위한 숨고르기인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비교적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윤항진 연구원은 "6월 말 계절적인 자금 수요로 유동성 우려가 지속될 것이며 IPO 추가 승인으로 다음주에는 4500선을 지지선으로 등락흐름이 예상된다"며 "다만 신규 IPO 물량이 크지 않고 정부의 개혁 정책이 추가적으로 발표되면서 주 후반에 들어서는 관련 테마주 중심의 주가 반등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KDB대우증권 최홍매 연구원은 "약 2주 동안 롤러코스터 장세를 겪으며 단기고점에서 조정을 받았지만 상하이종합지수가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란 시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금리, 지금준비율 인하 등 추가부양책에 대한 기대 ▲증시개방으로 인한 외국계 장기자금의 유입 ▲대량의 개인(가계)자산이 주식시장으로 이동 등의 요인으로 인해 상승 요인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판단을 내린다"고 설명했다.
중국 증시 하락이 장기화 될 경우 국내 증시에도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경기 안정 신호와는 달리 중국 주식시장 불안은 지속되고 있다"며 "주가 조정이 지속 혹은 장기화될 경우 각종 가계 및 기업 체감지표에는 부담을 줄 수밖에 없고 이는 미약한 경기회복 사이클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가 중국 증시를 주목하고 있다"며 "중국 증시 조정 지속이 자칫 글로벌 자금의 '탈이머징 현상'을 더욱 가속화시키면서 국내 외국인 투자 흐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