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지난 18일 오후 6시50분께 일본에서 귀국했다.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주주총회를 마친 뒤 하루만이다.
신 전 부회장은 입국장을 빠져나가며, 주총 결과에 대해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앞서 지난 17일 오전 9시30분부터 도쿄 데이코쿠(帝國) 호텔에서 진행된 주총은 약 20분 만에 끝났다. 당초 신 저 부회장은 위임받은 신 총괄회장의 의결권이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자 당황한 채 주총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은 주총 후 기자들에게 "친족 간의 갈등으로 많은 불안을 안겨드린 데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내가 믿는 바를 관철해 나가며 앞으로도 동료 및 거래처 여러분과 함께 걸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계속해나가겠다며 "사원과 거래처를 소중히 하는 경영을 해온 아버지의 생각을 이어받겠다"고 덧붙였다.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 경영권을 되찾기 위한 노력을 포기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재계는 신 전 부회장이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주총 결과를 보고하고, 법정 소송 등 향후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선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지지를 바탕으로 일본 롯데홀딩스 및 L투자회사 대표이사 선임 무효소송 등의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현재까지 신 전 부회장이 입국한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다"며 "신 총괄회장과의 만남 여부도 확인이 안된다"고 말했다.
다만 신 전 부회장이 주장하고 있는 소송전과 관련해서는 "그룹은 법과 원칙에 의거한 경영을 해왔고, 임원의 취임과 해임 역시 법과 절차에 따라 진행돼 왔다"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현재 신 전 부회장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신 총괄회장'의 의중이다.
신 회장 해임지시서를 공개했을 때도, L투자회사 대표이사 등기 변경 때에도 신 전 부회장의 멘트에는 항상 '신 총괄회장의 의중이 아니다'라는 애기뿐이다. 아울러 신 회장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도 밝혔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이 모든 행동에 신 총괄회장의 의중과 관련된 얘기를 하는 것은 명분을 얻기 위함으로 해석된다"며 "다만 신 총괄회장의 육성 등이 공개됐을 때도 신 총괄회장이 믿고 있는 사람은 자신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아버지의 선택을 받고 있는 자신과 아버지가 선택하지 않고 분쟁을 일으킨 신 회장과 비교하며 여론 및 분위기를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소송전으로 이어질 경우 두 형제 모두에게 피해가 클 것이라며 신 전 부회장은 발 빠른 대응을, 신 회장은 조기 진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신 전 부회장이 등기취소 소송과 문서위조죄 고소로 반격해 올 경우 분쟁이 '불법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며 "투명 경영을 강조한 신 회장에게는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롯데의 1인자로 올라선 신 회장에게는 반롯데 정서, 면세점 입찰 등 국내 롯데에 산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분쟁 조기 진압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가면 신 전 부회장의 승리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양쪽 모두에게 큰 피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