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비자금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감찰본부는 김용철 변호사가 제기한 차명계좌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본격적인 계좌추적에 나섰다고 27일 밝혔다. 김수남 특본 차장검사는 "법원에서 김 변호사 등이 공개한 은행 및 증권계좌 4개에 대해 압수영장을 발부받아 오늘부터 계좌추적을 시작하고 있다"며 "우선 고발장에 드러난 계좌를 중심으로 들여다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계좌추적을 통해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사장의 지시를 받은 삼성그룹 임직원들이 우리은행 삼성센터지점과 굿모닝신한증권 도곡동지점 등에서 임원 명의를 도용한 계좌를 개설해 자금을 운용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특히 검찰은 금융감독원 등 유관 기관의 협조를 요청할 방침이어서 삼성그룹의 각종 금융거래에 대해 전방위적인 수사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검찰은 전날 이건희 회장 등 삼성의 핵심 관계자를 포함해 8~9명을 출국금지했다. 또 이번주 중으로 김 변호사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김 차장검사는 "김 변호사를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소환하려 한다"며 "어차피 김 변호사 본인이 (고발 내용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으니 김 변호사의 진술을 들어봐야 수사의 단서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고발인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참여연대의 소속 변호사는 검찰에 자진 출석해 고발인의 의견과 입장을 검찰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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