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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100일 걸리던 해상 풍력발전기 설치, 단 3일로 단축...'세계 최초' 급속 설치 기술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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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기간 축소로 시공비도 30% 절감…㎿당 6억 
해상풍력 일괄설치시스템 'MMB' 개발… 석션버켓 공법 실증 마쳐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풍력발전기 1기를 바다에 세우려면 대략 100일이 걸린다.

 

해수면 위로 드러난 발전기 높이만 100m에 육박하는 대형 구조물이다. 밑으로는 이를 버틸만한 하부 기초 구조물을 해저에 단단히 박아 넣어야 하는데 이 작업에 대부분의 시간이 소요된다.

 

그만큼 공사비용도 많이 들어간다. 또한 공사 과정에서 소음이 발생하는 탓에 어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컸다. 이는 지금까지 국내에 대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가 들어서지 못한 대표적인 이유다.

 

최근 한국전력 전력연구원은 이런 진입장벽을 허물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에 지난 8일 대전에 위치한 전력연구원을 찾아 직접 설명을 들어봤다.

 

전력연구원은 지난 2016년부터 해상풍력 일괄설치시스템(MMB) 개발에 공을 들여왔다. 관련 예산만 340억원에 달한다.

 

이는 해상풍력 발전 단가(LCOE)를 줄이기 위한 신개념 해상 급속 설치 기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시작된 사업이다. 그간 설치비용이 지나치게 과다했고 유럽에서 빌려오는 해상 크레인 수급에도 한계가 있었다.

 

MMB의 핵심은 석션버켓 공법이다. 이는 속이 비어있는 철 파이프(강관)를 해저 면에 거치하고 내외부 수압 차이를 이용해 기초 구조물을 설치하는 기술이다.

 

철 파이프 상단에는 펌프가 달려 있어 내부의 물을 배출하게 되는데 이때 외부 수압으로 누르는 힘이 생기면서 파이프가 땅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주사기 원리와 비슷하다.

 

기존에는 대형 장비를 사용해 해저 지반에 말뚝을 두들겨 넣는 재킷 방식을 활용해왔다. 이 방식은 하부 기초 구조물을 만드는데 최대 90일가량이 필요하지만 석션버켓은 하루 정도면 완성된다.

 

이러면 시공비를 지금보다 30%(㎿당 6억) 이상 아낄 수 있다는 게 전력연구원의 분석이다. 또한 수압 차이만을 이용하기 때문에 무진동·무소음의 친환경 설치 공법이라는 장점도 지닌다.

 

실제로 전북 고창에 위치한 해상풍력 실증단지에는 1기의 발전기가 석션버켓을 활용해 설치되기도 했다.

 

전력연구원은 석션버켓이 달린 하부 기초 구조물 위에 풍력발전기를 설치해 통째로 옮기는 기술도 개발했다. 항구에서 터빈, 블레이드(날개)까지 완성된 발전기를 조립해 그대로 설치 지역에 싣고 가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130억원을 들여 MMB 전용 선박도 만들었다. 기존 해상풍력 발전기 설치 선박이 3000억원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저렴하다. 해당 선박의 무게는 2600t이며 길이와 너비는 각각 72m, 45m이다.

 

전력연구원은 MMB 선박 진수식을 다음 달 1일 경남 고성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유무성 전력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바다에서 해상풍력 터빈을 올리고 블레이드를 설치하는 데 열흘 이상이 걸리지만 MMB 선박을 활용하면 이틀 정도면 마무리 지을 수 있다"며 "석션버켓을 활용한 기초 구조물 설치에 하루가 걸리니 지금까지 100일 걸렸던 공사 기간을 3일로 줄일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MMB를 실제 도입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약한 지반에만 사용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고 안전성도 더 철저한 검증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유 책임연구원은 "제주도는 굴착을 하면 암석이 나오는데 애초에 암석은 지반공학적으로 특수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이를 제외하면 무른 곳부터 단단한 곳까지 남해, 서해, 동해에서 모두 석션버켓 공법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유럽 지역에서도 수심이 깊은 곳에서는 석션버켓을 이용하려는 추세"라며 "이 기술은 다른 풍력발전 분야와 달리 선도국과 우리가 거의 차이가 없다"고 덧붙였다.

 

안전성 문제도 지반이 무른 곳에만 설치될 수 있다는 오해에서 불거진 것이라는 입장이다.

 

유 책임연구원은 "단단한 암석을 활용하는 기존 방식과 비교해 석션버켓의 지면 마찰력은 5~6배가량이 크다"며 "이는 그간 연구 결과를 통해 도출해낸 값으로 완벽하게 신뢰도가 있다"고 언급했다.

 

석션버켓 공법을 활용하면 발전기 해체도 쉽다.

 

유 책임연구원은 "암반에 고정된 기초 구조물은 뽑아내기가 쉽지 않아 절단하는 식으로 해체 작업을 진행한다"며 "석션버켓을 활용하면 뽑아내서 이동 설치도 할 수 있고 관련 실증도 이미 마쳤다"고 전했다.

 

전력연구원은 MMB 이외에도 해상풍력과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왔다.

 

주요 연구 과제는 저풍속 중형 풍력발전 시스템 기술 개발, 풍력발전 상태 감시 진단 시스템 개발, 해상풍력단지 내 복합 양식 사업화 실증 연구 등이다.

 

최근에는 공공 주도 해상풍력단지 발굴과 환경 영향 데이터베이스(DB)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이는 국내 해상 6개 지점에서 부유식 라이다 시스템을 가동해 풍황 자원을 계측하고 이를 활용해 에너지 개발 입지를 가려내는 사업이다. 현재는 해상풍력 단지 평가와 부지 발굴을 위한 기상탑인 '해모수'를 운영 중이다.

 

유 책임연구원은 "해상풍력은 시스템, 단지, 운영, 계통 등 기술 스펙트럼이 넓다"며 "연관 산업 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해상풍력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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