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불륜설과 함께 코로나19 방역 지침 위반으로 비난을 샀던 맷 행콕 영국 보건부 장관이 26일(현지시간) 결국 사임했다. 후임으로는 전 재무장관 사지드 자비드가 지명됐다.
가디언에 따르면 행콕 장관은 이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에게 제출한 사직서에서 "정부는 팬데믹에서 많은 희생을 한 국민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며 "그들을 실망시켰을 때 정직할 필요가 있다"고 사의를 밝혔다.
이에 대해 존슨 총리는 서면 답변을 통해 "당신은 코로나19와의 싸움 뿐만 아니라 이전에 성취했던 것들에 대해 매우 자랑스러워하며 떠나야 한다"고 격려했다.
반면 야당인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행콕 장관은 사임하는 것이 옳다"면서도 "하지만 존슨 총리는 그를 해임했어야 했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행콕 장관은 지난달 6일 보건부 청사 복도에서 최측근 여성 보좌관과 포옹하며 입맞춤을 하는 영상이 지난 24일 보도되면서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불륜설이 불거진 데다 영국의 코로나19 대응을 이끈 장본인으로서 오히려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어기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 영상이 공개된 뒤 제1야당인 노동당은 물론 집권당인 보수당에서도 행콕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여당인 보수당 던컨 베이커 하원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고위 공직자는 적절한 도덕성과 윤리를 갖고 행동해야 한다"며 여당에선 처음으로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행콕 장관은 방역 지침 위반을 인정하면서도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사퇴 압박이 커지면서 끝내 직을 물러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