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국민의힘 최종 후보 선출(11월5일)까지 남은 시간은 단 일주일. 이 가운데 29일 여의도에서는 '홍준표-유승민' 단일화설이 점점 더 확산되는 모양새다. 두 사람의 단일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 건 지난 8일 2차 예비경선(컷오프) 직후부터였다. 이번 주엔 상당히 구체적인 내용의 지라시가 돌며 단일화설이 더욱 확산됐다.
양측 캠프는 단일화 가능성을 강력히 부정했다. 그럼에도 이같은 '카더라'가 힘을 잃지 않는 건 일말의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정계의 추측 때문이다.
◆유승민 지지율 '20%' 찍은 날 나온 지라시…'홍준표가 총리 제안한 듯'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의 강원 지역 합동토론회가 한창이던 지난 27일 오후, 정계에서는 '홍준표, 유승민에게 첫 총리 제안'이라는 제목을 단 지라시가 돌았다.
홍 의원이 유 전 의원에 '공동 정부 구성'을 제안했으며, 조각에서 유승민계 인사를 3분의 1이상 영입하겠다고 약속했다는 것이다. 또 조건으로 홍 의원이 유 전 의원에 11월1일 사퇴 후 자신의 지지선언을 요구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유 전 의원은 즉각 페이스북에 "사실이 아니다"며 "(지라시의) 출처를 반드시 찾아내 엄벌할 것임을 알린다"고 반박했다. 홍 의원 역시 기자들의 질문에 "지라시를 언급하고 가부를 답하는 건 그 자체가 지라시 정치"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유 전 의원의 지지율이 20%를 달성한 날 이같은 지라시가 돈 데에 주목하며 신빙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날 한국갤럽이 실시한 국민의힘 대선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유 전 의원의 지지율은 20.6%로 집계됐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단일화 이야기는 꾸준히 나온 내용이다. 그런데 유 전 의원이 20%대 지지율을 찍은 날 이렇게 구체적인 지라시가 돌았다는 건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스스로(유 전 의원이) 홍 의원에 '지분'을 요구할 수 있는 자격을 갖췄다고 계산했고, 이제 본격적인 단일화 협상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 아니겠나"는 것이다.
◆지라시 유포자, '홍·유 단일화' 원하거나 막고 싶거나
한 차례 지라시가 돈 후 각 캠프에서도 최초 유포자 색출에 나섰다. 정확한 작성자는 파악할 순 없지만 의견은 크게 지라시 작성자가 '단일화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이라는 측과 '단일화를 적극적으로 막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는 측으로 나뉜다.
단일화를 바라는 사람은 다시 '홍준표 측' 혹은 '유승민 측'이라는 의견으로 나뉜다. 유승민 캠프와 홍준표 캠프에서는 서로를 의심하는 분위기다.
홍준표 캠프 측 관계자는 "유 전 의원의 지지율이 안 올라가고, 몇몇 여론조사(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는 원희룡 전 제주지사에도 밀리니 밑에서 불안해 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사실상 유 전 의원 측에서 바라는 시나리오라는 뜻이다.
반면 유승민 캠프 측에서는 "단일화를 원하는 쪽이 직접 말은 못하고 이런 걸 만들어 돌리는 게 아니겠나"며 "(단일화) 논의의 'ㄴ'자도 없었다. 이제 지지율이 올라가는 데 그럴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해석하자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아슬아슬하게 골든크로스를 이뤄낸 홍 의원 측이 확실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유 전 의원과의 단일화를 내심 바라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오히려 두 사람의 단일화를 막고 싶은 측이 이같은 소문을 확대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즉 윤석열 캠프 측에서 이같은 설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캠프의 관계자는 "두 사람이 단일화를 할까봐 무서워 하는 후보가 있다"며 "이런 식으로 여론전을 하면 홍 의원이든 유 전 의원이든 반박하게 되고 결국 단일화와는 점점 더 멀어지게 된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