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학계는 우리의 고대사를 대부분 자국의 역사로 취급하고 있다. 중국은 고조선을 중국 역사의 범주에 포함시키고 단군신화를 고대 동북지구 4대 종족 가운데 하나인 화하-한족계(華夏-漢族系)문화의 영향을 받은 것이며 기자조선, 위만조선은 중국의 지방정권으로 주장하고 있다.
고구려의 건국은 그들의 전설적 인물인 전욱 고양씨(高陽氏)의 후예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고구려는 본래 중국 경내에서 건국했으며 건국 이후 중원왕조와 예속관계를 맺었다고 억지를 펴고 있다.
수·당과 고구려 간의 70년 전쟁도 국제전이 아닌 내전으로 주장하고 있다. 그들은 수·당이 고구려를 정벌함으로써 중국 고유 영토를 회복, 전 중국을 통일하기 위한 것이라든지, 수·당이 고구려에 대해서는 영토의식, 수복의식, 통일의식이 있었던 반면 백제, 신라에 대해서는 종번(宗藩) 관계만 있었다고 파악하기도 한다.
이 같은 고구려사를 왜곡은 그로부터 모든 가지까지 바꿔놓았다.
고구려를 계승한 발해의 경우 그들은 ‘신당서’에 발해 건국세력 다수가 말갈족이었다는 기록돼 있다며 발해라는 국호를 중국에서 받았고 발해 왕은 당에 조공하고 책봉을 받은 중국의 지방정권이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한강이남의 역사만이 한국의 역사라는 터무니 없는 주장까지 일고 있는 상태다.
동북공정보다 더한 하상주 단대공정
중국의 역사왜곡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신화로 기록돼 있는 인물조차 실존인물처럼 뜯어 고치고 있다.
중국신화를 적용 오는 27일 연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는 이유진 씨가 연구한 ‘중국 신화의 역사화 연구’라는 논문에 따르면 ‘하상주 단대공정’을 통해 중국은 전한시대의 역사가인 사마천의 사기(史記) ‘12베후연표’에 기원전 841년으로 돼 있는 하(夏) 왕조의 시작을 2070년으로 확정했다.
하상주 단대공정은 1996년 5월16일 시작 2000년 11월9일 대외적으로 성과를 공개한 국가적인 역사연구 프로젝트로 의고(擬古)시대를 실제 역사화하자는 의도로 시작된 것으로 ‘동북공정’과 함께 중국 역사왜곡의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로 인해 농사를 다스렸다는 신농씨와 천제의 명을 받아 흙을 뿌려 홍수를 다스렸다는 우(禹)의 신화가 조상이 된다. 뿐만 아니라 복희, 여와 등 중국의 사서에 한 글자라도 신화든 지나가는 얘기든 있기만 하면 실존 인물로 인정하려 하는 것이다.
중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중국내 남방민족들의 기원전에 관한 신화인 ‘반고 신화’를 역사적 진실로 만들고 대대적인 선전을 하고 있어 모든 신화가 역사인물로 그들의 교과서에 나올 날이 머지 않았다.
이씨는 “(중국)학자들은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이를 신화속에나 존재하는 반고의 동굴로 간주하며 반고의 천지개벽이 신화가 하는 역사라고 주장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일본의 역사왜곡은 어떻게 되나.
아직까지 일본이 역사를 왜곡한 독도와 정신대에 대한 문제 등도 해결되지 못한 상태다.
일본은 독도가 자국땅이라고 수십 년 째 외치고 있다. 특히,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논할 때 수면위로 떠오르는 문제가 바로 해역의 명칭이 문제다.
그동안 정부는 독도가 한국 땅이니 만 큼 이 지역을 우리의 표기인 ‘동해’로 표기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고,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독도해상이 그렇게 표시됐다.
그러나, 중국이 동북공정을 통한 역사왜곡이 한창일 때 중국과 대만, 필리핀 등 국제 항공사들의 지도에 ‘동해’가 버젓이 ‘일본해’로 표시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일본이 역사를 왜곡함과 동시에 독도에 대한 야심을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다는 증거.
일본의 독도 문제는 단순히 아시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4)에 다케시마(독도의 일본명.竹島)가 표시된 세계지도가 등장했을 정도다.
일본은 올 3월 집권 자민당 보수파 의원들이 ‘다케시마’를 표기한 우표 발행을 추진하고 5월에는 극우단체가 독도 상륙을 시도하는 등 독도 영유권 주장을 계속해서 펴고 있다.
이와 함께 정신대문제와 일본이 백제를 지배했다는 임나본부설, 일 천황의 조상이 누군인가 등 아직도 산적한 문제가 쌓여 있다.
왜곡된 역사교육 막아야
중국과 일본의 역사왜곡을 막기 위해서는 그들의 주장에 대한 적절한 대응과 함께 잘못된 역사가 교육으로 이어지는 것은 막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은 그 효과가 바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잘못된 역사관이 마치 정상적인 것처럼 믿게할 경우 해결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학계는 “일본의 역사왜곡은 한국전 이후로 보이는데 지금에 와서 그들이 철면피 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수십년간 교육을 받아온 것이 원인”이라면서 “중국이 잘못된 역사를 자국 국민들에게 교육을 시킨다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10년 20년 이후에는 일본과 유사한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신종명 기자 skc113@sisa-news.com